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를 가다 (1) 상 파울의 한국 타운 -이영범 박사

by 코리아포스트 posted Sep 1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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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파울(Sao Paulo)

LA 공항에서 상 파울을 향한 브라질행 KAL기에 몸을 실었다. 13시간 긴 비행이다. 

처음 가는 곳이라 흥분을 감추기가 힘들었다. 비행기 안은 썰렁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중동나라의 비행회사들이 덤핑을 하면서 손님들이 줄었다는 것이다. 

다음날 해가 뜰 무렵 비행기는 상 파울에 착륙하였으며 동행자의 친척분들이 반갑게 마중을 나와 주었다. 

미국은 여름이 시작되지만 여기는 가을이 끝나는 계절이라 날씨가 너무 좋았다. 

600년의 역사를 가진 상 파울은 인구 1200만 명의 대도시로 브라질의 산업과 상업 재정의 중심지이다. 세계의 3대 미항으로 알려진 리오는 여기서 차로 5시간 거리다. 

올림픽 축구경기 때는 상 파울 한인 교포가 대형버스로 만 명이나 동원되어 응원의 열기를 올리기도 하였다.

여기는 교포가 가장 많이 사는 도시로 약 4만 명 가량 된다고 한다. 이탈리아 후손들이 외국인으로 제일 많이 살고 다음으로 포르트기 사람들이 많이 산다. 1908년 이민을 시작한 일본인들은 150만 명의 인구를 가지고 단단한 터를 닦고 산다. 

1964년에 이곳에 한국 1호 베이비가 태어났으니 50여 년의 짧은 이민의 역사를 가지고 한국인의 2세, 3세의 뿌리가 내려지고 있다. 

한인들의 대부분은 자영업을 하는데 지금도 잘 살고 있고 아니면 한때 경기가 좋을 때 여기서 넉넉하게 살아봤다는 교포들이 많았다. 

대부분의 한인 교포들은 130개국의 다민족이 모여 사는 이 나라에는 인종 차별을 모른다고 한다. 외국인에 너그럽고 보건과 보험제도가 좋으나 치안에 어려움이 있고 정치인들의 부패가 문제라고 한다. 

대부분 교포들은 브라질 나라 속에 한인 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열심히 산다. 개중에는 미국 이민을 꿈꾸며 동경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인들이 가장 밀집해서 살고 있는 동네는 본 해치로라고 한다. 평화로운 곳이라는 뜻이다. 미국 LA로 말한다면 올림픽가와 같은 곳이다. 

여기는 개인주택이라는 것은 없고 거주 양식이 아파트 생활이다. 

한인이 경영하는 업소가 많이 집중되어 있어 생활하기가 편하다. 식료품상, 정육점, 음식점, 미장원, 여행사, 안경점, 빵집, 카페, 노래방, 약국, 한약방, 교회, 건강식품점, 치과, 변호사, 일상 잡화상 등 모든 업소들이 코 앞에 있다. 

먼 곳에 있는 교회에서는 교인을 위한 버스 서비스가 있으며 많은 교회들이 한인 타운 가까이 이주하기를 원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에는 야채, 과일, 생선과 고기들을 파는 장마당이 선다. 

전철 정거장이 5분 거리에 있고 그 옆에는 Park of Loz라고 하는 아름다운 시립공원이다. 500년이 넘는 이름 모를 열대의 고목과 열 사람이 둘러서야 되는 큰 기둥을 가진, 하와이에서나 볼 수 있는 번연나무, 70 내지 90피트는 쉽게 되는 큰 나무들이 깊은 숲을 이루고 있다. 분수가 있고 물고기가 우아하게 움직이는 연못도 있다. 외국인 예술가의 조각과 자국민의 예술품들이 공원의 품격을 높여준다. 운동 시설도 있고. 새벽에 나오면 방송으로 또는 TV 모니터로 30분 아침운동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 한다. 한국말과 일본말로 시민들을 위해 무료로 제공한다. 아침에 오면 배드민턴을  열심히 하는 한인여성 그룹도 만나게 된다. 

이 마을에 한인의 큰 자랑거리는 즐비하게 늘어선 한국인들이 경영하는 옷 가게들 이다. 소매상과 도매상이 있으며 아예 옷을 디자인부터 제조 그리고 판매까지 전체를 일관하는 한인업소도 여럿 있다. 

옷 사업은 한인사업가의 80%가 종사하는 업종으로 한인타운의 젓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주업종이다. 한 때는 옷과 연관되는 한인업소가 4000개라고 하였다. 성업을 이루어 돈을 많이 번 한국인들이 있었으나 지금 이 사업이 점점 힘들어 가고 있다고 한다. 5~6 년 전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중국상인이 침투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최근에는 불경기와 겹쳐져서 사업이 많이 침체되었다고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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