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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포스트::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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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초 양강도와 함경북도 지역에 100년만의 대홍수가 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침 10월 중에 미주에서 뜻있는 몇 분들과 함께 그 지역에 하반기 의료봉사와 비전트립을 가기로 되었기에 내심 좋은 기회라고 여기고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후, 정치적인 대립과 군사적인 대립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급기야 핵실험과 미사일까지 발사되었다. 그리고 또, 중국 지역에서 활동하는 선교사를 유인, 체포, 추방 등의 소식들이 계속 들려왔다. 주위에서 걱정하는 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함께 가겠다고 했던 분들이 다음에 가겠다고 알려왔다. 나 역시 걱정이 되던 차라 '이번에는 취소해도 이유가 되겠네...' 차리리 잘 되었다고 내심 여기게 되었다.   

그런데, 사역지에서 알려온 홍수의 소식은 너무나 처참했고 피해가 엄청났다. 그 지역의 동족들이 수없이 죽고, 마을과 집들이 물에 잠긴 모습을 사진으로 막상 보니 마음이 많이 아팠고 걱정이 되었다. '나 혼자라도 가야 하나.., 지금의 상항은 너무나 심각하고 안전에 위험하다고 하는데...' 아내와 많이 상의하면서 기도를 시작했다. 막상 기도도 쉽지 않았다. '주님, 사람이 살아야 할 기본적인 양식들과 필수품을 전달하는 것 조차도 힘든 이 사역... 아니 지금은 동족들이 큰 홍수로 집들과 생명을 잃었고, 집이 무너지고 둑이 무너져서 먹고 입을 것이 없는데 돕는 일조차 이렇게 상황들을 힘들게 해야만 하는지요? 함께 가려고 했던 이들도 현실적인 안전문제로 포기했는데, 저 혼자 어떻게 해야 합니까?  지금은 국제사회도 등을 돌리고 있어요. 그렇다고 그 안에서 고생하는 무고한 내 동족들을 외면하기는 힘들고...어떻게 해야 합니까?'라는 질문만 떠올랐다.

그러다 문뜩 한국에 있는 신학교 동기 목사들 중에 '형, 동생'하며 비교적 지금까지 연락을 하며 친하게 지내는 얼굴들이 떠올랐다. 그래서 먼저 A목사님께 전화를 했다. 그런데 "형, 고3 큰 아들이 그때 수시면접이 있는 날이라...좀 어렵겠는데요, 미안해요..." 아들이 첫 수시면접인데 나 같아도 쉽지 않을 결정일터인데 괜히 전화해서 부담감만 주었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 어려울 때, 가장 힘들 때 혼자라도 해볼까?'라는 오기가 들었다. 그런데 다음 날 A 목사님으로부터 "형, 지금 많이 위험하지 않아요? 결정하기 쉽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함께 갈게요", "목사님, 정말 같이 가는 거야? 괜히 나의 요청에 억지로 하는 것은 아니지요?" 그의 함께 할 수 있다는 소식이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른다. 졸업 후 충청도 지방에서 지금까지 어렵게 개척교회를 하면서 '북한선교와 통일'에 대한 기도를 하고 있는 A목사님... 큰 아들이 대학을 가기 위하여 첫 수시면접에 아비로서의 소중한 역할을 뒤로하고 동족들의 고난을 돕는 위험한 길에 함께 동행하여 주니 너무나 감동이 되었다.   

며칠 후, 미국에서 구입하고 준비한 어린이들에게 줄 물품들과 영영제 등을 큰 가방에 둘로 나누어 들고 누군가 함께 간다는 안도감으로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서울에 도착한 후 미국에서 목회를 하다 2년전 한국으로 간(동생처럼 아끼던) 신학교 동기  H목사님이 생각이 나서 안부 겸 전화를 했다. 그리고 나의 이번 선교지 방문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자기도 함께 동행하겠다고 선뜻 나서 주었다. 이렇게 해서 생각지 않게 두 명의 신학교 동기목사님들이 나의 연약하고 두려운 마음에 좌우로 포진하게 되어서 정말 큰 안도감을 받았다. 평소에 주고 받을 수 있는 동행도 힘이 되고 좋다. 그러나 참으로 어렵고 힘들 때 받게 되는 동행은 정말로 큰 힘이 되고 잊을 수 없는 사랑으로 매김되는 것임을 실감했다.  그동안의 서로의 사역이야기들을 주고 받으며 오랜만에 푸근한 신학교 시절의 우정을 만끽하며 중국으로 향했다. 전달할 물품들을 셋으로 잘 분배하여 가니 중국세관에서도 무사히 잘 통과하여 현지 선교사역자에게 그대로 전달할 수 있었다.  

현지 사역자로부터 그동안 사역의 일들 중에 최근 있었던 강건너의 일들도 듣게 되었다. 

얼마 전 출석하는 교회에 웬 남루하신 할머님께서 주일예배에 오셨습니다. 어렵게 강을 건너오신 북녘의 00지방에서 오신 000 할머님이셨습니다. 그런데  그분께서 얼마의 헌금을 하고 가셨는데, 사연인 즉 '젊었을 때부터 우리나라가 통일이 되면 세워질 교회에 첫 감사헌금을 하려고 지금까지 모아왔었는데, 이제 나이가 차서 언제 생명이 끝날 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동안 모았던 십일조를 중국의 조선족교회에라도 드리고 싶은 결심으로 방문하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현지 사역자도 '얼마나 놀라고 감동이 되었는지 자신이 많이 각성하며 매일 그 할머님의 심정으로 이 사역을 감당하게 되었다'고 했다.    

비록 위험하고 어려워도 이러한 놀라운 증언들과 간증들을 들을 수가 있고 내 마음을 다시 주님께 온전히 정화시킬 수 있기에 이 어렵고 위험한 강변 선교지에 내가 오는 이유다.      

우리들이 동족사랑과 통일을 성취하는 일보다 자신들의 일들과 세상의 염려와 욕망들로 아웅다웅하며 살고 있는 사이에도 하늘 아버지께서는 더 많고 더 깊은 일들을 저 강건너에서 계속 진행하고 계심을 듣게 되었다. 비록 수많은 동족들이 당한 큰 피해와 어려움에 비하면  턱없이 작고 작은 지원이지만, 이 작은 우리들의 사랑을 받은 동족들이 그들의 세상너머에 자신들을 사랑하고 생각하는 같은 동족들이 있다는 감정을 느끼고, 인생들 모두가 피할 수 없는 이 세상 너머에는 영원한 참 생명이 있다는 변하지 않는 진리에 배부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민족(동족들)이, 우리 겨레가 온전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다면, 과연 나 개인은 혼자 행복할 수 있는 것일까?  2002년 축국공 하나에 온 나라가 떠들썩하게 환호하던 그 열정은 다 어디로 사라졌는가! 북녘 동족 2,000만명이 지금도 살기가 어렵고 허덕이고 있는 것은 왜 정령 관심하지 않는 것일까? 말초적이고 자극적인 것에 반응하는 여론과 민심이여, 왜 우리 민족의 미래가 걸린 통일성취와 수많은 북녘인민들의 생명들을 살리는 일에는 전혀 무반응하는가?                          그것은 역사와 생명의 법칙, 그리고 통일의 축복을 모르기 때문이리라...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주님께서는 수많은 일들을 저 안에서 하셨음을 믿고 마음에 떠올려봅니다. 이제 그 일들을 수일 내에 나타내 주옵소서... 그래서 우리들(이 민족이)이 가야 할 바를 모르고, 무엇을 우선 해야 하는 지도 모르고, 서로 비난하고 싸우는 지금의 우리들의 무지한 생각들과 우매한 행동들을 하는 저희들에게, 우리민족이 유일하게 살 길인 복음통일을 위해 전도하다 순교한 이야기들('굶주림보다 더 큰 목마름')과 통일을 위하여 평생을 기도하며, 없는 가운데에서도 십일조를 모아 통일이 되면 드리려고 모은 첫 '통일감사 헌금'을 하고 가신 그 북녘할머니의 거룩한 통일의 자세를 이제 온 세상사람들이 영화로 볼 수 있도록 5천년간 계획하고 준비하셨던 그 일을 이제 진행하옵소서...' 

그 엄청난 홍수도 북녘 할머니성도님의 마음에 있는 통일의 의지는 휩쓸지 못했음을  크게 깨달은 이번 동족선교지 방문이었다. 그렇다, 그 어떤 이유나 인간적인 방해 그리고 사상적 대립과 주변의 상황도 판문점을 넘어 중국을 지나 저 유라시아로 품어지는 '통일의 순명(목숨을 내놓은 명령)'을 막지는 못하리라...

"여러분은 선한 일을 하여 어리석은 사람들이 무식한 말을 하지 못하게 하십시오. 그렇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베드로전서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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