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에 지역구를 둔 존 매케인(공화) 연방상원 군사위원장이 10일 북한 핵·미사일 도발 위기에 따라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러한 촉구는 NBC 방송이 백악관과 국방부 고위 관리 말을 인용해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대한 전술핵 재배치를 포함한 대북 군사옵션을 검토 중이라는 이틀 전 보도에 이은 것이다.
미국의 거물 정치인이자 행정부의 대북정책 등 안보구상에 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상원 군사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 선언과 함께 지난 1991년 모두 철수된 전술핵 재배치를 공식 거론하고 나섬에 따라 트럼프 정부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매케인 위원장은 이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국방장관이 불과 며칠 전에 핵무기 재배치를 요구했다"며 "그것은 심각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4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전술핵 재배치에 관해 "정부 정책과 다르지만, 북핵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해야 한다"는 송영무 국방장관의 언급을 거론한 것이다.
매케인 위원장은 또한 "김정은이 공격적인 방식으로 행동한다면, 그 대가는 절멸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게 해야 한다"며 북 도발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초강경 대응을 요구했다.
그는 중국에 대해서도 "우리가 중국과 다소간 무역을 끊는다면 미국에 해가 되겠지만, 내가 지금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언가 변해야만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등 경제적 지렛대를 활용한 중국 압박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케인 위원장은 이와 함께 북한 위기를 예로 들며, 미국의 국방예산 증액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북한에서 직면한 위기를 보라"며 "더욱 강한 국방과 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야당인 민주당 지도부와 국가부채 한도를 19조8천억 달러로 단기 상향 조정하는 합의를 하면서 국방예산을 증액하지 않고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했다.
매케인 위원장은 "그들이 한 합의는 기본적으로 미 국방에 대단히 파괴적"이라며 "이 합의는 지난해 520억 달러 감축된 국방예산을 동결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운동 당시 '군을 재건할 것'이라며 국방예산 증액을 약속했던 사람"이라며 "나는 군사위원장으로서 미군이 필요한 모든 것을 갖도록 해야 하며, 미군 병사들의 목숨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방예산 증액을 골자로 한 법안을 상원에 발의하겠다면서 "우리가 지난 70년 이래 가장 격동의 세계에 처해있음을 고려할 때 국방예산을 늘려야 한다"며 "2차 세계대전을 끝내며 가장 긴 평화와 번영을 구축했지만 그게 지금 흐트러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 '다카'(DACA: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를 폐지한 결정도 비판했다.
그는 "어릴 때 미국으로 온 청년들에게 알지도 못하는 고국으로 돌아가라고 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말했다. 또 '다카' 수혜자, 이른바 '드리머'들 중 900명가량이 미군에서 복무하고 있다며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에서 싸운 병사들에게 '돌아가라'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뇌종양 치료를 받고 있는 매케인 의원의 건강 상태를 묻는 질문에 "나는 도전에 직면해있다, 그러나 나는 어려움도 겪어 왔다"며 "이번에도 극복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괜찮다. 예후가 매우 좋다. 내가 투병중인 건 매우 악성 종양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는 매우 훌륭햐다"며 극복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