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내실있는 교회, 성경말씀의 기본 위에서 '생명살림공동체'를 지향하는 피닉스감리교회의 정봉수 목사와 강범석 시무장로를 만났다. 지난 2014년 11월, 정 목사 부임 이후 교회 내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는 그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부임 이후 1년 9개월 정도가 지나셨는데 아리조나에 이젠 적응이 되셨는지요? (웃음)
정봉수 목사: 네, 반갑습니다. 처음엔 사우나 속에 있는 듯한 여름 더위에 '잘 지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이 생각보다 잘 적응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웃음)
한인단체들 주최 여러 행사에서 거의 빠짐 없이 목사님 모습을 뵐 수 있었습니다.
정봉수 목사: 한인행사에는 가급적 동참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아리조나에선 한인사회와 한인교계가 함께 하는 모습이 부족한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교계와 한인사회가 따로 떨어져 존재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조금 더 자주 만나 소통하고 서로 도울 부분이 있으면 협력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한인행사에는 꼭 참석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교회에 출석하시는 원로목사님들도 '그게 맞는 방향이다'라고 말씀해주십니다.
원로목사님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교회에 원로목사님이 세 분이나 출석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정봉수 목사: 네, 맞습니다. 이훈경, 신이삭, 정윤영 원로목사님, 그렇게 세 분이 함께 신앙생활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대형 한인교회를 섬기셨거나 각자 분야에서 큰 역할을 맡아오다 은퇴하신 분들이라 여러 모로 제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혹시 쟁쟁한 원로목사님들 때문에 불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시는 부분은 없으신가요? (웃음)
정봉수 목사: (웃음) 사실을 말씀드리자면, 그런 부분은 없습니다. 제가 원로목사님들과 교인들 양쪽에다 '교회에 다니시는 것이 편안하신지'라고 여쭤봤을 때 모두가 '좋다'고 답해주셨고, 저 역시 원로목사님들의 해박한 지식과 경험, 그리고 그분들이 지니고 계신 은사에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아 교회 내 성도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신앙공동체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최근 성도들이 마음을 하나로 모아 목사님의 차를 새 것으로 바꿔드렸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만.
강범석 장로: 목사님의 이전 차량이 고장이 나는 바람에 차가 필요하기도 했고 이 기회에 새 차로 바꿔드리면 좋겠다 싶어 성도들과 함께 의논한 결과 모두의 찬성으로 밴 차량을 구입하게 됐습니다. 지난달 예배시간에 증정식을 갖고 차 키를 목사님께 전달해 드렸습니다. 아직은 교인 수가 그리 많지 않은 작은 교회이지만 모두가 마음을 하나로 모아 목사님의 전도와 선교에 꼭 필요한 발이 되는 새 차량을 마련해드렸다는 것이 교인들 입장에서는 자랑스럽습니다.
정봉수 목사: 새 차량 구입과 관련해서는 성도 여러분들께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부담이 되는 측면도 없지 않지만 그 속에 담긴 뜻을 제대로 알고 성도분들과 같이 교회공동체를 섬기고 말씀을 전하는데 더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얼마 전에는 그 밴 차량을 타고 원로목사님내외분들을 모시고 시무장로이신 강범석 장로님과 함께 프레스캇을 1박2일로 방문해 앞으로의 목회방향과 예배 및 선교 교육 사회봉사 등 교회전반적인 계획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교우들과 함께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교회의 틀을 튼튼하게 만드시는 과정인데 앞으로의 목회 방향은 어떻게 되십니까?
정봉수 목사: 지금까지는 장년층 성도들이 교회의 중심이 되어왔지만, 앞으론 우리 2세들을 교육하는 일에도 노력을 펼칠 계획입니다. 1년 전부터 계획을 추진해 왔습니다. 현재 미국학교에서 중등교사를 하며 신학대학원에 나가는 선생님이 계시는데 그분을 주축으로 교회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한인사회와의 소통 강화를 통해 서로가 선한 영향을 끼칠 수 있고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관계를 정립해나가는 것에도 지속적으로 노력을 보태나갈 생각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복음을 증거하고 세상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쉼터 같은 교회가 되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성도를 끌기 위해 이런저런 것들을 내놓는 교회가 아닌, 기본이 충실히 쌓여 있고 쉼터가 되어 평안을 느낄 수 있어 성도들이 저절로 모이는 교회가 되길 소망합니다.
성도들이 교회 뒤뜰에 함께 가꾸는 '들꽃 피는 마을'에 조지아주로부터 공수해온 대추나무를 심어서 머지않아 열매를 얻어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하는 정봉수 목사. 싱싱한 채소와 과일나무들로 숲을 이뤄 그 누구든지 방문하면 영적, 육체적으로 쉼을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들꽃 피는 마을'과 더불어 피닉스감리교회의 선한 가지들도 이제 하나 둘씩 뻗어나가 많은 이들의 쉼터가 될 큰 나무로 자라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