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의 불이 난 아파트에서 엄마가 아이를 살리려고 집 밖으로 떨어트리고 이 아이를 고등학교 미식축구 선수 출신의 흑인 남성이 몸을 던져 받아냈다.
아이를 살린 엄마는 안타깝게 숨졌다.
필립 블랭크스(28)는 친구와 새벽 운동을 위해 7월 3일 이른 아침 19th 애비뉴와 던랩 애비뉴 교차로 상의 한 아파트를 찾았고 비명을 들었다.
화염에 휩싸인 아파트 3층 발코니에서 두 아이의 엄마 레이철 롱(30)이 애타게 도움을 요청하던 순간이었다.
불이 난 건물 바깥에서 발을 동동 구르던 이웃 주민들은 엄마를 향해 아이를 던지면 받겠다고 소리쳤다.
결국 엄마는 불길이 등 뒤에서 치솟자 아들을 꼭 살려달라며 3층 발코니에서 아이를 떨어트렸다.
이 장면을 본 블랭크스는 주저하지 않고 뛰었고, '헬리콥터처럼 빙글빙글 돌면서' 3층에서 떨어지는 아이를 받아 냈다.
전광석화처럼 몸을 던져 아이를 받아낸 것이다.
아이가 아파트 바닥에 부딪히기 직전의 아찔한 순간이었다.
영상을 보면 아이를 받은 블랭크스는 일어나서는 아이를 안은 채 건물 주변에서 잽싸게 피했다.
블랭크스가 주차장에서 아이를 둘 곳을 찾았을 때 한 운전자는 차 문을 열어 도왔고, 다른 사람은 젖은 시트를 씌워 아이의 열을 식혔다.
블랭크스는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아이가 위에 있다'며 비명을 질렀고, 아이가 떨어졌다"며 "다른 남성이 아이를 잡으려고 있는 걸 봤지만 어려워 보여서 그 앞으로 나섰다"고 했다.
그는 이어 "결국 내 일이었다"며 "엄마가 아이를 발코니에서 떨어뜨리는 걸 봤을 때 본능이 발동했다"고 했다.
그는 "흐릿하고 시야가 좁았다"면서 "아기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며 "그저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블랭크스는 미시간주의 캘러머주센트럴 고등학교에서 미식축구 스타 선수로 활약했고, 졸업한 뒤에는 해병대에서 복무했다.
블랭크스가 구한 세 살배기와 함께 아이의 누나인 8살 소녀도 이웃 주민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다.
이발사인 흑인 남성 달토니언 알렉산더(42)는 불이 난 아파트 건물로 뛰어 올라가 복도에 쓰러져있던 8살 누나를 구조했다.
알렉산더씨는 "나도 3살과 9살 아이가 있다"며 "아이들이 거기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언론들에 말했다.
화재 당시 직장에서 일하고 있던 아이들의 아버지는 블랭크스와 알렉산더를 만나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두 사람은 이 가족을 계속해서 돕기로 했다.
다만, 두 아이의 엄마는 끝내 화마에 희생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경찰에 따르면 엄마는 아파트 발코니에서 떨어진 아들이 무사한지 확인한 뒤 8살 딸을 구하기 위해 화염 속으로 다시 뛰어들었다가 숨졌다.
블랭크스는 "진짜 영웅은 내가 아니라 롱"이라며 "그녀는 아이들을 살리기 위한 궁극적인 희생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편 이 소식을 전한 ABC뉴스는 "선수생활을 마친 전직 풋볼선수가 일생일대의 최고로 훌륭한 캐치를 보여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