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적 '스포츠 베팅' 부작용 터져 나오는 미국 프로스포츠계, 아리조나 마무리 투수는 가족 살해 협박받아

by admin posted Jun 1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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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메이저리그가 스포츠 도박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30·LA다저스)의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스포츠 도박 빚을 값기 위해 오타니로부터 수백억원의 돈을 빼돌린 충격적인 사실로 시즌을 시작한 뒤, 일부 선수들의 도박 연루설에 이어 이번엔 선수가 스포츠 베팅한 사람으로부터 살해 위협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리조나의 마무리 투수 폴 시월드(34)가 스포츠 도박으로 돈을 잃은 사람으로부터 가족 살해 협박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USA투데이는 10일 “분노한 도박꾼들로부터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살해 위협을 받고, 안전을 두려워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스포츠 베팅 허용 이후 협박에 시달리고 있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실태를 전했다. 

미국은 2018년 연방 대법원이 네바다주 이외 지역에서 스포츠 베팅을 허용한 이후 아리조나를 포함한 39개 주와 워싱턴DC에서 스포츠 베팅이 합법화됐다.

경기 결과뿐만 아니라 선수 개인의 경기 내용에 베팅하는 등 다양한 스포츠 베팅이 이뤄지면서 이로 인해 선수 개개인이 베팅한 사람들로부터 협박받는 일이 잦아졌다.

아리조나의 시월드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당신이 세이브를 날리면서 내 모든 돈을 앗아갔다. 당신과 당신의 가족을 죽이겠다’는 협박 메시지를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시월드는 “무섭고 슬프다. 이런 사람들은 아리조나 팀에는 관심이 없다. 그들은 단지 베팅과 돈만 이야기한다. 그것은 매우 무서운 지점”이라고 말했다.

2017년 뉴욕 메츠에서 불펜 투수로 빅리그에 입성한 시월드는 2021년 시애틀로 이적하면서 마무리 투수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2023년에 시애틀과 아리조나에서 커리어 최다 34세이브를 기록한 시월드는 올해도 7차례 세이브 기회를 모두 막아내며 7세이브 평균자책점 0.87을 기록 중이다.

아리조나 불펜 투수 로건 알렌도 “클리블랜드 시절, 한 사람이 집앞까지 따라와 나 때문에 돈을 날렸다며 욕을 했다”고 말했다. 

스포츠 베팅은 미국 프로스포츠 현장에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구단들이 베팅 업체와 후원 협약을 맺으면서 경기장 현장과 방송 중계에서 베팅 업체의 광고를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단순히 경기 결과뿐만 아니라 선수 개인의 경기 내용에 베팅하는 프로포지션 베팅도 성행하고 있다.

선수들의 퍼포먼스 하나하나에 거액의 돈이 오가고 있는 것. 

누군가는 돈을 잃게 돼있고 이에 대한 분노는 고스란히 선수들을 향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메이저리그 선수노조도 사무국과 단체 공동 교섭 과정에서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항을 포함시켰다.

이에 따르면, 구단들은 팬들이 선수나 그의 가족, 구단 관계자나 심판에게 베팅과 관련해 공격적인 언행을 금지하는 걸 팬 행동 규칙에 포함시키고, 위협을 받을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핫라인을 개설하며 경기장 내 전광판에 특정 선수의 베팅과 관련된 정보를 게시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이같은 조항만으로는 선수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다. 

지난 2019년 메이저리그 선수들에게 끔찍한 협박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구속된 벤자민 터커 패츠라는 이름의 24세 남성에게 내려진 형량은 집행유예 3년에 가택 연금 6개월이 전부였다.

메이저리그를 비롯한 미국 프로스포츠계에선 이미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고 있다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 

베팅 업체와 스폰서십에서 나오는 수익은 이미 거부할 수 없는 수준이 됐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베팅과 관련된 문제들도 끊이지 않고 등장할 것이다.

USA투데이는 “(베팅 업체에 대한) 프로모션과 광고가 줄어들거나 팬들의 괴롭힘과 위협이 멈추지 않는 이상, 메이저리그에서 도박과 관련된 스캔들이 파인 타르처럼 중요한 소재가 되더라도 놀라면 안 된다”며 앞으로 더 큰 문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2023년 아리조나주의 스포츠 베팅 산업의 총 베팅 금액은 약 60억 달러로, 2022년보다 15.1% 증가했다.

또한 총 수익은 5억4660만 달러로, 2022년에 비해 32.1% 상승했다.

이처럼 아리조나주의 스포츠 베팅 산업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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