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침입한 강도들에게 심한 구타를 당한 할머니는 남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하지 못했다.
지난달 26일 아리조나주 글로브에 사는 할머니 버지니아(82)의 안타까운 사연이 언론들에 보도됐다.
버지니아의 손녀 디애나는 할아버지의 장례식을 하루 앞둔 7월 21일, 할머니의 집을 찾아 함께 시간을 보냈다. 이날 디애나는 장례식을 준비하는 할머니를 도운 뒤 밤 11시경 집으로 돌아갔다. 사건은 손녀가 돌아간 지 몇 분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
손녀를 보내고 설거지를 하던 버지니아 뒤에서 한 남성이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본 버지니아 앞에는 흰색 마스크를 쓴 강도가 서 있었다. 버지니아는 컵과 그릇을 던지며 저항해봤지만 80대 할머니가 젊은 남성을 상대하기는 역부족이었다. 2명의 강도에게 얼굴에 피가 나고 멍이 들 정도로 무자비하게 폭행당한 버지니아는 간신히 화장실에 숨었다. 그리고는 세 시간 동안 죽은 척을 하고 누워 있었다. 그동안 강도들은 버지니아의 남편이 공들여 지은 집 안을 부수고 물건 몇 가지를 훔친 뒤 달아났다.
밖이 잠잠해지자 버지니아는 화장실에 숨은 채 경찰에 전화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결국 그는 가족들에게 전화해 상황을 알렸다. 연락을 받고 할머니의 집으로 급히 돌아온 디애나는 처참한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 오열하며 경찰에 신고했다.
심각한 상처를 입어 거동이 힘들어진 버지니아는 결국 다음날 남편의 장례식에 갈 수 없었다.
디애나는 "강도들은 할머니를 폭행한 것도 모자라, 할아버지 장례식조차 갈 수 없게 만들었다"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슬픔에 잠긴 우리 가족을 완전히 짓밟았다"고 분노했다.
버지니아는 현재 가족들과 쉬면서 부상에서 회복 중이다. 경찰은 달아난 두 명의 강도를 수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