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아리조나 주에서 경찰관의 총에 맞아 사망한 20대 원주민 여성의 죽기 직전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논란을 빚고 있다.
로리얼 칭긴(27)은 3월27일 아리조나 주 윈슬로우시에서 경찰관 오스틴 시플리가 쏜 총에 사살됐다.
지난달 28일 AZ센트럴지에 따르면 윈슬로우시 당국은 7월26일 경찰관 몸에 달려있던 보디캠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칭긴은 자신을 체포하려는 시플리와 동료 경관에 강렬히 저항하고 있다. 이후 칭긴이 바닥으로 쓰러지고 그가 들고 있던 가방 속의 소지품들이 길바닥 위로 쏟아진다. 소지품 중에는 항정신병약의 일종인 아리피프라졸도 포함돼 있다.
칭긴은 곧바로 다시 일어나더니 떨어진 소지품중 하나인 의료용 가위를 왼손에 들고 빠른 걸음으로 경관을 향해 다가왔다. 순간 시플리 경관은 총을 발사했다. 모두 5발이다.
영상에는 음성은 들리지 않지만 칭긴이 시플리 경관을 향해 고함을 치는 모습이 담겼다.
주변 목격자들에 따르면 시플리 경관은 칭긴을 쏘기 전 그를 향해 가위를 버리고 바닥에 엎드리라고 지시했지만 칭긴은 이를 거부했다.
경관들은 당시 칭긴이 발견된 도로 인근의 상점에 도둑이 들었다는 신고 전화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칭긴과 도둑이 동일인물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 칭긴의 죽음 이후 인디언 원주민 부족 사이에서는 원주민들에 대한 사법당국의 처우를 검토, 개선해야 한다는 시위가 거세게 일었다.
이어 7월22일 마리코파 카운티 검찰이 칭긴의 죽음과 관련, "시플리 경관의 범법 행위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발표하면서 항의의 목소리는 또다시 커졌다.
시위대는 마리코파 카운티의 빌 몽고메리 검사장 사무실 앞에서 '로리얼을 위해 정의를(Justice for Loreal)'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칭긴은 나바호 부족 출신으로 8세 딸을 두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칭긴은 지난해 자신을 체포하려던 경찰관의 총을 빼앗으려다 체포되는 등 수차례에 걸쳐 검거된 전력을 갖고 있다.
칭긴의 가족들은 윈슬로우시를 상대로 1005만 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시플리 경관은 현재 정직처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