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주 보건 당국이 피닉스 지역의 한 낙농 시설에서 조류 인플루엔자(조류 독감, H5N1) 바이러스가 검출된 우유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리조나주 농무부(AZDA)와 연방 농무부(USDA)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주내 낙농 시설에서 처음으로 H5N1 조류 인플루엔자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해당 사례는 지난 1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국은 구체적인 시설명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감염이 확인된 낙농장은 마리코파 카운티에 위치해 있으며 현재 예방적 차원에서 격리 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당국에 따르면, 감염이 확인된 소들은 현재까지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만약 이상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격리 조치될 예정이다.
이번 사례는 AZDA가 올해 1월부터 시행한 ‘전국 우유 검사 전략(National Milk Testing Strategy)’을 통해 발견됐다.
이 검사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후 아리조나 내 모든 낙농 시설은 최소 한 차례 이상 검사를 받았다.
보건 당국은 “현재 검출된 바이러스 유전자형은 인간에게 감염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일반 대중에 전염 위험은 낮다”고 설명했다.
또한 “살균처리(pasteurization)된 우유와 기타 유제품은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ZDA는 아리조나주 보건국(ADHS), 마리코파 카운티 공중보건국과 협력해 낙농장 직원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안전 지침을 제공하는 한편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아리조나 낙농장에서 조류 독감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같은 날 마크 켈리 연방 상원의원이 템피 지역의 한 낙농장을 방문해 시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켈리 의원은 “모든 유제품은 살균처리 과정을 거치므로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문제는 감염된 소에 국한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으로 계란 가격이 상승하고 공급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우유 공급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켈리 의원은 “과거 캘리포니아에서도 낙농 소들이 독감에 걸려 우유 생산량이 줄어든 사례가 있었다”면서 “우유 생산량이 감소하면 공급이 줄어들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며 “백악관이 이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비용 절감을 공약으로 내걸었을 뿐 주민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조류 독감 확산 방지에 대한 명확한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몇 달간 아리조나에서는 수십 마리의 조류에서 조류 인플루엔자가 확인됐으며, 피닉스 지역의 한 동물원에서도 5마리의 동물이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피날 카운티의 한 가금류 가공시설에서 근무한 직원 2명이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사례도 보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