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아리조나의 몬순시즌은 공식적으로 지난 6월15일 이미 시작됐다. 하지만 7월 중순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밸리지역에서 빗방울을 구경하긴 힘들었다.
몬순시즌은 이미 시작됐다는데 왜 비를 보긴 여전히 힘든걸까?
국립기상청에 의하면 6월 중 밸리지역에서 비를 보기란 흔치 않은 일이다. 밸리의 6월 중 역대 평균 강수량이 0.04인치라는 것이 이런 사실을 잘 대변해준다. 6월은 밸리지역에 있어선 연중 가장 메마른 시기이다. 멕시코로부터 오는 저기압과 아리조나 북부로부터 내려가는 고기압 전선이 만나면서 여름철 스톰이 생겨나는데 6월은 아직 두 전선이 형성되기엔 이른 시점이기 때문이다.
7월에 접어들어야 비로소 진정한 몬순시즌이 시작된다. 강수량을 살펴봐도 밸리의 7월 평균 강수량은 1인치를 조금 넘어선다. 1인치 강수량이 뭐가 많은 것이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밸리지역 1년 전체 평균강수량이 8인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7월 중엔 그나마 많은 양의 비가 오는 셈이다.
몬순시즌 기간 중 비는 흔히 늦은 오후나 이른 저녁시간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낮 동안 대기 중 공기가 서서히 달궈져 오후가 되면서 습기와 뭉쳐진 다음 구름이 만들어지고 강풍과 모래바람을 동반한 번개가 친 후 비가 오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다.
몬순시즌 동안 조심해야 할 것은 우선 강풍과 번개다.
초당 40마일의 강력한 바람은 집 밖의 물건을 쉽게 날리고 나무도 뿌리채 뽑아버린다. 강풍이 예보되면 창문 가까운 외부에 위험한 물건은 없는 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또한 집 근처에 번개가 칠 때 땅을 타고 흘러들어온 고압전류가 집 안의 컴퓨터나 TV 등 전자제품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번개가 치는 동안 플러그를 모두 빼놓거나 혹은 고압전류 유입방지용 '서지 프로텍터' 기능이 있는 콘센트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몬순시즌에 조심해야 할 또다른 것들로는 갑작스러운 도로 침수와 시야를 가리는 모래폭풍을 들 수 있다.
매년 몬순시즌 때마다 밸리 내 프리웨이나 로컬도로 구간 곳곳이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쏟아진 비에 쉽게 침수된다.
비가 많이 오지 않는 탓에 아리조나 도로는 침수에 대한 대비가 허술한 편이고 딱딱한 토질의 영향으로 물이 쉽게 배수되지 않기 때문에 비가 오면 도로의 물은 빠른 속도로 차오르기 시작한다.
'지나갈 수 있겠지' 생각하고 물이 고인 곳을 통과하려는 시도는 가급적 자제하고 만약 차가 물 속에 고립됐다면 차량 창문을 재빨리 열어 두어야 차가 완전히 물에 잠기기 전에 지붕으로의 탈출이나 차 밖으로 피신하는 것이 가능하다. '상습 침수지역'이라고 표지판이 있는 곳을 무리하게 지나가다 구조될 경우 '멍청한 운전자법'에 따라 구조비용 전부를 지불하고 벌금도 내야하니 주의할 것.
프리웨이를 달리다 심한 모래바람을 만났을 경우엔 차를 갓길에 대고 모래바람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이 가장 좋다.
이 과정에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은 갓길 정차시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뗄 것, 그리고 비상 깜빡이 등을 켜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모래바람 때문에 시야가 극도로 제한된 상황에서 뒤에서 오던 차들은 브레이크 등이나 비상등을 켜고 정차해있는 내 차를 보고 계속 진행중인 차량으로 착각하기 쉽기 때문에 후방추돌의 주요원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