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그랜드캐년에서 관광객이 기념 사진을 찍다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지난 4일 ABC 뉴스 등 언론들은 한 여성이 등산 후 가족과 사진을 찍던 중 약 100피트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고 보도했다.
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 3일 오후.
이날 스카츠데일 출신의 여성 마리아 살가도 로페즈(59, 사진)는 그랜드캐년에서도 최고의 경치를 감상하기 좋은 사우스 림 매더포인트 인근에서 사진을 찍던 중 발을 헛디뎌 아래로 추락했다.
그랜드캐년 국립공원 측은 "숨진 여성이 지정된 산책로를 벗어나 사진을 찍다가 변을 당했다"면서 "이날 늦게 절벽 아래에서 시신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공원 측에 따르면 그랜드캐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다가 지난달 5일 다시 문을 열었다.
지난달 24일 캘리포니아 출신의 49세 여성이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숨져 이번이 올해 그랜드캐년에서의 두번째 사망 사고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그랜드캐년에서는 매년 평균적으로 1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데 지난 2018년에는 17명, 지난해에도 4명이 숨졌다.
이번 사례처럼 주로 위험한 위치에서 무리하게 사진을 찍으려다 실족하는 사고가 많다.
지난 2018년 12월 30일에는 캐나다에서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관광을 하던 박준혁 씨가 그랜드캐년 절벽에서 떨어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적이 있다.
당시 25살이었던 박 씨는 플래그스탭 병원에서 수개월 간 의식불명 상태로 치료를 받으면서 가족과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지만 이후 의식을 찾으면서 본국으로 돌아간 바 있다.
언론들은 그랜드캐년뿐만 아니라 호스슈 밴드, 스카이워크 등 아리조나의 유명 관광지에서 매년 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로 관리 인력 부족과 관광객의 안전 불감증을 들고 있다.
필 프랜시스 국립공원보존연합회 회장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관광객은 많은데 공원 관리 인력은 줄어들었다"면서 "그랜드캐년은 계절에 따라 기온차이가 큰 더위와 추위가 반복된다. 그러나 이런 날씨 패턴조차 모르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열사병이나 겨울철 조난사고가 빈발하며 절벽 끝으로 가지 말고 지정된 관람 동선 안에서 움직이라는 안전수칙을 무시하는 일부에 의한 사고가 좀처럼 줄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