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포스트::칼럼
조회 수 12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chan.jpg

 

 

한 설문 조사에서 일반 시민들이 바라는 교회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교회가 이랬으면 좋겠다' 라는 보통 사람들의 교회에 대한 바램입니다. 

믿음 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 분들, 또는 교회의 정체성에 대해 '교회가 왜 저러나?' 하며 고민해보신 분들은 많은 부분 공감할 내용입니다. 

이렇습니다. 

교회에 대한 보통 사람들의 바램.

첫째,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고립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에 대해 교회가 점점 높은 벽을 쌓습니다. 

세상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고 그저 자기 논리와 자기 성취에만 만족합니다. 

교회가 잘 될 때는 이런 것이 문제되지 않지만 그러나 교회가 내부적으로 부패하고 한계점에 부딪치게 될 때 오히려 이것으로 인해 사회로부터 손가락질 당하고 고립되고 맙니다. 

한 가지 소망스러운 것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낸 촛불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종교 분포 조사에서 62퍼센트가 기독교인들이었다는 점입니다. 

아직 깨어있는 교회들이 그래도 많이 있다는 사실이죠.

둘째, '사회의 필요에 더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회 속에서 섬기는 자들로, 소금으로 빛으로 존재하면서, 숨어서 봉사하고 말없이 희생하는 그런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지요.

셋째, '돈과 인력을 사용하는 방식에 있어서 보다 동정적이었으면 좋겠다.' 

교회가 재정과 인력을 동정적으로, 즉 사랑과 자비의 정신으로 사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세상과 똑같이 빈익빈 부익부, Give and Take 식으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보통 사람들의 바램입니다.

넷째, '더 좋은 프로그램 대신 더 많은 사람에게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한 예로, 1907년 평양 대부흥 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며 각종 행사와 프로그램 벌였던 때, 그 행사장 바로 옆 건물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한 달에 100만원도 못 되는 월급으로, 그것도 그나마 해고되어 비참하게 절규하며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었습니다. 

이 광경을 바라보는 보통 사람들은 교회에 대해 따가운 시선을 보내며 "X독교"니 하며 비난합니다. 

예수님은 행사나 프로그램보다 12명 제자에게 올인하시어 십자가에 죽기까지 하셨는데 오늘날 교회들은 사람보다 행사와 프로그램에 더 관심인 것 같습니다.

그 밖에도 '거대한 빌딩과 부채를 가진 물질주의적인 측면이 없었으면 좋겠다,' '보다 구속적이고 덜 정치적이었으면 좋겠다,' '영향력을 미쳐야 할 세상으로부터 오히려 영향을 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런 가정을 해봅니다. 

만일 예수님이 교회 주차장에 서 계신다면 어떨까? 

특히 주일날 모든 일정들이 끝나고 오후 2시 또는 3시 사이에 교회를 빠져나가는 사람들을 보시며 예수님은 주차장에서 무슨 생각을 하실까? 

아마 이런 고민을 하실 겁니다.

"이 교회는 주차장을 벗어난 곳에서도 여전히 교회의 기능을 할 수 있을까?"

"불신자나 상처받은 자들이 이 교회의 도움을 받아 하나님의 자녀로 변화되기 위해 다음 주일까지 기다려야만 하는가? 주중에는 뭐 없는가?"

건강한 교회냐 그렇지 못한 교회냐, 그것은 교회 주차장을 벗어난 곳에서 판가름 납니다. 

교회 주차장을 벗어난 곳에서도 교회로서 (또는 교인으로서) 역할을 잘 한다면 그 교회는 건강한 교회입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병약한 교회겠죠.

교회 주차장 안에서, 사람이 많아 북적거리고, 뭔가 하는 거 같고, 고가의 음향 장비와 악기를 동원해 연주하고 크게 노래하고, 또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각종 프로그램과 Activity가 있고……. 

그러면 건강한 교회라 할 수 있나?

건물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들만 보고 건강하다 할 수는 없습니다. 

교회 바깥, 주차장을 빠져나간 이후에 교회의 진정한 건강함은 드러나는 것입니다.


  1.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머리카락에까지 울음이 맺히고”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에는 500명이 넘는 주요 등장 인물들이 나온다. 주인공은 최참판 댁의 마지막 여인 최서희라 할 수 있겠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줄거리의 한 축을 형성하는 인물들도 여럿 있다. 그 중 상민 출신으로 무당의 딸 월선과 이루지 못할 사...
    Date2016.06.23
    Read More
  2.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가수 양희은의 노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종종 듣습니다. 양희은 씨가 직접 지은 노랫말이 특히 마음에 와 닿아 몇 번씩 반복하여 듣곤 하죠. 이런 노랫말입니다.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서 / 사랑을 하게 될 수 있을까 /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아 // ...
    Date2018.09.16
    Read More
  3.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사랑의 수고”

    성경 기도 독서 그리고 노동, 이 네 가지가 저의 목회 사역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들이라고 언젠가 말씀 드렸습니다. 그 중 요즘은 노동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새해 들어 남자 교우들이 교회 이곳 저곳을 수리하고 새로 꾸미고 하면서 자연 저의 일도 늘어났습...
    Date2016.05.20
    Read More
  4.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쓴 맛이 사는 맛”

    밤새 비가 왔습니다. 보슬보슬 봄비가 온 대지를 촉촉이 적셔주었습니다. 새벽에 고양이가 걱정되어 백야드로 나가보니 잘 잤다는 양 꼬리를 툭툭 치며 저를 반깁니다.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를 보고 서둘러 씨를 뿌려놓았는데 그 위로 빗님이 충분히 내려오...
    Date2019.03.16
    Read More
  5.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大辯若訥(대변약눌)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로 "매우 말 잘하는 것은 말을 더듬는 것 같다"는 뜻입니다. 중국 고전 명언 사전에는 그 뜻을 풀이하여 "위대한 웅변은 더듬거리는 말과 같아서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많은 말을 하지 않고도 사람들을 마음으로부터 복종시키므로...
    Date2018.02.16
    Read More
  6.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當無有用

    중학교 2학년 때 송창식의 노래를 들으며 대중가요에 눈을 떴던 기억이 눈에 선합니다. 동요나 유신 정권 시절 정부 홍보용 노래들밖에 모르던 저에게 송창식의 노래들이 귀에 들어오면서 '아, 이런 세계가 있구나!' 감탄했습니다. 소풍을 가서 송창식 흉내를...
    Date2018.03.17
    Read More
  7.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가까이 계시는 하나님

    프랭크 로바흐(Frank Laubach)는 문맹퇴치운동 기구를 설립하고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에게 읽고 쓰는 법을 가르친 사람입니다. 그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물살을 거꾸로 헤쳐 올라가기 위해 노를 젓는 사람 같았다. 나는 차분하게 그러면서도 끊...
    Date2019.04.08
    Read More
  8.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가짜 뉴스

    백야드 텃밭을 갈아 엎고 있습니다. 텃밭이라 하기에는 좀 커서 며칠은 해야 밭을 다 일구고 파종을 할 수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밭을 일군 것이 올 해로 3년 째인데 아직 밭의 토질을 잘 모릅니다. 원래 잔디밭이었는데, 10여 년 전에 잔디를 다 걷어내고 밭...
    Date2018.09.26
    Read More
  9.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거미줄로 사자 묶기

    매년 연말연시는 바쁘지만 올 해는 더 바빴습니다. 바쁜 것을 분산시켜보려 교회 성탄 축하 행사를 12월 초로 앞당겼는데도 오히려 더 바빴습니다. 이유는 교회에 중간급 정도의 공사가 있었습니다. '중간급'이라 했는데, 나 혼자 하기에는 벅차고 일하는 사...
    Date2016.01.18
    Read More
  10.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건강한 교회

    한 설문 조사에서 일반 시민들이 바라는 교회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교회가 이랬으면 좋겠다' 라는 보통 사람들의 교회에 대한 바램입니다. 믿음 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 분들, 또는 교회의 정체성에 대해 '교회가 왜 저러나?' 하며 ...
    Date2018.08.10
    Read More
  11.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견고한 망대

    중학교 때 보았던 영화 중에 <나바론>이란 영화가 있습니다. 전쟁 영화의 수작이라 일컫는 영화입니다. 1943년 2차 대전 당시 그리스 에게해 지역의 케로스 섬에 영국군 2천 명이 고립됩니다. 그들을 구출하기 위해 구축함이 섬에 접근하려면 반드시 지나가야...
    Date2016.04.08
    Read More
  12.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경건한 그리스도인

    산 밑에 있는 어느 작은 마을에 믿음 좋은 그리스도인들이 모여 살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이웃 마을로 갈 수 있는 길은 산을 넘어가는 단 하나의 길밖에 없었습니다. 그 길은 좁고, 가파르고, 미끄럽고, 굴곡이 심했습니다. 산을 넘어가는 동안 사고가 자주...
    Date2018.11.11
    Read More
  13.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관계와 소통

    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국이 원자폭탄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뜨렸습니다. 원래는 히로시마가 아니라 교토에 떨어뜨리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교토에서 히로시마로 타겟이 바뀐 이유는 당시 미국의 전쟁 장관이었던 헨리 스팀슨 때문입니다. 스팀슨은 192...
    Date2018.07.08
    Read More
  14.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나의 도움

    코미디언 빌리 크리스탈이 광고 세일즈맨으로 나오는 영화 '닳아빠진 도시인들'(City Slickers)에서 현대인의 한 평생을 요약적으로 이렇게 묘사합니다.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아버지들이 초대되어 자녀들 앞에서 자기들의 직업을 소개하는 특별한 날을 배...
    Date2018.03.23
    Read More
  15.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나의 멘토, 이재철 목사

    아리조나 목회 초기, 그러니까 2001년 9월쯤으로 기억합니다. 많이 힘들었는데, 그 힘듦이 좋은 분을 알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책으로 또 설교 테이프로 존경하고 흠모만 하던 이재철 목사님을 한 번 초빙하여 말씀을 듣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습니다. ...
    Date2016.03.03
    Read More
  16.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나의 새벽

    이른 새벽이라 할지 아니면 한 밤중이라 할지, 새벽 아니면 밤 1시 또는 2 시쯤 잠에서 깰 때가 많습니다. 생각이 많아서 그렇다고들 하는데, 교회 생각일 때가 많고, 가족들 문제, 또는 나 자신에 대한 것 때문에 깊이 잠을 못 잡니다. 당연히 소파에서 낮에...
    Date2018.12.01
    Read More
  17.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노회찬...

    주일 1부 예배는 주일에도 가게 문을 열어야 하는 분들, 부득이 2부 예배를 참석할 수 없는 분들, 교회학교 교사들 등이 참석합니다. 1부 예배는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2부 예배와 설교 내용을 다르게 해오고 있습니다. 1부와 2부 모두 참석하는 분들이 있고,...
    Date2019.04.18
    Read More
  18.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누룩

    마더 테레사는 1910년 마케도니아 아드리아 해변 마을인 스코플례에서 태어났습니다. 12세에 성소(Holy Calling)라는 거룩한 부르심의 소명을 받고 18세에 가족과 고국을 떠나 로레토 수녀회에 입회합니다. 그때 이후 1차 2차 세계 대전과 동서 냉전의 시대를...
    Date2016.09.30
    Read More
  19.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누룩과 소금

    정신병자에 관한 두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정신병원에 정신병자 천 명이 있었습니다. 아주 건장하고 힘이 세어 보이는 천 명의 정신병자들이었는데, 그들을 지키는 사람은 겨우 5명 밖에 없었습니다. 어떻게 된 것이냐 원장에게 물었더니, "...
    Date2019.04.30
    Read More
  20.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마태복음 5장

    읽기 어려운 성경 중에 마태복음 5장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첫 번째 설교이자 거의 유일한 대중 설교라 할 수 있는 말씀들입니다. 보통은 '산상수훈' 또는 '팔복의 말씀'이라 부르고, 어떤 주석가는 'Hard teaching'이라 제목을 붙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어려...
    Date2018.03.0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0 Next
/ 20
롤링배너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