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학습은 우리를 죽이지 않지만, 코로나19는 우리를 죽입니다."
코로나19 전염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아리조나주의 교사들이 학사일정 복귀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18일 CNBC에 따르면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는 운동에서 영감을 받은 아리조나주 교사들은 자신들이 2018년 파업에서 착용했던 빨간 티셔츠를 입고 자동차를 운전하며 곳곳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위 주도자 중의 한 명인 교사 스테이시 브로시우스는 대면교육을 지연시키기 위해 자동차 시위를 주도했다.
브로시우스는 일각에서 '자유주의적 사회주의 나치'로 비판받지만, 그는 "감염병 속의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아리조나주 교사들은 8월 17일을 학교 개학일로 정한 더그 듀시 주지사를 향해 적어도 오는 10월까지는 개학을 연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일선 학교의 개학으로 아리조나주 공립학교 학생 110만 명과 교사 2만 명이 코로나 감염 위험에 노출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교사들은 "교사로서 학생들의 장례식에 가고 싶지 않다"며 "어느 아이들도 이런 위험에 노출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위에 참여한 한 교사는 "통계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미국 내 아동 0.2%가 사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를 챈들러 학군에 대입해보면 최악의 경우 919명의 챈들러 학군 학생들이 숨질 수 있다는 뜻"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하루 확진자가 여전히 2000~4000명대로 발생하고 있는 팬데믹 상황 속에서 아리조나주 교사들은 예정대로 8월 중 대면수업 개학을 할 경우 학교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염의 또다른 진원지가 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힐라 카운티의 한 학교에서 써머스쿨 화상수업을 위해 교실을 나눠썼던 교사 3명이 모두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고 그 중 61세의 킴벌리 차베스 로페즈 버드 교사가 코로나 합병증으로 최근 숨진 사실은 교사들의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같은 우려는 최근 '익스펙트 모어 아리조나'라는 단체가 조사한 설문결과에서도 잘 나타난다.
아리조나주 교사들을 대상으로 8월 개학 후 학교로 돌아갈 것이냐는 질문에 18%는 "학교로 나가서 수업을 해야 할 지 여전히 고민 중"이라는 응답을 내놨다.
설문 결과는 학교가 문을 열어도 교사 부족으로 정상적 수업이 어려울 수 있다는 걸 암시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길버트 클래시컬 아카데미와 일부 다른 학교 학생들은 공개서한을 통해 듀시 주지사가 개별 학군들이 개학을 결정토록 하지말고 행정명령으로 개학을 일괄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보내기도 했다.
개학 연기를 놓고 주지사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