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민주 대선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아리조나의 불법이민 문제

by admin posted Mar 3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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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구도로 확정되면서 이른바 경합주(swing stat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아리조나를 포함한 경합주들은 핵심 이슈에 대한 공감도를 측정하는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까지 하고 있다. 경합주에 따라 각각 불법이민, 낙태, 물가, 이스라엘 등 쟁점에 대한 표심 변화가 개별적으로 확인되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때는 대표적인 경합주로 꼽히는 5개 주에서 바이든이 모두에서 승리해 당선됐다. 최근 여론조사들을 종합하면 이들 5개주 모두 트럼프가 오차범위 안팎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각 주가 가진 핵심 쟁점에 따라 여론이 움직이고 있어, 후보들은 경합주의 민심을 반영한 맞춤형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중에서 멕시코와 380마일이 넘는 국경을 맞댄 아리조나는 불법 이민과 관련된 전국 여론을 직접적으로 반영한다. 

아리조나의 민심은 현재까지 국경 문제가 트럼프에게 유리한 이슈임을 나타내고 있다.

정치분석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링’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으로 아리조나 여론은 47.8% 대 42.6%로 트럼프가 앞선다. 격차 5.2%포인트는 2016년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을 이긴 3.5%포인트 차이를 넘어선다. 바이든은 2020년 아리조나에서 트럼프에게 0.3%포인트 이겼다. 1996년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가 아리조나에서 거둔 승리였다. 기류는 코로나 봉쇄 막바지였던 2022년 중간 선거까지 이어져 민주당 소속 아리조나 주지사까지 탄생했다. 이후 바이든 정부는 국경 장벽 일부를 철거했다. 그러자 아리조나는 불법 이민의 주요 통로가 되면서 여론이 빠르게 악화됐고, 민주당은 최근 강경 이민 정책으로의 선회를 시사하며 국경 강화법안을 냈다. 

그러나 트럼프와 공화당은 법안처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아리조나에서 확인된 유리한 이슈를 선거까지 끌고가겠다는 의도다.

민주, 공화 양당의 팽팽한 기싸움에 이민 관련 예산처리가 지연되면서 아리조나의 여러 이주민 보호소들이 기금 부족으로 문을 닫을 처지에 놓이게 됐다.

아리조나주의 카사 알리타스 보호소 부국장인 수잔 셀리그는 국장은 “3월 31일 이후면 자금이 거의 고갈될 것이다. 더 이상 투산에 도착하는 망명 신청자들에게 피난처나 다른 서비스를 제공할 능력이 없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아리조나주 피마 카운티 당국 역시 연간 4800만 달러가 드는 이민자 보호소 운영을 종료하고 이들을 미 북부로 이동시키는 운송 버스도 중단할 것이라 밝혔다.

추가적인 자금 지원이 없다면 오는 3월 31일 이후에는 아리조나주에 위치한 5개의 이민자 보호소 중 단 한 곳만 남게 된다.

케이티 홉스 아리조나 주지사는 23일 연방의회 지도자들에게 서류 미비 이민자를 돕는 프로그램을 유지하기 위해 7억 5200만 달러 이상의 긴급 국경 보안 자금 승인을 촉구했다.

홉스 주지사는 연방상원 및 하원 세출위원회의 주요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추가 지원이 없으면 중요한 서비스가 손상되어 서류 미비 이민자들과 지역 주민 모두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이제는 정치적 이해득실보다 미국을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우선시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홉스 주지사가 의회에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해 달라고 요청한 프로그램은 미국 관세국경보호청의 쉼터 및 서비스 프로그램(SSP)이다. 

이 프로그램은 서류 미비 이민자가 국토안보부 구금에서 풀려난 후 보호소와 같은 비연방 기관이 이들을 지원하는 데 도움을 준다.

홉스 주지사는 7억 5200만 달러의 긴급 자금 요청에 대해 “이 자금은 반드시 필요하며 국경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홉스 주지사는 이어 “아리조나주는 지역사회에 안전과 보안을 제공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했다”고 말하며 “이제는 연방의회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홉스 주지사는 또한 1500명의 국경수비대 직원이 추가되면 몰려드는 서류 미비 이민자들을 좀 더 잘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미국-멕시코 국경을 이용해 유입되는 펜타닐의 양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홉스 주지사는 피마 카운티가 더 이상 아리조나 남부에서 서류 미비 이민자를 픽업해 보호소로 이송할 수 없는 경우 매일 300~400명의 망명 신청자들이 노갈레스 거리로 풀려나고, 매일 100~150명의 망명 신청자가 더글라스 거리로 풀려나게 되며, 매일 500명의 망명 신청자가 투산 거리에 풀리게 될 것이라 예상된다고 말하고 결국, 매일 200~300명 망명 신청자이 피닉스 거리도 배회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는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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