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각] 2019년 대미를 웃음으로 장식한 것 -이인선

by admin posted Jan 0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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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은 이제 일주일도 안 남았다. 참 열심히 살았던 한 해, 그만큼 보람도 있었다고 할까.

그 중 대미를 장식한 것은 엊그제 크리스마스 축하순서에서 "삭개오야 내려오라"는 단막극을 평균 연령 70세 가까운 우리 소망학교 식구들이 함께 했던 것. 내가 쓴 각본에 따라 열심히 연습하고 분장하고 어린아이들처럼 신나게 무대를 종횡했던 것이다. 

이 무대로 말할 것 같으면 세상 어디 내놔도 꿀리지 않는 넓고 영광된 새생명 교회의 새 무대가 아닌가! 작년에는 '돈으로는 못가요..'라는 단막극을 했었는데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올해도 '또 하자' 하기는 했지만 처음에는 나도 안한다 너도 안한다..다섯 사람 구하기도 어려웠다. 애걸하느니 그만둘까 하는 마음이 솟구쳤었지만 마지막 한주일이 남았을 때 그래도 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 낫지... 하는 마음으로 서둘러 억지로 설득을 하고 졸라서 드디어 첫 대본 연습을 꼭 일주일 전에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시작하면서 모두가 열이 붙어서 잠깐 일주일 사이에  너댓번이나 만나서 열심히 대본 연습을 하였다. 연습을 하면서 하도 우스워서 킥킥대며 서로 격려하며 신나하면서 십분 미만짜리 촌극을 준비했는데 여든 살이 넘으신 김 권사님은 토요일 아침식사도 준비해 오실 정도로 열과 성의를 다하셨다. 준비한 터번과 의상으로 순식간에 국적 불명의 중동사람이 되셨는데 체구도 당당한 분이 얼마나 그럴듯하시던지! 우리의 삭개오는 연극배우 되다가 만 박 권사님! 부자청년 노릇을 얼마나 잘하는지, 은사를 발휘할 기회가 더 있었으면..하고 모두가 아쉬워 할만큼 뛰어나신다. "순진한 새침씨가 뭘 몰라 그렇지, 돈이 얼마나 좋은 건데...." 하면서 꼬드길 때 내던  음성은 그렇게 능구렁이 같은 재미있는 목소리가 아닐 수가 없어서 얼마나 폭소를 자아 냈는지... 대화 하나하나 적절한 표정과 표현으로 역대이래 최고의 연기자 상 감이다. 삭개오의 애인 새침이로 나온 사람은 우리 고모. 무 스타일 고모를 예쁜이로 탈바꿈하는 역사적 사명을 띤 분장! 그를 위해 장신구와 옷 등을 몇 꾸레미나 집에서 가져오신 유 권사님과 김 권사님의 열성이란! 그중에서  빨간 드레스를 억지로 입히시길래 나는 속으로 "그게 들어갈 일이 절대로 없을껄..?" 하고 고개를 돌려 못본척 했더니만 아, 그 몸매에 그 날씬한 드레스가 들어가 준게 기적같은 일이 아닌가! ㅎㅎㅎ 게다가 흰 볼레로까지 갗추어 입히고 예쁜 티아라(관)까지 머리에 씌워주니 짜잔! 믿을수 없는 광경이 눈앞에... 정말로 이쁜 아가씨가 탄생하는 것이 아닌가! ㅎㅎㅎ배역과 똑맞는 아가씨 차림이었다. 연극 도중 S 라인 몸매를 자랑한다고 겉옷을 벗으며 한바퀴를 천천히 도니 웃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동네사람으로 활약하신 박 권사님은 얼굴 분장까지 수염도 기르고 진짜 연극배우처럼 꾸며 놓으니 남자인지 여자인지 몰라 보겠었다. ㅎㅎㅎ 머리까지도 수건으로 동여 매놓으니 잘 어울리는 분장만큼 최선을 다해서 연기를 하심으로 뜨거운 박수를 받으셨다. 딱 두마디 맡은 김 사모님은 또 은근히 여유만만하게 소화를 해내셔서 한몫하시고 마지막 순간 마지 못하여 베드로 역을 맡으신 장로님과 예수님 역을 맡으신 우리 목사님은 시작하시더니 성의를 다하여 늠름하게 잘 해내셨다.ㅎㅎ 두 분 덕분에 연극의 격이 올라갔다.  모두가 얼마나 그럴듯하게 잘 하셨는지. 가끔씩 자유자재로 각본에 없는 대화도 넣으시는 센스들로 더 웃겼다. 새침이를 해야 제격인 유권사님은 기억력이 문제라서 사양하셨다. 그리고는 동네사람 역을 맡으셨는데 연습 때는 그렇게나 잘하시더니 무대에서는 예의 기억력 공포증이 조금 살아나서 처음에는 갑자기 얼어서 더듬대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소화를 잘 하셨다. 열과 성을 다해서 겸손히 함께 하여 주시니 감사했다. 다만 내가 해설을 하는데 처음부터 말이 잘못 나와서 속상했고 공연 내내 '아이구, 연습 때 보다 잘 안되네..'하면서 걱정을 했었다. 그런데 나중에 영상을 보니 그만하면 참으로 잘 한 것 같다. 더 잘하면야 더 좋겠지만 일주일 연습해서 그 정도 했으면 되었지 더 바랄 것 없도다...가 결론. 

연극이 끝났어도 영상으로 다시 들여다보며 얼마나 많이 웃고 또 웃는지.. 생각만 해도 즐거워 내 입주위에는 웃음이 며칠째 가득. 교우들도 며칠이 지나도록 재미있게 보았다며 한마디씩 해주니 모두가 행복해지는 성탄절 단막극의 소임을 다했던 '삭개오야 내려와라'는 일단 성공!

그날 어린아이들 순서와 학생들, 젊은이 순서들도 각자 영상을 백분 활용한 것이 참 좋았다. 내년에는 우리도 배워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의 사랑스런 모습은 항상 성탄축하 순서에 최고로 좋다. 하지만 우리 어른들이 나가서 실수 연발 웃기는 프로그램이 없었으면 무어 웃을 일이 있었으랴?

25일 크리스마스 10시 예배까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 나와 예배 드린 것은 이 즐거운 마음들이 모여서 된 것 같다고, 혼자 착각은 맘대로 자유다.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성탄 축하의 날들, 행복한 나날, 좋은 일년의 마무리다. 언제 올지 모르는 내 인생의 마감도 이렇게 최선을 다하면서 하루하루 살아 가노라면 선한 열매를 맺으리라. 아직도 오고 있는 내 인생의 최고의 날들은 이렇게 웃음으로 채워지리라. 할렐루야!(2019년 12월)

(사진들은 아리조나 새생명교회 사진 게시판에서 모셔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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