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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참으로 바쁜 달이었다. 가을 방학이 있었고, 가을 방학 끝나자 마자 학생들 성적표를 만들었다. 그리고 나니, 학부모 면담 기간이어서 처음으로 미국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학부모 면담에 참여하게 되었다. 며칠 전에는 할로윈이어서 학교가 온통 잔치 분위기였다. 한국으로 치자면 추석 전후의 학교 분위기라고나 할까? 어수선하고 들뜨고 공부가 잘 안되는 그런 한 달이었다. 

 

아리조나의 학교는 4학기제로 운영된다. 쿼터제라고도 하는데 8월부터 10월 초까지 한 학기, 그리고 가을방학을 맞이한다. 10월, 12월 중순까지 한 학기, 그리고 겨울방학을 맞이한다. 1월, 3월 초까지가 세번째 학기이고 그 끝에 봄방학이 기다린다. 그리고 나서는 5월에 마지막 학기 그리고 여름방학이 되는 것이다. 

매 학기가 끝날 때마다 성적표가 배부된다. 초등학교 성적표에는 보통 통과, 노력요함(fail or Areas of Concern) 등으로 표기된다.  교과 내용이 비교적 세분화 되어 각 항목마다 학생의 성취 정도가 표기되므로 학생의 학업 성취도 정도를 성적표를 통해 대략 알 수 있다. 한국처럼 구구절절 문장으로 표기하지 않는다.  

일년에 4번, 그러니까 2달에 한번 꼴로 학생들의 성적을 매겨야 하니, 교사의 입장에서는 바쁠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모든 성적을 대충 감으로 매기는 것이 아니라 각종 시험 결과, 과제물 제출, 수업태도 관찰 기록 등등 반드시 데이터를 근거로 산출해야 하니 매 학기, 할 일이 무척 많다. 

 

학부모 면담은 일년에 2번 이루어진다. 가을에 한 번, 봄에 한 번이 있다. 보통 이틀에 걸쳐 이루어지는데, 학부모 면담이 있는 날에는 학생들은 보통 단축수업을 하고 집에 일찍 가게 된다. 한 학부모당 15분씩 면담 시간이 주어지고, 선생님과 상의해서 정해진 약속 시간에 교실로 가서 면담을 하게 된다. 학부모 면담이 있는 날에는 학부모회에서 교사들에게 점심을 제공하기도 한다. 주변의 식당에서 주문을 해서 교사 라운지에 음식을 뷔폐식으로 차려 놓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학부모들이 요리를 해서 가져다 놓기도 한다.  

특수 교사인 나는 내가 맡은 학생들의 부모님이 오는 시간에 맞추어 학생들의 일반 교실로 찾아 갔다. 그래서 담임 선생님과 함께 학부모를 맞이하여 학생의 학교 생활에 대해 듣고, 특수반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에 대해 질문을 받기도 했다.  

한국에서 일하던 학교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학부모 면담을 하였기에 그리 낯설지는 않았다. 학부모님들도 미국이나 한국이나 아주 비슷하게 느껴졌다. 모두가 자녀의 상급학교 진학, 수학 성적의 부진, 교우관계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꼭 와야 할 학부모는 좀처럼 오지 않고 오지 않아도 될 학부모들이 와서 자기의 아이들이 학교 생활을 얼마나 잘 하는가를 듣고 가는 현상을 마찬가지였다.  

차이점도 몇 가지 있었다. 우선 부부가 같이 오거나 아빠가 면담에 오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온 가족이 함께 온 사람들도 있었다. 미국에서는 한국과는 달리 학부모 면담을 굉장히 사적이고 비밀스런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 것으로 여기기 보다는 서로 정보를 주고 받고 대책을 의논하는 정도의 시간으로 생각 하는 것 같았다. 

부모와 학생이 함께 면담에 와서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경우도 있었다. 담임 선생님도 학생이 함께 면담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학생 스스로가 교육의 주체이고 중심이라는 가치관을 보여 주는 경우였다. 자기의 학교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가는데, 학생이 마땅히 동참할 권리가 있다고 여기는 눈치였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단점 보다는 앞으로의 가능성과 해야 할 일들 즉 미래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펼쳐 나갔다. 과거의 나를 돌아보니, 학부모 면담 시간에 어떻게 하면 학부모에게 진실을 낱낱이 밝혀 아이가 정신을 차리고 공부에 전념하게 만들까 하는 생각에 긍정적인 이야기 보다는 부정적인 현실을 이야기했던 태도가 생각났다. 뭔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여러가지로 긴장되고 신경 쓰였던 학부모 면담이 끝나자 할로윈을 전후로 교실마다 'fall party'라고 하는 학급 잔치를 벌였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Truck or Treat" 행사도 열렸다.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변장을 하고 와서 학교 운동자에 세워진 자동차를 돌며 자동차 주인에게 사탕을 받는 행사였다. 이러한 분위기에 전혀 익숙치 않은 나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추수감사절이나 성탄절보다도 기대되고 풍성하게 이루어지는 각종 할로윈 행사들을 보며 미국의 문화가 새삼 변화되었음을 씁쓸한 마음으로 지켜 보았다. 

 

아리조나의 짧은 가을 10월은 이렇게 행사에서 행사로 이어지며 쏜살같이 지나갔다. 이제 공립학교에서 일을 시작한지도 10개월이 지났다. 두 달만 있으면 써바이벌 2019년이 지나간다. 10개월간 버틸 수 있는 힘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나 자신에게 파이팅을 보낸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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