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직원이 아침마다 당국에 보고, 최소 20여명 체포돼
숙박업 체인인 '모텔 6'의 아리조나주 피닉스 지점 직원들이 불법이민자로 보이는 투숙객들을 이민세관단속국에 신고해왔음이 드러나자 '이제는 이민세관단속국 신고를 중단했다'고 모텔 6 대변인이 밝혔다.
모텔 6의 자회사인 G6 호스피털리티의 PR 및 마케팅 책임자 라이자 레호프는 직원들이 경영진의 허가없이 이민세관단속국에 협조해왔지만, 지난 주에 경영진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된 뒤 협조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피닉스 지점에 대한 최근 기사 내용의 경우, 경영진이 모르는 상태에서 지역 단계에서 이루어진 일이었다. 지난 주에 그 사실을 알게 된 우리는 협조를 중단시켰다. 현재 수사 중이며 곧 추가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레호프가 이메일로 밝힌 성명이다.
레호프는 '투숙객 정보를 이민세관단속국과 공유한 직원들의 행동을 모텔 6가 규탄하느냐, 징계 조치를 받는 직원이 있느냐'는 언론들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피닉스 뉴 타임스가 9월 13일에 낸 탐사보도에 의하면 모텔 6 피닉스 지점 두 곳에 묵었다가 이민세관단속국에 체포된 사람은 최소 20명이다.
두 지점의 직원들은 정기적으로 투숙객들의 개인정보를 이민세관단속국과 공유했다고 피닉스 뉴 타임스는 밝혔다.
"우리는 아침마다 이민세관단속국에 보고서를 보냈다. 체크인한 사람들 이름을 전부 보냈다. 매일 아침 5시 정도에 회계를 마치고 이민세관단속국으로 보내는 버튼을 눌렀다"고 이름을 밝히지 않은 프론트 데스크 직원은 전했다.
I-17 하이웨이 옆 노스 블랙 캐년 로드에 위치한 한 지점 직원들은 이번 보도에 대한 언론들의 질문에 대답하기를 거부하며 모텔 6 전국 매체 담당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이번 보도는 모텔 6 피닉스 지점에서 일어난 체포 20건 중 3분의 1은 요원들이 수색영장 없이 찾아와 용의자의 방문을 두드린 뒤 체포를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세관단속국 피닉스 지국의 야스민 피트 오키프 대변인은 이렇게 찾아가서 노크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전형적인 수사 방법이라고 뉴 타임스에 말했지만, 투숙객 정보를 얻은 방법에 대해서는 '비밀 수사 테크닉'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2015년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경찰 등이 호텔에 압력을 넣어 투숙객 정보를 얻어내는 것은 금지되어 있으므로, 모텔 6 직원들이 자진해서 협조했을 가능성도 있다.
불법 이민을 철저히 단속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에 힘을 얻은 이민세관단속국은 불법 이민자 체포를 대폭 늘렸다.
6월에 토마스 호먼 이민세관단속국장은 '모든 불법 이민자들은 걱정해야 한다'고 경고하며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불법 이민자들도 뒤쫓겠다고 말했다.
그 결과, 트럼프 취임 100일만에 불법 이민자로 의심되는 사람들의 체포 건수는 40% 가까이 증가했다.
피닉스의 변호사 로버트 맥휘어터는 "이민세관단속국 요원이 라틴계로 보이는 사람들의 방문을 두드리고 다니는 것은 인종 차별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뉴 타임스에 말했다.
그의 클라이언트는 6월에 모텔 6에서 체포되었다.
그는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많이 알지 못한다. 하지만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난 이제부터 모텔 6에 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맥휘어터 뿐이 아니다.
모텔 6 직원들이 불법 이민자들을 상대로 비열한 짓을 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자 모텔 6 보이콧 선언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또한 시민단체들은 해당 직원의 해고를 요구하는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텍사스주 기반의 '모텔 6'는 전국 1400여개 지점들에 앞으로 종업원이 투숙객 정보를 자발적으로 제공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공지를 보냈다.
또 '모텔 6' 대변인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