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을 환영합니다.
AZ 포스트::독자투고
조회 수 23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new2.JPG

 

 

오래된 일입니다.

미국에 먼저 오신 외삼촌이 편지를 보냈는데 "미국에는 먼지가 없어서 며칠이 가도 와이셔츠 목이 더러워 지지 않는다.."라고 쓰셨더라구요.

나이아가라 근처에서 보낸 그 편지 속에서 깨끗하고 신선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그때쯤 시카고에서 나의 남편 될 사람은 편지로 나를 꼬시려고 미국 자랑을 많이 했었습니다.

먹을 것이 무한정 쌓여 있다고요.

그리고 공부를 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말만하면 시켜준다고도 했지요.

오자마자 임신하는 바람에 공부는 핑게 좋게 물건너.... 

40년 째 미국에 살고 있는 그는 미국이 좋은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기분 좋게 "공간이 넓은 것"을 말하네요.

판자 집 코딱지만한 단칸방 두 개에서 9식구 꼬부리고 살던 그.

넓은 땅을 만끽하려고 였을까, 이민초기에는 주말마다 아파트를 벗어나 들로 산으로 나갔던 기억이 나네요.

탁트인 들에 나가서 민들레 꽃을 따던 일들, 연휴만 되면 시카고에서 밤새워 운전하여 플로리다로, 뉴올리인즈로 바다 끝까지 드라이브하던 기억들...

그래도 아직 못 가본 데가 많이 남아 있는 무궁무진한 이 나라의 광대함이 한국에서 콱콱 숨 막혀 살던 때를 다 잊게 해주었습니다.  

저는 미국에 처음에 와서 귤을 실컷 먹고, 또 먹었던 생각이 나네요. 

물론 한국도 이제는 먹을 것이 풍성하지만 여기처럼 싸지는 않지요. 

이 세상에 이 나라 밖에는 없는 이런 풍성함이 늘 고맙습니다.

중학교부터 10여년 자취생활의 배고팠던 나와 가난의 원조 내 남편은 너무 많이 퍼 먹는 버릇이 생겼습니다만.  

무얼 잃어버릴까, 빼앗길까 늘 조심하던 버릇이 있었는데 얼마 후에 완전히 무장해제하고 무방비로 사는 편안함을 알게 되었죠.

어린 내가 시골에서 인천, 서울 자취방으로 들고 가던 음식 보따리를 버스 짐 올려놓는 곳에 두고 혹 졸다가 없어지면 어쩔까,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던 초조함 같은 것...

어느날 생각해보니 더 이상 시시한 것에 전전긍긍 안 하고 사는 것이 너무나 좋았어요.

그래서 시카고 서버브 살 때는 아예 집에 자물쇠를 안 잠그고 앞 문 뒷 문 다 열어놓을 정도로 편한 마음으로 살았어요.

그래도 삼십년 동안 그 집에 사는 동안 단 한번도 도적 안 맞고 잘 지냈답니다.

값 나갈 물건이 그 집에 하나도 없었냐구요? 

아, 들켰네... 가난한 우리 살림! ㅎㅎㅎ

한국에서는 순경을 보면 공연히 주눅들던 마음을 차츰 잊어버리게 된 것도 좋았고 아무도 내가 잘못하지 않는 한 귀찮게 하지 않는 자유스러움이 참 좋았죠.

남편이 차 사고를 냈는데도 "니 남편 운전은 잘 하는데 어쩌다 사고 만났다"고 하는 순경의 친절함에 놀랐어요.

우리 고모에게 물었더니 미국이 좋은 것은 "일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것"과 "차별이 거의 없는 것"이라고 하네요. 

영어 단어 몇마디 알지 못하는 그녀가 자기 일하면서 20여년 남부럽지 않게 산 것... 자다가 깨어서도 감사할 일이죠.

배운 자나 못 배운자나, 부자나 가난한 자 모두 잘 섞여 사는 것...

물론 자세히 들여다 보면 역시 보이지 않는 선들이 은연 중 있지만, 없을 수는 없겠지만 한국처럼 내놓고 차별하는 것은 몸으로 별로 느끼지 않고 살수 있어서 고맙다네요. 

누구든지 열심히 살면 좋은 집, 좋은 차 지니고 살 수 있는 것도 좋다구요.

남편이 또 보탭니다.

무엇보다 애들 넷, 크게 스트레스 안 받고 공부 시킨 것이 제일 좋았다고요.

한국 같으면 그애들 대학갈 때 같이 잠 못자고 죽을 지경이었을텐데 과외수업 하나도 안 시키고도 오직 하나님 은혜로 저렇게 지들이 다 알아서 자랐고 결혼도 알아서 했으니 무궁무진한 기회의 나라에서 능력만큼 꿈만큼 뻗어나갈 수 있다는 것. 

그 때문에 그동안 아무리 고생했어도 절대로 후회하지 않고 감사하고 살지요.

물론 잃은 것도 없지 않지만 이 땅에서 얻은 것이 너무 많으므로 감사한 마음으로 돌아보는 아침입니다.

꿈과 좌절, 성공과 실패, 그리고 기쁨과 고난이 얽힌 내 인생 삼분지 이를 보낸 이곳,  살아볼수록 정들고 고마운 미국, 나와 내 후손들이 살아야 할 고향...

이 나라가 망하지 않고 계속 기회의 나라로 남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갓 블레스 어메리카! (2011년)

?

  1. 미국이 좋은 이유 몇가지 더... -이인선

    우리가 떠나올 때와 비교가 안되게 발전한 조국의 모습을 볼 때 정말로 자랑스럽고, 정말로 고맙죠. 한편 이민와서 산 세월이 허무하게 느껴질 순간들이 왜 없겠습니까? 역이민도 생기고, 여기서 자란 아이들이 부모님의 나라에 가서 밥벌이도 하는 세상이 되...
    Date2019.07.10
    Read More
  2. 미국에게 미안하다, 감사하다, 축복한다 -이인선

    이번에 몬타나 시골에 갔을 때 일이다. 요즘 모텔은 예약할 때부터 의례히 크레딧 카드 번호 달라고 하는데 거기서는 이름만으로 다 되었다. 전화번호 조차 달라고 하지 않았다. 도착하여 방에 들어갈 때도 돈 내라는 소리는 하나도 안하고 키가 방에 꽂혀 있...
    Date2019.07.04
    Read More
  3. 내가 세상에서 제일 듣고 싶은 말 -이인선

    석주 전 교회에서 박 권사님이 내 귀에 대고 속삭이셨다. "나는 이 권사 보고 싶어서 교회 오고 싶어…"찬양대 연습실에서 바로 내 옆에 앉으시는 박 권사님의 말씀… "난 우리 이 권사가 참 좋아. 정말 주일날이 기다려질 정도야..." 와! 이런 ...
    Date2019.06.23
    Read More
  4.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가?" -이인선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가?" 이 말은 내가 사랑하는 고모(나의 시누이)의 입에서 막 나온, 따끈따끈한 말이다. 아침마다 전화를 하는 것이 우리의 중요한 일과의 하나인데 그녀가 오늘 나에게 제일 먼저, 마음껏 풀어 놓았던 행복의 보따리를 풀어본다. ...
    Date2019.06.20
    Read More
  5. 행복한 부부와 전쟁 -이인선

    결혼을 앞둔 여자에게 그런 충고를 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남자에게 쥐어 살지 말라"고... 또한 결혼을 앞둔 남자에게는 "여자에게 쥐어 살지 말라"고 해준다. 결혼 초에 상대를 잡는 것이 일생 일대의 결혼 성공 비결이라고 세뇌시키는 것이다. 유치하고 천...
    Date2019.06.01
    Read More
  6. 어떤 한국인의 미국 이민사 -이인선

    어떤 한국남자 한 사람이 36년 전에 홀홀단신으로 미국행 비행기를 탔답니다. 취업 이민, ...즉 의사의 직장을 얻어 희망에 부풀어서 떠났었지요. 그런데 아무 기약이 없이 혼자 떠나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시골 모친께서는 32살 노총각 아들을 떠나 보내면서...
    Date2019.05.26
    Read More
  7. 남편 변천사 -이인선

    내 나이 25살 때, 아파트 문을 열면서 남편이 말했다. "나 배고파. 밥 줘" 지금 막 첫 딸을 안고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생전 처음 아이를 낳고 이틀만에 집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부모도 친척도 없는 미국에서 혼자 해산한 어린 신부, 나에게 이런 말...
    Date2019.05.18
    Read More
  8. 내 생애 최고의 부활절 예배! 아리조나 새생명 교회의 경사 -이인선

    감격 그 자체! 어제 2019년 부활절은 내 생애 최고의 부활절 예배! 우리는 그야말로 모두가 흥분과 기쁨의 도가니였다. 그 큰 교회가 거의 가득찼다!!!! 내가 바로 그 자리에, 역사의 현장에 있었다!!!! 아직 이사가려면 두 달을 더 기다려야 하지만 부활절 ...
    Date2019.04.27
    Read More
  9. 미국이 좋은 이유 몇가지 -이인선

    오래된 일입니다. 미국에 먼저 오신 외삼촌이 편지를 보냈는데 "미국에는 먼지가 없어서 며칠이 가도 와이셔츠 목이 더러워 지지 않는다.."라고 쓰셨더라구요. 나이아가라 근처에서 보낸 그 편지 속에서 깨끗하고 신선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그때쯤 시카고에...
    Date2019.04.21
    Read More
  10. 달러 얼마 들고 왔어요? -이인선

    옛날 이야기가 재미있으니 나이가 많이 들은 것을 어쩔수가 없다. 우리 부부는 72년, 74년에 미국에 들어 왔는데 한사람에게 법적으로 허락된 돈은 그 당시 200불! 이것이 가장 적은 액수로 알았는데 69 년도에 유학생으로 오셨다는 한 장로님은 겨우 100 불 ...
    Date2019.04.13
    Read More
  11. 되지도 않을 피닉스-인천 직항노선을 왜 추진하는가?

    "되지도 않을 피닉스-인천 직항노선을 왜 추진하는가?" 서명운동을 받다 보니까 이 말을 제일 많이 듣는다. 한결같이 LA 국제공항이 피닉스와 가까운 거리에 있기에 피닉스-인천 직항노선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피닉스에는 아시아 국가와 연결되는 항공 직...
    Date2019.03.30
    Read More
  12. 새 열 두달

    어제같던 작년... 비교하며 돌아보니 올해도.. 기쁨, 슬픔 다른게 없다네 분주함에 보내고 단 하루만에 바뀌어 내게 다가올 새해 기대속에 갖는 첫날의 소망은 새것에 기쁨 보낸해와 똑같게 될지라도 열 두달을 다시 찾았으니 모두들 성실하게 힘내어 걸어보세.
    Date2018.12.30
    Read More
  13. [특별기고] “아리조나 한인 공동체, 교포 한분 한분의 주인의식이 필요한 때입니다”

    '공공 봉사'(civic service)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있는 듯 합니다. 더러는 개인의 명예와 자기과시욕으로 그런 일을 행하는 듯이 여기거나 혹은 그런 명예와 지위를 이용해서 사리사욕을 채울려는 파렴치한으로 치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더구나 기...
    Date2018.12.29
    Read More
  14. 세도나 살면서 활동 이어가는 '칵테일 사랑'의 가수 신윤미 씨

    미국 이민 생활로 힘든 분들 위해 노래 만들어 공연 '칵테일 사랑'은 엔야라는 가수 창법 시도한 노래 가톨릭 신자인 신 씨, 현재 생활 성가 음반 준비 중 '칵테일 사랑'으로 90년대 대학가를 휩쓸었던 가수 신윤미 씨가 JNC TV와 아리조나주 ...
    Date2018.12.15
    Read More
  15. 아리조나 주의회 17지구당 새 지도부 선거

    아리조나 주의회 17지구당 위원장을 비롯한 새 지도부 선거가 11월 27일 저녁 6시부터 Tri-City Baptist Church 에서 있었다. 기초위원들의 선거등록과 각자 ID 발급 비밀번호를 받았다. 7시부터 기도와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고 각 후보들의 정견발표가 있은...
    Date2018.11.30
    Read More
  16. 챈들러학군 교육위원 출마자 Joshua Askey

    10월 22일 오후 6시에 챈들러 학군 교육위원에 출마한 한인입양아 Joshua Askey 선거운동이 아시아나 마켓 메사 푸드코트에서 열렸다. 내가 Joshua Askey를 처음 만난 것은 2016년 선거가 끝나고 아리조나 주의회 17지구 기초위원 회의 때였다. 동양인 같기도...
    Date2018.10.27
    Read More
  17. "썬키스트에서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자"

    11월 15일 목요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John Giles 메사시 시장 재선후원회가 Sunkist 역사 창고에서 열린다. 아리조나를 대표하는 5C하면 먼저 Citrus(오렌지)를 빼놓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오렌지 과수원은 사라진 지 오래됐다. Sunkist 역사 창고는 C...
    Date2018.10.20
    Read More
  18. 피닉스의 자랑스러운 한인 장황남 박사 -이인선

    오늘 만나고 온 장황남 님을 그동안 의사, 뛰어난 화가, 신실한 장로님, 남편의 선배님으로만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점심을 함께 나누며 한국 이야기를 하던 중 아주 탁월한 분, 피닉스의 자랑스런 인물로 이제야 알아뵙고 여러분들께 소개를 해드리고 싶어...
    Date2018.06.15
    Read More
  19. Great America Road Trip -신순영

    지난달 24일간, 7122마일의 거리를 자동차로 운전하는 여행을 하고 돌아왔다. 버지니아로 가서 다시 피닉스로 오면서 계획하였던 방문지들을 들렸다 오는 여정으로 무리하지 않게 계획하여서 쉬어가며 여러 곳을 다녀 올 수가 있었다. 전가족 이민을 하와이로...
    Date2017.09.02
    Read More
  20. 자녀 교육: 계급주의사회 v 평등사회 -유덕순 박사: 대학교 행정/국제교육 통일 교육위원, LA 지역

    한국에서 15년간 살았던 영국인 기자, Michael Breen 씨는 자기 저서, The Koreans에 한국 교육에 관하여 단호한 비판을 하였다. 그는, 한국교육은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계급주의 사상과 넷트워킹을 목적으로 하는 한국 교육은 실력과 객관적 판단력이 약하...
    Date2016.12.0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Next
/ 6
롤링배너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