[김태훈 목사] 사막은 은혜의 땅 38

by 코리아포스트 posted May 2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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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정말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천사의 말을 따라 산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을까. 

지금까지 쌓아온 재력과 경력, 사회적인 지위, 완전히 정착된 안락한 삶을 포기하고 과연 산 속으로 홀연히 떠날 수 있었을까.

예수님께서는 이런 상황에서 "롯의 처를 생각하라"고 명령하신다.

두 천사의 손에 억지로 이끌려 성 밖으로 나온 롯의 가족은 절대로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천사의 명령을 받고 소알성을 향해 산을 올랐다. 

여호와께서는 소돔과 고모라성에 유황과 불을 비같이 퍼부으셨다. 

생명이 있는 것은 하나도 남김없이 유황불에 타버렸다. 

롯의 아내는 두고 온 소돔성에 대한 미련과 궁금함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천사가 절대로 뒤를 돌아봐서는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했건만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 소돔성을 바라보았고 그 순간 소금기둥으로 변했다.

축복과 재앙은 어찌 보면 종이 한 장 차이와 같다.

롯의 가족은 아브라함의 간구로 인해 소돔성에서 유황불에 의해 멸망하는 것을 면하는 특혜를 부여받았지만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보다가 소금기둥이 되는 운명이 되었다. 

그리고 롯의 두 딸은 아버지 롯과 근친상간의 죄를 범하며 자식을 낳아서 후세에 모압과 암몬 족속의 근간이 되었다. 

모압과 암몬 족속은 그 이후 이스라엘과 대립하고 우상을 숭배하여 버림받은 이방 족속의 대명사처럼 쓰이게 되었다.

피닉스로 이주한 후 하나님께서는 우리 가족에게 넘치는 은혜를 부어주셨다. 

우선 물질적인 부를 넘치게 허락하셨다. 

먹을 것이 없이 근근이 생활하던 사람에게 하나님께서는 도무지 상상도 못했던 부를 허락해주신 것이다. 

한동안 내가 소유하게 된 부를 가지고 그저 평안하게 남은 여생을 살아야겠다는 그런 안락한 생각을 하기도 했다. 

피닉스로 이주해서 영적으로 완전히 침체된 시기를 지나면서 가졌던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하나님께서 왜 나에게 물질을 허락해 주셨는지 그 이유를 확실 하게 깨닫게 됐다. 

물질은 나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해,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쓰여질 때 비로소 물질의 가치가 드러나는 것이다. 

나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교도소 선교의 비전을 위해 물질을 사용하기 원한다. 

재소자들의 가족이 사회로부터 소외되는 일이 없어지고, 재소자들도 출소 후에 가정과 사회로 돌아가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하나님 앞에 기도하면서 더욱 구체적으로 깨닫게 되길 원한다.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보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보여 주신 모든 인자함을 한순간에 잃었다. 

나는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뒤를 돌아보지 않으리라고. 

뒤에 두고 온 쓰레기 같았던 일들, 즉 명예욕, 교단 정치, 세상 향락, 도박과 같 은 일들에 한 치의 미련도 두지 않으리라. 

뒤를 돌아보자 않는 한 주의 인자하심은 영원할 것이다.

피닉스로 이주한 뒤에 하나님께서는 우리 부부 사이를 완전히 회복시켜 주셨다. 

지난 18년은 우리 부부에게 인고의 시간이었다. 

길고 긴 기다림의 시간이었다. 

서로에게 깊은 마음의 상처를 주면서 정죄하던 고난의 시간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마음들이 모두 사라졌다. 

그 어느 때보다 하나님이 허락해주신 내 아내를 사랑하게 되었다. 

마음 가운데 언젠가는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을 온전히 세워주실 것이라는 오기에 가까운 믿음이 있었다. 

드디어 하나님께서는 무려 18년 만에 나의 이런 마음의 기도를 응답해 주셨다. 

부부관계에서는 오래 참고 인내하는 것이 어쩌면 갈등의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날 쉽게 가정을 깨고 있는 믿음의 형제, 자매들에게 기다림의 미학을 전하고 싶다. 

하나님을 믿고 기다릴 때 하나님께서 언젠가는 당신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모 든 것을 회복시켜 주신다는 믿음.

만약 그 믿음만 붙들고 끝까지 기다릴 수 있다면 믿는 자들의 가정이 그렇게 쉽게 갈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도전을 던져주고 싶다.

이제 나는 하나님께서 내게 생명을 허락하신 의미를 찾게 되었다. 

그것은 내 가정이 회복되고 물질적인 복을 받게 된 것과 비교할 수 없는 가장 큰 복이다. 

삶의 의미를 찾게 된 것은 이제 남은 여생을 살 수 있는 동기를 부여받은 셈이다.

눈에 보이는 것들에 음을 빼앗기며 살았던 시간은 지난 시간으로 충분하다. 

앞으로는 눈에 보이지는 않으나 영원한 가치를 따라서 살리라. 

삶은 의미가 있다. 

인생은 가치가 있다. 

오직 하나님의 존재하심을 인정하고 그분의 거룩하신 뜻을 좇아 살려고 다짐할 때 이 모든 의미와 가치가 부여되는 것이다. 

마음 속에 또 다른 갈등과 번민의 순간이 다가올 때 나는 롯의 아내를 기억하리라.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소금덩이로 바꾸는 그런 미련함을 다시는 범하지 않으리라'하고 스스로 다짐해 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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