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주에서 갑작스러운 홍수로 인해 10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16일 언론들에 따르면 아리조나주 톤토 국유림, 페이슨 북쪽 베르데강 인근에서 전날 폭우로 갑자기 강물이 불어나면서 10명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숨진 10명은 성인 5명과 어린이 5명이며 가장 나이 많은 사람은 60살 여성이었고 가장 어린 아이는 2살 여아였다. 당초 더 많은 사람들이 실종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27세의 남성 1명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구조됐다. 실종된 남성으로 보이는 시신 1구는 19일 계곡에서 발견됐다. 헬기로 구조된 이들은 병원으로 이송돼 저체온증 치료를 받았다.
사망자와 실종자는 인근 피닉스와 플래그스탭 지역에 거주하는 친지들이었다. 이날 총 14명이 함께 국유림 내 인기 관광지인 콜드스프링 협곡에 놀러 왔다가 갑작스럽게 불어난 급류를 피하지 못해 사고를 당했다.
콜드 스프링스는 공인된 수영 장소는 아니지만 가로 세로 각 6m에 수심이 깊고 인근에 폭포까지 있어 수영 장소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하이킹을 통해 여러 경로로 접근이 가능하다.
당시 인근에서 하이킹을 하던 디사 알렉산더는 아이를 안은 한 남성이 나무에 매달린 것을 목격했으며 이 남성의 아내도 근처의 또 다른 나무를 붙잡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을 구조하려 했지만 "20초만에 수백 갤런의 물이 쏟아지며 나무와 진흙을 집어삼켰다. 마치 큰 산사태가 일어난 것 같았다"고 말했다.
국립기상청(NWS)은 이날 시간당 380㎜의 폭우가 쏟아질 수 있다며 돌발홍수 경보를 발령했지만 희생자들이 있던 장소에는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까지 비가 내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콜드스프링 협곡에서 12㎞가량 상류 지점에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렸으며 이곳에서 불어난 물이 좁은 협곡을 따라 빠른 속도로 내려오며 희생자들이 수영을 하던 장소를 덮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경고가 없었다. 굉음이 들리자마자 곧바로 (급류가) 그들을 덮쳤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말 산림지대에서 일어난 대규모 산불이 인명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했다. 불에 탄 장소는 땅이 반들반들해지면서 쏟아지는 비를 흡수하지 못한 채 그대로 흘려보내 이런 참사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기상학자인 대런 맥컬럼은 "강한 산불이라면 그럴 수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아리조나 주에는 지난달 하순과 이달 초순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다 지난주부터 본격적인 몬순 시즌에 접어들면서 갑작스러운 폭우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아리조나주에서는 여름 몬순시즌을 전후해 극심한 건조와 폭염, 갑작스러운 폭풍우가 교대로 나타나는 변덕스러운 날씨가 계속돼 매년 적지 않은 인명피해가 발생한다고 기상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당국 관계자는 "몬순 기간 중 특히 계곡을 찾을 땐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물 가까이 텐트를 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