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포스트::칼럼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newshin.JPG

 

 

며칠전에 드디어 나의 블로그를 완성하였다. 

네이버 블로그 이름은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 

큰 기대는 없었다. 

그저 그동안 조금씩 써 왔던 글들을 주제별로 분류하고, 지역 신문 지문에 싣기에는 다소 전문적인 '특수교육 관련 자료'들을 관심있는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였다.  

그래서 일주일동안 쉬엄 쉬엄, 그동안 써 왔던 글들을 블로그에 차곡차곡 올려 보았다.  

블로그를 정리하고 나니, 나의 블로그를 알리고 싶은 마음에 카톡 친구로 등록되어 있는 사람들 중에서 관심을 가질 법한 사람들에게 카톡문자로 블로그 링크를 보내며 안부를 전했다. 

미국에 온 후로 한번도 연락을 안 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다들 코로나 바이러스로 집에서 심심했던  모양인지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답문자가 왔다.    

어떤 이는 이사를 가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었고, 어떤 이들은 자녀를 미국으로 유학 보내려 고민 중이었다.  

지인들의 근황에 대해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한동안 잊고 지내던 사람들과 다시 연결 되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더 놀라운 일은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옛 동료들과 친구들에게 나의 블로그를 알리던 중, 전에 함께 일했던 동료들과 우연히 카톡방을 열어 수다를 떨게 되었다. 

다들 갑자기 불어 닥친 코로나 사태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던 차였다. 

선교사로 필리핀에 있던 친구는 한국으로 철수하여 붕 뜬 상태로 있었고, 남편을 따라 스페인에 머물던 동료도 유럽 여행은 커녕 혈기 넘치는 아이들과 함께 집안에 갇혀 있다시피한 상황이었다.  

교사로 일하다 올망졸망 세 아이의 엄마가 된 친구는 몸은 바쁘지만 무엇인가 지적인 일을 하고픈 목마름이 있었다.  

카톡으로 이들과 수다를 떨던 와중에 "우리 외국에 사는 한국 어린이들을 위해 온라인 학교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하는 의견이 나왔다.  

모두가 흥미를 보였다. 

갑자기 여러가지 아이디어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다들 아이들을 가르치고 길러 본 경험이 있는데다가 외국 살이의 경험까지 더해져서 제법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의견들이 나왔다.    

"요즘 한국에서도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는데요,  내용이 너무 어려워서 도저히 애 혼자는 못하겠더라고요. 엄마인 제가 항상 옆에 붙어 있어야 한다니까요."

"선생님들이 온라인 수업을 할 때, 반복을 안 해 주시고 한 번만 설명하시고 지나가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옆에서 계속 설명을 해 주어야 해요."

"외국에 사는 한국 학생들은요, 저학년은 한글 익히기, 중학년은 사회, 과학 그리고 고학년이 되면 과학 용어들을 어려워 하더라고요."

"한글을 국어 교과서로 가르치려고 보니, 진도가 너무 빠르고, 아이들이 따라 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카톡방의 친구들과 나는 신나게 수다를 떨다가 급기야 학교 이름, 정기 모임 등도 정하였다. 

학교 이름은 'GLOBAL ONLINE KOREAN SCHOOL', 줄여서 GOKA이고 정기 모임시간은 한국 시간으로는 매주 화요일 밤 10시, 스페인 시간으로는 오후 3시 그리고 피닉스 시간으로는 오전 6시이다.  

만나는 장소는 "ZOOM"이다. 

자료 공유는 구글 폴더 공유로 서로의 아이디어와 계획들을 나누기로 하였다.        

벌써 첫번째 모임을 온라인으로 하였다.  

다들 진지한 모습이었다. 

생각들을 많이 한 모양이었다.  

어떤 학습자료들을 개발할 것인지, 교육 매체는 무엇으로 할 것인지, 학생모집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등 뭔가 진짜 학교를 개교하는 것처럼 분위기는 뜨거웠다.  

우선은 해외에 흩어져 있는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혼자서도 동영상을 보고 쉽게 공부할 수 있도록 유투브 동영상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마치 한국판 칸아카데미(Khan Academy)처럼 말이다. 

한국, 스페인, 미국에 흩어져 사는 우리들이 언제 어떻게 동영상을 찍고 학교 문을 짠 하고 열지 알 수는 없지만 주사위는 던져졌고, 일단은 복잡한 생각은 하지 않고 한 번 길을 가 보려고 한다.  

GOKA의 창단 멤버 중 한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의 제안을 듣는 순간, 가슴이 막 뛰었어요!"

난 이 말 한마디로 이미 진정한 교육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네이버 블로그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 운영중.  이메일 namenoshin@naver.com


  1.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억지 감사가 넘쳤던 하루

    곧 있으면 추수감사절. 오늘 아침 나는 하루를 감사로 시작하리라 굳게 마음 먹었다. 비록 몸과 마음은 거듭되는 온라인 수업과 학생지도로 지치고 피곤했지만 요즘 같이 혼란스럽고 걱정이 많은 때에 COVID-19에 걸리지도 않았고 일할 터전이 있으니 얼마나 ...
    Date2020.12.03
    Read More
  2.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언택트 (UNTACT) 시대의 콘택하기

    며칠전에 드디어 나의 블로그를 완성하였다. 네이버 블로그 이름은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 큰 기대는 없었다. 그저 그동안 조금씩 써 왔던 글들을 주제별로 분류하고, 지역 신문 지문에 싣기에는 다소 전문적인 '특수교육 관련 자료'들을 관심있...
    Date2020.08.09
    Read More
  3.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온라인 수업은 힘들어!

    눈물이 다 나올 지경이다. 온라인 수업이 힘들어서 말이다. 오늘은 "Zoom"으로 수학 시험을 보았다. 학생들 중 집중력이 좀 떨어지거나 이해력이 부족한 학생은 일대일로 문제를 읽어주면서 시험을 본다. 한 학생이 나의 목소리가 안 들린다고 난리를 치며 문...
    Date2020.09.10
    Read More
  4.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온라인 수업이 가져온 변화들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었다. 예상대로 학교는 대면수업을 시작하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새 학년 새학기를 맞이하였다. 전국적으로 아니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니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들이 생겨나고 있다. 먼저, 장비의 현대화이다. 기계와는...
    Date2020.09.02
    Read More
  5.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온라인 시대의 개막!

    "갑돌아, 네 컴퓨터 오디오를 소거 상태로 놓거라. 안 그러면 하울링이 생겨!" "네." "금동아, 10시가 되면 담임 선생님 줌 수업에서 나와서 바로 내 수업 줌으로 들어오너라. 알았지!" "갑순아, 오늘 집에서 뭐했니?" 갑돌이는 바로 내 옆에 앉아 있는데도 ...
    Date2020.10.08
    Read More
  6.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온라인 시대의 덕(德) 1부

    "삐이이이~~~" 날카로운 전화선 연결음 후에 짜잔 하고 열리던 PC 통신의 시절을 기억하는가? 천리안, 나우누리, 하이텔 등의 이름도 기억나는가? 지금 청소년들이 들으면 왠 구석기 시대 이야기인가 하고 의아해하겠지만 전화기, 티브이, 비디오, 컴퓨터, 프...
    Date2020.04.09
    Read More
  7.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온라인 시대의 덕(德) 2부

    온통 온라인이다. 학교가 문을 닫은 요즘, 본격적인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었다. 특수 교사인 나도 예외는 아니다. 집중력이 번개 보다도 더 짧은 나의 제자들을 컴퓨터 화면 앞으로 끌어 모아 지루하기 짝이 없는 덧셈, 뺄셈, 글쓰기를 재미나게 가르쳐야 한...
    Date2020.04.21
    Read More
  8.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완전 지구인 출몰!

    지난 겨울, 우리 집에 지구인이 왔다. 그는 아프리카 케냐에서 의료 선교를 하고 있는 남편의 후배이다. 그가 할 줄 아는 말은 한국어, 스와힐리어, 그리고 영어. 우리들은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었다. 저녁 식사는 우리 교회에 있는 또다른 지구인 부부와 함...
    Date2018.09.08
    Read More
  9.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요람에서 무덤까지 ? 아리조나 주의 장애인 복지 정책 (1)

    최근 한국에서는 장애인 등급제를 31년만에 폐지하고, 대신 장애 정도를 중증과 경증 이렇게 2 종류로 구분하여 복지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장애인 등급제는 정부로부터 복지 혜택을 받고자 할 때 중요한 자격요건 및 기준이 된다. 그래서 많은 장애인 ...
    Date2019.07.04
    Read More
  10.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요람에서 무덤까지 ? 아리조나 주의 장애인 복지 정책 (2)

    지난 주는 DDD(Division of Developmental Disability)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대상에 대해 연령별로 알아 보았다. 이번에는 DDD에서 제공하는 복지 서비스의 종류와 서비스가 제공되는 과정에 대해 알아 보고자 한다. 이 모든 내용은 DDD의 인터넷 홈페...
    Date2019.07.10
    Read More
  11.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요람에서 무덤까지 ? 아리조나 주의 장애인 복지 정책 (3)

    "우리 아이보다 딱 하루만 더 살고 싶어요!" 이것은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고백이다. 종종 신문에는 부모와 성인 장애인 자녀가 함께 목숨을 끊는 끔찍한 기사도 접한다. 학령기의 장애인들은 그래도 학교라는 울타리가 있어서 ...
    Date2019.07.16
    Read More
  12.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용감한 지구인의 방문

    지난 주, 용감한 지구인 4명이 우리집에 왔다. 그들은 멀리 태평양 건너편 한국에서부터 왔다. 4명 모두 여성이며, 미혼이고 미국은 거의 초행길이나 다름 없다고 했다. 한국에서 승용차 밖에 운전한 경험이 없지만 용감하게도 8기통 대형 벤을 빌려서 라스베...
    Date2019.02.02
    Read More
  13.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위기 관리 능력

    요즘 여기 저기서 난리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뉴스와 유튜브가 온통 시끄럽다. 어느 나라나 사건 사고가 터지고 전염병이 돌긴 하지만, 그 나라나 단체의 건강성은 닥친 위기를 얼마나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처하느냐를 보고 판단 할 수 있다. ...
    Date2020.02.06
    Read More
  14.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위기의 아이들

    한국이나 미국이나 '위기의 아이들'이 있다. 무엇이 위기인가? 공부를 너무 못해서, 반대로 너무 잘해서, 집이 너무 가난해서 반대로 너무 부자여서, 성격이 너무 내성적이어서 반대로는 너무 극성이어서 위기라고들 떠든다. 공부를 너무 못하면 상급...
    Date2019.08.27
    Read More
  15.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유기농 공동체 (Organic Community )

    나는 지금까지 여러 종류의 공동체에 소속되어 있었다. 친정, 시댁, 우리 가족, 학교, 직장, 교회 …. 특히 나는 '학교'와 '교회'라는 공동체에 오랜 세월 몸 담아 왔다. 이 두 조직은 아주 다르면서도 비슷하다. 비슷한 점이라면 규칙...
    Date2020.10.23
    Read More
  16.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유비쿼터스적인 그리고 유니버셜한 유형의 학부모들

    이상한 학부모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언제 어디나 존재한다는 것을 요즘 강하게 느끼고 있다. 한국에서 교직 생활을 할 때에도 한 학기에 한 번 정도는 이상한 사람들에게 시달렸다. 미국에 와서는 좀 달라질까 했더니 여기도 마찬가지이다. 이상함에는...
    Date2021.01.30
    Read More
  17.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일등을 만드는 교육 vs 꼴등을 없애는 교육

    대한민국에서는 아기들도 바쁘다. 이것 저것 배워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젊은 엄마들은 아기가 빨리 자라서 초등학교에 들어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아기에게 이것 저것 가르치느라 돈이 많이 드는데 오히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학원비나 교재...
    Date2019.03.03
    Read More
  18.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있는 모습 그대로, 극복하지 않기!

    당신은 극복을 잘 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순응을 잘 하는 사람인가? 왠지 극복을 잘 하는 사람은 똑똑하고 멋져 보이지만 순응을 잘 하는 사람은 바보 같고 열등한 느낌을 주기까지 한다. 순응을 잘하는 사람은 극복을 못하는 사람인양 느껴진다. 국어사전에서...
    Date2019.11.10
    Read More
  19.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장애인이 가장 살기 좋은 주, 아리조나

    며칠 전, 내가 살고 있는 아리조나가 미국 뇌성마비 협회(United Cerebral Palsy)에서 2015년에 발표한 장애인이 가장 살기 좋은 주 1위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사막의 도시, 황량하고 모래바람으로 뿌옇기만 한 이 땅이, 알고 보니 장애인...
    Date2018.12.01
    Read More
  20.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적어야 산다!

    '적자생존' 무슨 뜻인가? 다윈의 진화론에서 나온 말이긴 하지만 예전에 일하던 학교에서는 좀 다른 뜻으로 쓰였다. 함께 일하는 지구인 중에 구호 만들기를 잘하는 선생님이 계셨다. 학생들에게 메모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기억하기 좋으라고 '...
    Date2019.03.0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20 Next
/ 20
롤링배너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