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미국 내에서 가장 강경한 반이민정책을 폈던 아리조나에서 불법이민자 감소에 따른 경제적 득실 논란이 뜨겁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아리조나주는 1990~2005년 불법이민자 수가 45만명으로 다섯 배가량 늘었다가 2007~2012년에는 40%(약 20만명) 감소했다. 주정부가 2004년부터 여러 종류의 반이민 법안을 잇따라 도입한 결과다.
위의 기간 동안 불법이민자 수가 감소한 폭은 아리조나가 미 전국에서 가장 컸고 그 뒤를 이어 뉴욕 25%, 일리노이 13.6%, 캘리포니아 12.5%, 플로리다 11.9% 순이었다.
2010년 아리조나 주의회를 통과한 'SB1070' 법안은 미국 역사상 가장 악명높은 이민단속법으로 손꼽히기도 했다. 'SB1070' 법안은 경찰이 언제든 불법이민자를 검문할 수 있고, 신분증을 제출하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체포하는 권한을 부여했으며 또한 불법이민자를 고용하거나 거주지·교통수단을 제공하는 것도 범죄로 규정했다.
'SB1070' 법안이 통과된 뒤 캘리포니아 등 미국 여러 주들은 아리조나 주의회 결정에 반대하는 의미로 교역 중단 및 관광객 방문 저지 등의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아리조나주의 강력한 단속법안에 두려움을 느낀 불법이민자들은 상대적으로 불법이민자들 수용에 관대한 뉴멕시코와 텍사스주 등지로 대거 이주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이같은 반이민 규제법 시행으로 인한 손실이 크다는 쪽은 낮은 지역내 총생산(GRDP) 증가율을 내세운다.
아리조나 GRDP 증가율은 2008년 -8.2%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인 -2.7%보다 침체가 심했고, 2014년엔 1.4%로 미국 GDP 증가율 2.2%에 비해 회복세가 더뎠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불법이민자 감소로 아리조나의 GRDP가 매년 2% 안팎 더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총생산율이 감소하면서 소비도 위축돼 주 전체적으로 경제가 완전한 회복 국면에 접어드는 것이 타주와 비교해 느리게 진행된다는 지적도 있다.
농장주나 건설업체에선 일손 부족을 호소한다. 건설업체 프리사이스 드라이월의 제러미 배보사 회장은 "예전엔 300~400명의 연락처가 적힌 수첩을 보고 언제든지 50명가량을 불러낼 수 있었다"며 "하지만 이젠 생활정보사이트에 광고를 내거나 인력사무소 도움을 받아야 겨우 숫자를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이득이 크다는 쪽은 예산 절감을 내세운다.
스티븐 캐머로터 이민연구센터 연구실장은 "GRDP는 줄었을지 몰라도 불법이민자에게 가는 복지 혜택을 아낄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주장했다.
주정부 지원을 받는 집중영어과정 등록학생은 2008년 15만명에서 2012년 7만명으로 줄어 매년 3억5000만달러(약 4000억원)를 아낀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비시민권자에 쓰인 아리조나의 응급실 비용 지출도 1억6700만달러에서 1억600만달러로 37% 가까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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