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요한 순간마다 쓴소리를 적극적으로 해온 존 매케인 연방 상원 군사위원장(81·공화·아리조나)이 다시 한번 '트럼프 저격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달 27일 워싱턴포스트(WP)와 의회전문지 '더힐' 등에 따르면 미 상원 의회에서 두 번째로 표결에 부쳐진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ACA) 폐지 법안' 투표 때 매케인은 반대표를 던졌다.
그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해 온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은 찬성 49표, 반대 51표로 부결됐다.
공화당 소속으로 수전 콜린스(메인)와 리사 머카우스키(알래스카)도 매케인과 같이 반대표를 던졌다.
매케인은 뇌종양 수술로 인한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도 않은 상태에서 7월 25일 상원에 출석해 오바마케어 폐지 여부를 결정하는 토론을 시작해야 하고, 초당적인 협력과 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해 이번 표결을 이끌어냈다.
이후 반대표를 던져 오바마케어에도 반대하지만 공화당이 제출한 새 법안에도 찬성할 수 없다는 소신을 관철했다.
이전 정부 지우기를 위해 서두르지 말고 국민 건강권을 위해 더 바람직한 대안을 찾아보라는 취지다.
투표 결과 오바마케어 폐지를 강하게 주장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켄터키) 등 공화당 지도부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투표를 마친 매케인 의원은 아리조나로 다시 돌아와 뇌종양 방사선 치료와 화학요법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매케인 상원의원 사무실은 7월 28일 발표한 성명에서 그가 아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메이요 클리닉에서 추가적인 치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선에 성공한 매케인 의원은 8월 의회 휴회 기간이 끝난 뒤 9월 초 워싱턴DC에 복귀할 계획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뇌종양 투병 중인 매케인 위원장에게 쾌유를 기원하는 서신을 보냈다고 한국의 청와대가 7월 28일 밝혔다.
문 대통령이 직접 쾌유 기원 서신을 보낸 것은 매케인 의원이 북핵 문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인데다 지난 방미 때 일정에도 없던 개인 면담을 하는 등 친분을 쌓아온 점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말 한미 정상회담차 방미했을 때 매케인 의원과 단독으로 만나 북핵, 주한미군 방위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당시 매케인 의원은 문 대통령의 사드 환경영향평가 실시 방침에 대해 "올바른 일이라고 믿는다"고 말하는 등 새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5월 말 매케인 의원이 한국을 찾아 문 대통령과의 면담을 희망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불발된 것을 두고 '홀대론'이 일기도 했으나 매케인 의원실에서 그의 막판 계획 변경 때문에 만나지 못했다고 밝힘으로써 논란이 가라앉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