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한인이 운영하는 실내 골프 연습장이 올해 4월 밸리 내에서 처음으로 오픈했다. 오픈 이후 입소문이 나면서 한인들은 물론 주류사회 주민들의 발걸음도 크게 늘고 있다는 '언더파 인도어 골프(Under par Indoor Golf)'의 제임스 강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먼저, 강 대표님 이력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20대 시절에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군대를 제대한 후 캐나다로 이민을 왔습니다. 가족들은 제가 군대에 복무하고 있을 때 먼저 이민길에 올라 정착을 했구요. 밴쿠버에 거주하다 미국으로의 이민을 생각하고 캘리포니아로 옮겨와 한동안 살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 골프를 접하고 열심히 치기 시작했죠. 영주권 문제로 다시 캐나다로 돌아가야 했지만 이후에도 일주일에 6일은 골프를 칠만큼 정말 골프에 푹 빠져서 살았습니다. 골프를 좋아하다 보니 주위 분들에게 가르쳐 드릴 일도 많았는데, 그런 과정에서 재미도 있었고 '이런 일을 전문적으로 하면 보람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제가 이민 올 당시만해도 캐나다 한인들 사이에선 골프가 아주 대중적인 스포츠는 아니었습니다. 운동 좋아하시는 분들이 모이면 주로 테니스 이야기를 많이 하곤 했죠. 이후 차츰 골프가 대중화 되면서 골프를 치시는 한인분들도 많이 늘어났고 그 와중에 저는 캐나다 캘거리에서 한인 골프협회 회장직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캐나다는 겨울이 무척 춥고 긴 지역입니다. 따라서 겨울에 야외에서 골프를 치기란 불가능하죠. 그래서 겨울이 되면 '골프 천국'으로 소문난 아리조나를 자주 찾아 골프를 즐겼습니다. 나이가 40대 초반을 넘겨 좀 늦은 감은 있었지만 골프를 체계적으로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갈망이 있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여기 밸리에 위치한 골프학교에 입학해 만학도의 길을 시작했습니다. 아리조나 애비뉴와 워너 길에 있는 '골프 아카데미 아메리카'라는 PGA 골프전문학교에서 16개월 가량의 코스를 이수했습니다. PGA 골프학교에선 티칭, 골프장 매니지먼트, 파이낸싱은 물론 골프 클럽 수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아리조나에서 사업체를 시작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지?
PGA 골프학교 졸업 후 캐나다에서 프로 생활을 한동안 했죠. 그렇지만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캐나다에선 겨울철 6개월은 야외에서 골프를 치기 힘듭니다. 사실 캐나다 캘거리에서 실내골프장을 열까도 고려해봤습니다. 섭씨로 영하 35도나 되는 겨울철 추위에 실내골프장 비즈니스가 좋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였죠. 하지만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1년 내내 계절에 상관 없이 골프를 칠 수 있는 아리조나가 더 매력적인 선택지였습니다. 괜히 아리조나가 '골프 천국'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결정을 하고 3년 전 가족들과 함께 아리조나로 옮겨와 정착하게 됐습니다. 물론 캘거리에선 주위에 아는 분들도 많고 해서 비즈니스를 시작하기가 훨씬 더 수월하고 아리조나는 그 반대니까 우려가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골프에 대한 열정이 있었으니까 크게 걱정하지 않고 이주를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골프 천국'인 아리조나엔 골프장도 많고 실외 골프 연습장도 많습니다. 실내 골프 연습장이 가지는 특별한 장점이 있습니까?
네, 그렇죠. 실외냐 실내냐에 따른 장단점이 있겠지만 이제 막 골프를 시작하시는 분들에겐 특별히 실내 골프 연습장을 추천해 드립니다. 실내 골프장이 시원한 건물 안에서 쾌적하게 연습을 하거나 라운딩을 할 수 있다는 장점만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건 부차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죠. 제가 PGA 골프학교를 다닐 때 강사들이 많이 했던 말이 있습니다. '몽키가 되지 말라'는 것이었죠. 즉, 목적의식 없이 클럽을 냅다 휘두르면서 힘만 빼지 말라는 것입니다. 저도 그랬지만 아마 골프를 시작하는 많은 분들이 이런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연습을 하기 위해 실외 골프 연습장에 가서 공 100개를 바구니에 가득 담아 옵니다. 하지만 30분이면 금방 그 공이 없어지죠. 물론 공을 치면서 슬라이스나 훅이 나면 조금씩 자세도 바꿔 보실겁니다. 그립도 고쳐보구요. 전형적인 '나홀로 레슨'의 예 입니다. 문제는 그런 식의 연습은 안 좋은 스윙 습관을 몸에 베게 해 이후 고치기 힘들다는 겁니다. 자기 스스로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걸 혼자서 바꿔나간다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반면 실내 골프 연습장에선 여러 잇점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스윙 자세, 클럽 임팩트 포지션, 클럽 앵글 등이 비디오로 촬영돼 바로바로 나오기 때문에 공이 왜 오른쪽 혹은 왼쪽으로 가는 지, 공이 왜 제대로 맞지 않는 지 등에 대한 여러 가지 요인들을 훨씬 쉽고 분석적으로 파악이 가능합니다. 실내에서 연습해 스윙을 잘 만든 뒤 나가서 치시면 바깥 환경에 조금만 적응하는 과정을 거치면 쉽게 골프에 입문이 가능하시죠. 저희 '언더파 인도어 골프'에서는 멤버십을 구입하실 경우 안에서 가르쳐 드리고 원하시는 분에 한 해 필드에 나가서 지도도 해드립니다.
'언더파 인도어 골프' 이외에도 밸리 내엔 이런 실내 골프 연습장이 서너 군데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T나 N 등으로 시작하는 실내 골프 연습장이 있습니다만 엄밀히 말하면 골프 연습장이라기 보다는 실내 골프 오락장 같은 개념입니다. 친구나 가족들끼리 가서 밥도 먹고 술도 마시면서 골프를 치는 오락성이 강한 그런 장소들이죠. 골프 장비 판매점에도 저희와 비슷한 장치를 갖추고 있는 곳이 있지만 그런 곳에선 체계적인 골프 지도를 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어떤 운동도 마찬가지지만 골프 역시 잘 쳐야 재미가 있습니다. 저희는 고객들의 골프 실력을 향상시키는데 그 주안점을 두고 아카데미 개념으로 시작한 비즈니스이므로 먹고 마시고 즐기는 그런 곳들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그렇다고 아주 오락적 요소가 배제된 것은 아닙니다. 골프 연습 이외에도 스크린 골프를 통해 페블비치, 오거스타 등 세계 각국 50여개의 유명 골프장을 스크린을 통해 돌아보는 것도 가능하고 스크린 골프로 친구 혹은 동료 간에 게임을 해볼 수도 있죠. 저희가 3개월 가량의 시범기간을 거쳐 지난 7월 28일 로컬 골퍼들에게 대대적으로 비즈니스를 알리는 그랜드 오프닝 행사를 가졌습니다. 당시 채널 3 TV 방송국에서 찾아와 취재를 하기도 했습니다. 아마 저희가 기존의 오락성 골프 연습장과 비슷한 개념의 사업체였다면 TV 방송국에서 이렇게 찾아와 특별히 취재를 할 이유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만간 또다른 방송국에서도 취재가 있을 예정입니다. 술 먹고 밥 먹고 파티하는 그런 장소가 아닌 실질적인 골프 실력 향상을 목표로 두고 운영되는 이미지에 대한 주류사회 반응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어떤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습니까?
저희 '언더파 인도어 골프'는 아주 나이 어린 아이들부터 비기너, 시니어 그리고 투어를 도는 프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들이 찾는 곳입니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공의 갯수에 제한 없이 20달러를 내시면 1시간 동안 마음껏 연습하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저희가 제공하는 가격은 다른 곳 절반 정도 수준 밖에 안 됩니다. 또한 멤버로 가입하시는 분들께는 무료 레슨을 제공해드립니다. 한 번도 골프를 쳐본 적이 없다는 분들의 문의가 많아서 한동안은 멤버에 한해서 계속해 무료 레슨을 해드릴 생각입니다. 그리고 17세 이하까지 주니어들에게도 골프 꿈나무 육성이라는 차원에서 디스카운트된 멤버십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주니어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드리는 말씀이지만 올해 연말 즈음 한국과 연계해 한국의 청소년들을 초청해 이곳에서 훈련을 받고 시합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생각입니다. 또한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 뒤엔 '언더파 인도어 골프배' 토너먼트 시합을 저희 회원 위주로 열어 멤버들이 자신이 갈고 닦은 실력을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의 장도 마련할 계획이구요. 골프 연습 이외에도 몸에 맞는 클럽 추천이나 리페어 서비스도 있으니 필요하신 분들을 활용하시면 되겠습니다. 이전에야 '클럽에 내 몸을 맞추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요즘은 '내 몸에 맞는 클럽을 고르자'라는 생각이 보편화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마련된 한인들이 선호하시는 클럽을 시타 해보실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으신 말씀은?
저희가 오전 9시부터 밤 12시까지 오픈을 합니다. 당초엔 오후 9시까지만 문을 열려고 했지만 비즈니스나 일의 특성상 늦게 끝나시는 분들도 찾으실 수 있도록 조금 힘들더라도 현재의 오픈시간을 유지할 계획입니다. 하루의 피곤을 날려버리고 싶으신 분들은 늦은 시간에도 찾아오셔서 스트레스를 푸시길 바랍니다. 아마 상당수 분들이 골프는 바깥에서 치는 게 더 좋지 않느냐고 생각하실 겁니다. 그렇지만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고쳐야 할 부분이 많은 아마추어 분들은 실내에서 체계적으로 스윙을 만든 뒤 필드로 나가시면 분명히 골프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가족과 친구, 동료들이 같이 즐겁게 찾고 골프 실력도 쑥쑥 올리실 수 있도록 '언더파 인도어 골프' 전 직원들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