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포스트::칼럼
조회 수 9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chan.jpg

 

 

지난 몇 주 동안 읽고 있는 책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웬디 제하나라 트레메인(Wendy Jehanara Tremayne)이 쓴 『좋은 인생 실험실』(The Good Life Lab)이라는 책입니다. 

저자는 18세기 프랑스 철학자 볼테르의 말을 인용하는데 이렇습니다.

"인위적인 종교는 음모, 반역, 강도, 기습, 마을 습격, 약탈, 학살 같은 잔학행위를 권장한다. 각기 성자(聖者)의 깃발을 들고 최악을 저지르기 위해 진군한다."

'종교'를 '기독교'라고 바꾸어보는 것이 저에게 더 리얼할 것 같아 바꾸어 봅니다. 

'인위적인 기독교(또는 교회)는 음모, 반역, 강도, 기습, 마을 습격, 약탈, 학살 같은 잔학행위를 권장한다. 각기 성자(聖者)의 깃발을 들고 최악을 저지르기 위해 진군한다.'

'기독교(교회)' 앞에 '인위적'이라는 말을 붙이는 순간 기독교(교회)는 그 순수성을 잃어버립니다. 

인위적 기독교는 기독교가 아니죠. 

하나님이 중심이고 하나님이 뿌리이어야 하는 기독교에 인위적인 것들이 섞이면 더 이상 기독교가 아닙니다. 

기독교라 불리는 세속 종교일 뿐이고, 교회라 불리는 세속의 한 단체일 뿐입니다.

볼테르의 말을 뒤집어 보겠습니다. 

'음모, 반역, 강도, 기습, 마을 습격, 약탈, 학살 같은 잔학행위를 권장하는 것은 인위적인 종교다. 각기 성자(聖者)의 깃발을 들고 최악을 저지르기 위해 진군한다.'

그러니까 종교 또는 기독교가 음모, 반역, 강도, 기습, 마을 습격, 약탈, 학살 같은 잔학행위를 권장한다면, 그것은 인위적인 종교이고 인위적인 기독교(교회)라는 것입니다.  

기독교 역사를 보면 기독교 또는 교회라는 이름으로 음모, 반역, 강도, 기습, 마을 습격, 약탈, 학살 같은 잔학행위들이 지속적으로 자행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십자군 전쟁이 대표적이고, 아메리카 신대륙 초기 선교사들이 저지른 음모와 원주민 학살은 기독교 역사에서 씻을 수 없는 인종청소였습니다. 

회개하고 또 회개하여도 용서받을 수 없을 만행이었습니다.

1945년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한반도 땅은 미국 군정을 등에 엎은 친일 세력들에 의해 다시 유린되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1948년 제주도에서 일어난 4.3 항쟁입니다. 

소설가 현기영의 단편 소설 『순이 삼촌』에 잘 나와 있는데, 당시 제주도민의 삼분의 일이 학살되었거나 실종되었습니다. 

확인된 사망자 수만 3만 명 정도이고 확인 안 된 수를 합치면 10만 명에 이를 것이라 합니다.

당시 제주도 출신 경찰은 같은 고향 사람들에게 총 칼을 겨누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효과적으로 이 일을 처리하기 위해 이승만과 미 군정은 타지 출신들을 고용하는데, 가장 적극적으로 학살을 감행하는 이들이 서북청년단들이었습니다. 

평안도와 황해도 등 이북에서 내려온 젊은 기독교인들로 조직된 단체인 서북청년단, 나중에 영락교회 등 서울의 굵직굵직한 교회들의 초기 멤버들이 됩니다. 

그들이 소위 '기독교(교회)'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제주도 양민들을 학살합니다. 

그들의 기독교 그들의 교회는 인위적 기독교, 인위적 교회입니다. 

기독교가 아니고 교회가 아닌 것이죠.

최근 한국을 방문한 시카고 신학교 테드 제닝스 교수는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의 담임목사직 세습을 보면서 교회가 죽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비판합니다. 

"교회 기구가 한 사람에게 권력을 집중하고, 상명하복식 계급 구조를 만들어 부패해가는 것 또한 대표적인 죽음으로의 충동입니다."

명성교회 사태를 염려하며 한국 교회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를 지적하는 말입니다.

인위적 기독교(교회)의 현상 중 "음모, 반역"이 명성교회에서 작동했음은 두 말할 나위 없습니다. 

거기에 세습을 적법하다고 용인해준 교단 재판국의 판결은 한국 교회가 총체적으로 막다른 길(dead-end)에 들어서 있음을 말해줍니다. 

'명성교회'라고 하지만 정확히는 명성 '인위적'교회입니다. 

처음 교회, 순전한 기독교로 돌아가야 하겠습니다. 

나 개인으로부터 시작하여 섬기는 교회 구석구석에 배어있는 인위적 요소들을 찾아내야 하겠습니다. 

인위적인 것들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모이고 흩어지는 것을 단순 반복한다면 괜한 헛고생입니다. 

말씀 앞에 정직하고 용기 있게 실천해야겠습니다. 

'인위적'을 뺀 순전한 기독교, 처음 교회 공동체로 다시 돌아가야 할 절실한 때입니다. 


  1.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아주 작은 효도

    서울에서 만두집을 경영하며 살아가는 젊은 부부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부부는 이상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 3시만 되면 어김없이 만두가게에 나타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처음 얼마 동안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시간...
    Date2018.05.11
    Read More
  2.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안면 피드백 이론 (Facial Feedback Theory)

    돈을 많이 주는 할머니보다 웃어주는 할머니 미소 짓는 할머니를 손자 손녀들은 더 좋아합니다. 침울한 표정은 자신에게와 또 보는 사람에게도 기분이 쳐지게 합니다. 웃지 않는 사람은 웃을 일이 없는데 어떻게 웃느냐고 합니다. 감정이라는 것이 내부에서 ...
    Date2019.03.03
    Read More
  3.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어떤 삶

    『막 쪄낸 찐빵』으로 유명한 카피라이터 이만재 씨의 글을 그대로 인용해 보려 합니다. "그는 1937년에 일본 도쿄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8.15 광복 직후 외가가 있던 경북 청송으로 왔습니다. 당시에 가진 게 없어서 끼니조차 잇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어린 ...
    Date2019.05.26
    Read More
  4.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어머니의 사랑, 하나님 사랑

    새 집을 사서 이사한 서울의 작은 아들 집에 가기 위해 상경한 할머니가 서울역에서 실종됩니다. 치매를 앓고 있었는데, 남편 할아버지는 지하철 출입문이 열리자 아내가 당연히 따라 들어오겠거니 하고 지하철을 탑니다. 출발하고 보니 아내는 타지 않았고, ...
    Date2019.03.09
    Read More
  5.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언술(言述)

    마음에 짐으로 여기며 '읽어야 하는데 …' 했던 책이 있었습니다. 작년 초부터, 그러니까 거의 2년이 다 가도록 숙제를 내지 못한 학생처럼 부담을 주던 책입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신영복 선생의 마지막 책 『담론』입니다. 한국의 성공회 ...
    Date2018.12.16
    Read More
  6.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원수 갚음

    기독교 사회학자 토니 캠폴로 박사가 믿지 않는 일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습니다. 예수님에 대해 아는 것이 무엇입니까? 특히 예수님이 하신 말씀 중에 기억하는 말씀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응답한 학생의 90% 이상이 "원수를 사랑하라"였습니...
    Date2016.09.04
    Read More
  7.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인간관계, 그리고 용서

    달라이 라마의 『용서』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중국이 티베트를 침략하기 전부터 잘 알고 지낸 스님이 있었습니다. 티베트가 점령당하자 달라이 라마는 인도로 망명을 떠나고 그 스님은 남아서 중국 공안에 잡힙니다. 18년간 옥살이를 하며 모진 고문에 시...
    Date2018.12.09
    Read More
  8.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인위적 기독교(교회)

    지난 몇 주 동안 읽고 있는 책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웬디 제하나라 트레메인(Wendy Jehanara Tremayne)이 쓴 『좋은 인생 실험실』(The Good Life Lab)이라는 책입니다. 저자는 18세기 프랑스 철학자 볼테르의 말을 인용하는데 이렇습니다. "인위적인 종교...
    Date2018.09.08
    Read More
  9.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일루지옹 (Illusion)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어떤 여자가 성형 수술을 했습니다. 마취를 한 후, 귀부터 턱 아래까지 쭉 찢어 꺼풀을 들어 올렸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비계 덩어리를 다 긁어냈습니다. 꺼풀을 다시 덮으니 남는 부분이 생겼습니다. 의사가 사...
    Date2018.06.04
    Read More
  10.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종순일 성도

    성경에 이름이 바뀐 사람이 종종 있습니다. 야곱이 대표적이지요. '발뒤꿈치를 잡는다'는 의미의 폐쇄적이고 부정적인 호칭에서 '하나님의 승리를 담보한 자'라는 의미의 이스라엘로 바뀝니다. 시몬이 베드로가 되고, 요셉이 바나바로, 사울이 바울로 바뀝니...
    Date2018.05.18
    Read More
  11.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지천명(知天命)

    17세기와 18세기 유럽을 중심으로 일어난 철학 사조를 계몽주의라고 합니다. 존 로크, 임마누엘 칸트, 헤겔 등 독일과 영국 프랑스의 철학자들이 인간의 이성과 자연의 보편적 원리를 강조하며 정치, 사회, 철학, 과학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칩니다. ...
    Date2019.01.07
    Read More
  12.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집착

    어떤 재수생 아들을 둔 아버지가 있었습니다. 내내 학교에서 상위권에 들었던 아이였는데 수능 시험 결과는 예상을 빗나간 훨씬 낮은 점수였습니다. 풀이 죽어 돌아오는 아이에게 아버지는 실수는 누구나 있는 법이라고, 기회는 다시 만들면 된다고 위로해 주...
    Date2016.05.14
    Read More
  13.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참된 기적

    100여 년 전 일본에 나가노라는 목사님이 계셨습니다. 목사님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믿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교회를 개척할 때, 지도를 보고서 동서남북 100km 주위에 전혀 교회가 없는 곳을 선택하였습니다. 개척 멤버도 없고, 또 믿는...
    Date2016.07.02
    Read More
  14.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참된 믿음

    브라질의 한 원주민 마을에서 선교사가 성경을 팔았습니다. 거의 거저 주는 정도의 가격으로 성경을 선전하며 팔았어요. 복음 전하는 것이 숨은 목적이었죠. 마을을 지나던 한 관리가 정치 선전을 하고 있다고 의심을 해서 성경 모두를 압수했습니다. 길바닥...
    Date2016.08.01
    Read More
  15.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참사랑

    이재철 목사님의 설교문에 나오는 한 여 성도의 간증문을 그대로 인용하겠습니다. "응급실에 누워 있는 남편을 바라보면서, 나는 이 순간 내가 그를 위하여 할 수 있는 최선의 사랑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에게 남아 있는 이 마지막 시간에 내가 ...
    Date2018.06.08
    Read More
  16.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창세기 12장

    성경에서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만나는 이야기는 창세기 12장에 나옵니다. 불현듯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신 하나님이 '내가 보여 주는 땅으로 가라' 명하시고, 그를 '믿음의 조상'으로 그리고 '복의 근원'으로 삼으십니다. 이때 아브라함은 지금의 터키와 시리아...
    Date2018.03.09
    Read More
  17.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친구 (1)

    신약성경 마가복음 2장에 중풍병에 걸린 사람과 그 친구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중풍병은 30대 이후, 보통은 40대 중반 이후에 일어납니다. 마가복음의 중풍병자는 그래서 아마 40대 초반까지는 정상인으로 잘 살았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그런데 어떤 ...
    Date2018.08.27
    Read More
  18.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친구 (2)

    지난 주 친구(1)에 이어 계속됩니다. 중풍병에 걸린 친구를 침상에 들고 예수님이 계신 곳에 도착했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단 한 걸음도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친구들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흐르는데 한 친구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
    Date2018.09.01
    Read More
  19.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플라톤 행복론

    플라톤이 말하는 행복의 조건 다섯 가지입니다. 인터넷이나 예화집 같은 데에서 이미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첫째는 재산에 관한 것으로, 먹고 입고 살고 싶은 수준에서 조금 부족한 듯해야 행복하답니다. 재산은 조금 부족한 듯해야 더 값지고 소중하게 여겨...
    Date2019.02.02
    Read More
  20.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하나님의 섭리

    1864년 프랑스 파리 소르본느 대학의 한 실험실에서 42살의 화학과 교수 루이 파스퇴르가 열변을 토하고 있었습니다. 목이 구부러진 실험용 유리병을 앞에 놓고 있었는데, 거기에 들어 있는 설탕물은 몇 주일째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 실험은 자연과학...
    Date2016.11.0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0 Next
/ 20
롤링배너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