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집 펴낸 아이린 우 작가 "시는 내게 마치 형제나 자매 같죠"

by 코리아포스트 posted Apr 1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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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1월, 아리조나에서도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문인협회'가 출범했다. 이후 '아리조나 문학'을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매년 작품낭송회를 여는 한편 한인 언론사 웹사이트와 신문지상을  통해 작품을 발표하면서 협회는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문인협회 회원 가운데 특히 아이린 우 씨는 담담하고 따스한 눈길로 바라본 우리 생활 주위의 일들을 진솔하게 시로 풀어내 독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한식당 '반찬'의 대표이기도 한 아이린 우 씨가 최근 생애 첫 시집을 내놨다.

시집에는 직접 그린 삽화와 더불어 시 100여편 이상이 수록되어 있고 시집 말미에는 '시가 있는 식탁'이란 특별한 섹션을 마련해 지난 40년 간 식당을 운영해오면서 터득한 음식맛 내기 노하우도 부록처럼 담아냈다.

아이린 우 작가를 만나 시집 발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첫 시집 발간을 축하드립니다. 상당히 많은 분량의 시가 실려 있습니다.

30~40년 전부터 최근까지 써온 시를 엮어낸 것이라서 양이 적지는 않습니다. 실제론 더 많은 시를 썼지만 이사를 하면서 분실하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없어져 남아있는 것들만 편집을 해서 시집을 내놓게 됐습니다.


시를 쓰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학자이셨던 저희 아버님은 제가 어릴 때부터 하늘천따지부터 시작해 많은 시문을 읽도록 시키셨습니다. 시문들을 따라 외우다 아마 저도 모르는 사이 시를 좋아하게 된 것 같습니다.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학교에서 열린 백일장에서 장원을 하면서 선생님과 주위 사람들이 칭찬을 해주시니 더더욱 시를 쓰는 것에 관심이 생겼죠. 고등학교 때도 시화전을 열기도 했었구요. 그래서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쟤는 시 쓰는 얘'라고 모두들 인정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제 고향이 충청도인데 고교 시절 선생님이 어느날 저한테 단양팔경을 둘러보고 시를 써보라고 하셨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영화관에서 대한뉴스 상영후 영상과 함께 제가 쓴 단양팔경 관련 시가 소개됐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저 스스로가 어릴 때부터 지니게 된 관심과 함께 선생님 등 주위에서의 칭찬, 요구 등이 합쳐져 자연스럽게 시를 습작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을 학창시절 쌓은 셈이죠.


시를 오래 써오셨는데 시집 발간은 늦으신 편입니다.

그동안 시집을 내주신다는 분도 계셨지만 평생 식당을 하다보니 적당한 때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아리조나 문인협회에서 발간한 작품집을 보고 '아, 저렇게 간단히 시집을 낼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고 때마침 저희 남편 역시 '글쓰는데 재주가 있는 사람인데 식당일만 시켜서 미안하다'며 더 미루지 말고 시집을 내자고 권유해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크게 생각이 없었지만 후에 곰곰히 고민을 해보니 평생 작업을 하나로 엮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작년 10월부터 준비에 들어가 12월 마무리를 하고 올해 드디어 첫 시집을 내놓게 됐습니다. 


첫 시집을 손에 받아든 느낌이 어떠셨습니까?

흔하디 흔한 게 시집이겠지만 내가 쓴 글을 모아 만든 시집이니 아무래도 제게는 특별한 시집이겠죠. 감회가 남다릅니다. 첫 시집을 내고 보니 흩어져 있는 시들을 모으면 2권, 3권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웃음)


몇 권 정도 인쇄를 하셨는지요?

초판은 100권을 인쇄했고 다량 구매하신 분도 계시고 주위에 아시는 분들께도 나눠드리다 보니 곧 재판인쇄에 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5월 중으로 계획된 문인협회 시 낭송회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며 그 수익금은 협회에 기부할 생각입니다. 개별적으로 구매를 원하시는 분들은 반찬 한식당으로 연락주시면 되겠습니다.


작가님에게 시란 어떤 의미입니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오빠 둘 아래에 저는 외동딸이었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글을 쓰면서 논 제게 시는 형제나 자매와 같은 느낌입니다. 어릴 땐 근사하고 멋진 문구로 글을 썼지만 세월이 가고 나이를 먹으면서 '시란 그 누구라도 쉽게 읽고 공감되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시를 적은 뒤 가급적 어려운 말은 쉬운 말로 걸러내는 작업을 합니다. 그리고 제가 적고자 하는 시는 생활 속에서 잔잔한 일상을 나누며 서로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글입니다. 그래서 약간 다른 시선으로 보긴 하지만 주로 제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소재로 다룹니다. 또한 시집 표제로 삼은 '가수 할아버지' 시와 삽화는 제 남편이 저희 큰아들을 안고 했던 노래를 손주를 안고 똑같이 부르는 걸 보고 적었던 시입니다. 제 시는 소소한 일상뿐만 아니라 이처럼 가족애도 담아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집을 내시면서 도와주신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네, 그렇죠. 우선 용기를 주고 격려해준 저희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시집 발간을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 편집을 도와주신 윤종범 문인협회 회장님과 그 따님께 특별히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응원해주신 문인협회 회원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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