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주의 그랜드 캐년 국립공원에서 10일 관광용 헬리콥터 한 대가 추락해 3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구조된 4명의 생존자는 네바다주 유니버시티 메디컬 센터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고 있으며 3명의 시신은 다음날 회수됐다.
패필런 에어웨이 소속의 사고 헬기는 기장과 6명의 탑승객들을 태운 채 비행하다 10일 오후 5시 20분 경 그랜드 캐년 국립공원 서쪽에 위치한 쿼터매스터 캐년 부근 후알라파이 원주민 지역에서 추락했다고 국립공원측은 전했다.
한 목격자는 추락 현장에서 불꽃과 검은 연기가 올라왔고 폭발음을 들었으며 사람들이 피를 흘리며 심하게 화상을 입은 광경을 봤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온 웨딩사진 촬영사 테디 후지모토는 "정말 끔찍했다. 여성 2명이 사고 헬기로부터 뛰쳐나오는 모습을 봤고 특히 그 중 한 여성은 옷은 불에 타고 온 몸이 피로 뒤덮힌 채로 울부짖는 모습이었다"고 목격담을 전했다.
후알라파이 경찰서의 프랜시스 브래들리 서장은 "사고 소식을 접수하고 바로 구조대가 출동했지만 어둠이 내린데다 바위가 많은 지역이어서 접근하기가 용이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구조대는 비행기를 이용해 사고현장 근처에 접근했고 이후 걸어서 추락지점까지 가는 동안 어둠 때문에 야간용 특수 고글을 사용해야 했다고 브래들리 서장은 덧붙였다.
사고 생존자들은 일요일인 11일 새벽 2시께 병원으로 후송됐고 3명의 사망자 시신은 11일 오후에 모두 수습됐다.
사고를 당한 이들은 영국에서 온 20~30대 연령의 관광객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헬기 조종사 스캇 부스(42)는 팔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헬기 조종사 이외에 생존자들 전원도 심각한 부상으로 치료받고 있다.
미 연방교통안전국(NTSB) 곧 현장조사를 통해 추락원인을 밝혀낼 예정이다.
연방항공청(FAA)의 앨런 케니처 대변인은 "추락한 EC130 헬기에 대한 기체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플래그스탭 기상관측소는 "사고 당일 현장 부근의 풍속이 평균 시속 16km 정도였지만 사고 당시엔 시속 32km의 강풍이 불고 있었다"고 밝혔다.
네바다주에 본사를 둔 패필런 에어웨이사는 매년 그랜드 캐년을 포함한 관광지에서 60만여명의 승객들을 실어나르는 회사이다.
패필런 에어웨이사는 자사 웹사이트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큰 항공관광회사'라고 소개하고 있다.
사고 발생 후 회사의 브렌다 핼보슨 회장은 "사망자 유족과 부상을 당한 본인 및 그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현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 소속 관광 헬기는 2001년 8월 10일에도 아리조나주 미드뷰 부근에서 추락한 바 있다.
당시 사고로 헬기 조종사와 5명의 탑승객이 사망했고 1명만이 생존했다.
NTSB는 3년간의 조사 끝에 2004년, 조종사가 그랜드 워시 절벽에 너무 급속히, 그리고 가깝게 착륙을 시도한 때문에 일어난 사고라는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