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포스트::칼럼
조회 수 12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newshin.JPG

 

 

10월은 참으로 바쁜 달이었다. 가을 방학이 있었고, 가을 방학 끝나자 마자 학생들 성적표를 만들었다. 그리고 나니, 학부모 면담 기간이어서 처음으로 미국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학부모 면담에 참여하게 되었다. 며칠 전에는 할로윈이어서 학교가 온통 잔치 분위기였다. 한국으로 치자면 추석 전후의 학교 분위기라고나 할까? 어수선하고 들뜨고 공부가 잘 안되는 그런 한 달이었다. 

 

아리조나의 학교는 4학기제로 운영된다. 쿼터제라고도 하는데 8월부터 10월 초까지 한 학기, 그리고 가을방학을 맞이한다. 10월, 12월 중순까지 한 학기, 그리고 겨울방학을 맞이한다. 1월, 3월 초까지가 세번째 학기이고 그 끝에 봄방학이 기다린다. 그리고 나서는 5월에 마지막 학기 그리고 여름방학이 되는 것이다. 

매 학기가 끝날 때마다 성적표가 배부된다. 초등학교 성적표에는 보통 통과, 노력요함(fail or Areas of Concern) 등으로 표기된다.  교과 내용이 비교적 세분화 되어 각 항목마다 학생의 성취 정도가 표기되므로 학생의 학업 성취도 정도를 성적표를 통해 대략 알 수 있다. 한국처럼 구구절절 문장으로 표기하지 않는다.  

일년에 4번, 그러니까 2달에 한번 꼴로 학생들의 성적을 매겨야 하니, 교사의 입장에서는 바쁠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모든 성적을 대충 감으로 매기는 것이 아니라 각종 시험 결과, 과제물 제출, 수업태도 관찰 기록 등등 반드시 데이터를 근거로 산출해야 하니 매 학기, 할 일이 무척 많다. 

 

학부모 면담은 일년에 2번 이루어진다. 가을에 한 번, 봄에 한 번이 있다. 보통 이틀에 걸쳐 이루어지는데, 학부모 면담이 있는 날에는 학생들은 보통 단축수업을 하고 집에 일찍 가게 된다. 한 학부모당 15분씩 면담 시간이 주어지고, 선생님과 상의해서 정해진 약속 시간에 교실로 가서 면담을 하게 된다. 학부모 면담이 있는 날에는 학부모회에서 교사들에게 점심을 제공하기도 한다. 주변의 식당에서 주문을 해서 교사 라운지에 음식을 뷔폐식으로 차려 놓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학부모들이 요리를 해서 가져다 놓기도 한다.  

특수 교사인 나는 내가 맡은 학생들의 부모님이 오는 시간에 맞추어 학생들의 일반 교실로 찾아 갔다. 그래서 담임 선생님과 함께 학부모를 맞이하여 학생의 학교 생활에 대해 듣고, 특수반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에 대해 질문을 받기도 했다.  

한국에서 일하던 학교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학부모 면담을 하였기에 그리 낯설지는 않았다. 학부모님들도 미국이나 한국이나 아주 비슷하게 느껴졌다. 모두가 자녀의 상급학교 진학, 수학 성적의 부진, 교우관계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꼭 와야 할 학부모는 좀처럼 오지 않고 오지 않아도 될 학부모들이 와서 자기의 아이들이 학교 생활을 얼마나 잘 하는가를 듣고 가는 현상을 마찬가지였다.  

차이점도 몇 가지 있었다. 우선 부부가 같이 오거나 아빠가 면담에 오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온 가족이 함께 온 사람들도 있었다. 미국에서는 한국과는 달리 학부모 면담을 굉장히 사적이고 비밀스런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 것으로 여기기 보다는 서로 정보를 주고 받고 대책을 의논하는 정도의 시간으로 생각 하는 것 같았다. 

부모와 학생이 함께 면담에 와서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경우도 있었다. 담임 선생님도 학생이 함께 면담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학생 스스로가 교육의 주체이고 중심이라는 가치관을 보여 주는 경우였다. 자기의 학교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가는데, 학생이 마땅히 동참할 권리가 있다고 여기는 눈치였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단점 보다는 앞으로의 가능성과 해야 할 일들 즉 미래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펼쳐 나갔다. 과거의 나를 돌아보니, 학부모 면담 시간에 어떻게 하면 학부모에게 진실을 낱낱이 밝혀 아이가 정신을 차리고 공부에 전념하게 만들까 하는 생각에 긍정적인 이야기 보다는 부정적인 현실을 이야기했던 태도가 생각났다. 뭔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여러가지로 긴장되고 신경 쓰였던 학부모 면담이 끝나자 할로윈을 전후로 교실마다 'fall party'라고 하는 학급 잔치를 벌였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Truck or Treat" 행사도 열렸다.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변장을 하고 와서 학교 운동자에 세워진 자동차를 돌며 자동차 주인에게 사탕을 받는 행사였다. 이러한 분위기에 전혀 익숙치 않은 나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추수감사절이나 성탄절보다도 기대되고 풍성하게 이루어지는 각종 할로윈 행사들을 보며 미국의 문화가 새삼 변화되었음을 씁쓸한 마음으로 지켜 보았다. 

 

아리조나의 짧은 가을 10월은 이렇게 행사에서 행사로 이어지며 쏜살같이 지나갔다. 이제 공립학교에서 일을 시작한지도 10개월이 지났다. 두 달만 있으면 써바이벌 2019년이 지나간다. 10개월간 버틸 수 있는 힘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나 자신에게 파이팅을 보낸다. 파이팅!


  1.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교장실에 불려가다

    한국에 사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교장실에 들어 가 볼 일이 거의 없다. 심지어 학창시절에 교장 선생님과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눠 본 경험도 극히 드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교장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는 학생들은 대개 두 부류이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
    Date2019.09.17
    Read More
  2.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분노왕

    요즘 나는 "분노왕"을 만나고 있다. 학교에서 말이다. 각 반마다 분노왕이 떡 하니 앉아있다. 이 "분노왕"은 여러가지 이유로 분노를 표출한다. 아침에 너무 졸려서, 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어서, 수학이 너무 어려워서, 친구가 가지고 놀고 있는 장난감을 가...
    Date2019.09.25
    Read More
  3.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너의 신발을 신고

    요즘 나는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중이다. 태어난 것이 아니라 태어나고 있다는 말이 좀 어색하게 들릴 수 있지만, 내 나름대로 뭔가 기존의 것을 버리고 새로와지고 있다는 표현이다. 한국에서 교사로 있을 때에는 '갑'의 위치에서 학생들이 나에게 ...
    Date2019.10.31
    Read More
  4.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있는 모습 그대로, 극복하지 않기!

    당신은 극복을 잘 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순응을 잘 하는 사람인가? 왠지 극복을 잘 하는 사람은 똑똑하고 멋져 보이지만 순응을 잘 하는 사람은 바보 같고 열등한 느낌을 주기까지 한다. 순응을 잘하는 사람은 극복을 못하는 사람인양 느껴진다. 국어사전에서...
    Date2019.11.10
    Read More
  5.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10월 바쁜 달!

    10월은 참으로 바쁜 달이었다. 가을 방학이 있었고, 가을 방학 끝나자 마자 학생들 성적표를 만들었다. 그리고 나니, 학부모 면담 기간이어서 처음으로 미국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학부모 면담에 참여하게 되었다. 며칠 전에는 할로윈이어서 학교가 온통 잔치 ...
    Date2019.11.14
    Read More
  6. [이인선의 메디케어 칼럼] 메디케어 바로 알기(46) 메디케어 새로 들어가기와 연례 가입기간 활용하기

    최근에 만난 분께서 지난 3월에 65세가 지났는데 메디케어를 신청하지 못했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요즈음(10월 15일-12월 7일까지)이 연례 가입기간이니 들어가시면 된다고 하니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은 이야기를 해 주셨어요. 40 크레딧이 그 당시 안...
    Date2019.11.20
    Read More
  7.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뭣이 중한디?

    "신 선생님, 갑돌이 IEP 미팅이 곧 다가오지요? 각별히 신경 쓰셔야 해요. 쉽지 않은 만남이 될 겁니다. 베테랑 선생님들이 미팅에 함께 들어가서 도와 드릴테니 너무 염려 마세요." 나의 멘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IEP 미팅이란 특수 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
    Date2019.11.26
    Read More
  8.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다르게 대우하면서도 공평하게 -형평성(Equity)

    수요일은 학교가 일찍 끝나는 날이다. 따라서 나도 좀 일찍 퇴근 할 수 있다. 수요일 아침, 빨리 퇴근 할 생각에 발걸음도 가볍게 출근했던 나는 오후에 회의가 있다는 소식에 실망감에 휩싸였다. "아이고, 오늘도 학생들 하교 후, 전체 회의가 있다니&hellip...
    Date2019.12.05
    Read More
  9.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색다른 지구인-ADHD

    "선생님, 오늘은 기분이 꿀꿀해서 공부가 안 돼요." 갑순이가 교실에 들어서자 마자 자랑스러운 듯 큰 소리로 말했다. 갑순이는 자리에 앉아서는 최신 유행가를 흥얼거리더니 몸까지 흔들어 재낀다. 옆에 앉아 있던 갑돌이도 이 바람을 타고 같이 노래를 부르...
    Date2019.12.21
    Read More
  10. [이인선의 메디케어 칼럼] 메디케어 바로 알기(47) 아이구 죄송해라!

    1) 메디케어 파트 C에 들어갈 시기를 놓치다니! 오늘도 또 그런 분을 만났습니다. 지난 6월 1일부터 메디케어 카드가 나왔지만 그건 오리지날 메디케어 A 와 B 뿐. 파트 C와 파트 D가 더 채워져야 한다는 것을 몰랐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병원에 갈일이 생겨...
    Date2019.12.24
    Read More
  11.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ADHD 2 “쉼 없는 영혼 (Restless Mind)”

    지난 주에 이어 ADHD, 즉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에 대해 다루어 보고자 한다. 지난 주에 다루었던 내용을 요약해 보자면 이렇다. 첫번째로 ADHD는 고칠 수 있는 "병"이 아니라 평생 동안 간직하게 될 "성향"이라는 것이다. 두번째로 ADHD의 근본 원인은...
    Date2019.12.24
    Read More
  12.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ADHD 3 단순한 삶

    본인에게 또는 가족 중 한 사람에게 ADHD 성향이 짙게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덤벙거리길 잘 하고, 무엇이든 까먹고, 정리 정돈을 잘 못하고, 집중이 잘 안 되고, 싫증이 잘 나고, 불끈 불끈 화를 참지 못하는 성미라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소리다. 이러...
    Date2019.12.31
    Read More
  13.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굿바이 2019, 핼로우 2020

    2019년이 끝나간다. 독자들이 이 글을 읽을 때에는 벌써 2020년일 것이다. 2020년은 경자년(庚子年) 쥐띠해라고 한다. 2019년은 돼지띠였다고 한다. 미국에 와서 5번째 성탄과 새 해를 맞이하지만 올 해의 성탄과 새해는 개인적으로 유난히 바쁘고 여유가 없...
    Date2020.01.05
    Read More
  14. [부동산 전문가 이선희] 2020년 아리조나 부동산 시장은 어디로 갈까?

    2020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현재 아리조나 부동산 시장은 어떤 상황인지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분석해 보려고 합니다. 아래 1번 그래프에서 보듯이 주택 거래 가격이 가장 낮았던 2011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지난 9년 동안 부동산 가격은 계속 ...
    Date2020.01.19
    Read More
  15.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살아남기 - 미국의 여러가지 장애인 정책들 1

    정보의 홍수 시대이다. 그런데, 홍수가 나면 아이러니하게도 먹을 물 부족에 시달리듯이, 정보가 홍수처럼 넘쳐나는 이때에 정작 필요하고 유익한 정보는 좀처럼 찾기 어렵다. 이번 글에서는 장애인을 위한 여러가지 자원이나 정보를 소개하고자 한다. 가족 ...
    Date2020.01.23
    Read More
  16. [이인선의 메디케어 칼럼] 메디케어 바로 알기(48) 승인 안 난 수술을 해 보험금이 지불 거부가 되었다고요?

    어제밤에 어르신 한분이 전화를 주셨습니다. 무릎 수술을 작년 10월에 하셨는데 며칠전 만불이 넘는 치료비 청구를 받았다면서 혼자 해결을 해보려고 했는데 잘 안된다면서 도와달라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아침 부랴사랴 가서 그 편지 내용을 읽어보니...
    Date2020.01.27
    Read More
  17.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살아남기 - 미국의 여러가지 장애인 정책들 2

    이번 글에서는 아리조나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장애인 단체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 Raising Special Kids http://www.raisingspecialkids.org/resources/more-resources/ 이 단체는 아리조나 지역에 기반을 둔 비영리단체로 학부모, 교육가, 지역...
    Date2020.01.27
    Read More
  18.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군대 같은 학교, 병원 같은 학교. 당신의 선택은?

    요 며칠 페이스북을 뚫어져라 검색하고 있다. 군대 간 딸의 모습을 페이스북에서 찾아 볼 수 있을까 해서이다. 딸이 소속된 부대에서 부모님들을 위해 부대 소식, 훈련 영상, 그리고 훈련 스케줄 등을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참 좋고 편리...
    Date2020.02.04
    Read More
  19.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위기 관리 능력

    요즘 여기 저기서 난리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뉴스와 유튜브가 온통 시끄럽다. 어느 나라나 사건 사고가 터지고 전염병이 돌긴 하지만, 그 나라나 단체의 건강성은 닥친 위기를 얼마나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처하느냐를 보고 판단 할 수 있다. ...
    Date2020.02.06
    Read More
  20.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가깝고도 먼 윤리

    며칠 전, 예전에 한국에서 알고 지내던 지구인이 우리집을 방문하였다. 그이는 현재 미국 동부에 살고 있는데, 투산에 새로운 직장에 인터뷰를 하러 이곳에 왔다고 한다. 그이의 직업은 의사. 한국에서도 의사였지만 지금 미국에서도 의사이다. 오랜만에 이런...
    Date2020.02.1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20 Next
/ 20
롤링배너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