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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 신나서 조금은 미안한 이야기인데요, 오늘 장장 두시간 반에 걸친 시험 끝에 PASS하고 왔어요!

그동안 거의 한달에 걸쳐 하루 한두시간 어떤 때는 서너시간, 지난 이틀은 8 시간씩, 도합 100시간쯤을 투자해서 따낸 거사랍니다. 65세의 내게는 시험은 너무나 어려워서 꼭 떨어졌는지 알았어요. 듣도 보도 못한 내용이 많이 나왔거든요. 그동안 인터넷 강좌와 중요 내용 프린트를 가지고 공부하다가 주로 모의 시험문제를 풀고 또 풀었었거든요.

그런데 익숙해진 시험문제 경향과 각도가 달리 나오고, 게다가 전혀 배운 바 없는 것들이 섞여있으니 겁에 질렸어요.  이거야 읽는데도 시간이 얼마나 가고 이해가 곤란한지... 그리고 한참 읽다가 보니 무슨 말인지 뱅뱅 돌아가기만 하고 눈은 읽어내려가는데 뜻은 하나도 안들어 오고요, 머리에 쥐가 난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로구나, 첨으로 깨달았어요. 160문제 중 삼분지 일이 확신 없어 다시 체크하리라 했는데 어느새 시간도 모자라고 나중에 허겁지겁... 안되겠구나 포기하는 마음까지 들었죠. 그래서 할 수 없지 뭐... 누구는 석달 투자해서 세번만에 되었다던데 또 한번 더 쳐봐야 되나보다... 낙방을 각오하고 시험을 마쳤습니다.

그랬는데 시험장에서 나오자마자 채점해서 싸인을 해서 주네요. 70점이 합격선인데 78점으로 좋은 성적으로 되었다는 거예요!

"정말? 패스 했다고?" 

그 여자가 내가 얼마나 몰라서 쩔쩔 매었는줄 알아채고 마음을 변하여 불합격 증서로 바꾸어 써 줄까봐 재빨리 합격서를 거머쥐고 뛰어 나와버렸어요. ㅎㅎㅎ 돌아오는 길에 너무나 마음이 좋아서 자꾸 깔깔 웃었고요, 집에 갈 때까지 남편에게 거짓말 하고 가서 놀래키리라 한 것도 못 해먹고 당장 이야기 할 정도로 참을 수 없이 즐거웠답니다.

미국와서 운전면허 시험도 한번 떨어지고 두번만에 붙은 이몸이 단번에 붙다니요! 2015년 첫번째로 기도응답 리스트에 당장 올리며 감사했답니다.  

반복의 힘! 공부란 결국 반복을 하는 것이더라구요. 머리에 들어갈 때까지. 중간에 포기하면 안되고 될 때까지 하면 되는 것이라구요. 무엇이든지 그렇다는 것을 알았어요. 운동하는 사람도, 악기 하는 사람들도 얼마나 같은 것을 무한 반복 하지 않던가요? 반복의 비밀을 깨달으니 요즈음 공부하는데 재미가 들렸더랬어요.

실은 지가 이름있는 대학을 나왔어도 전공이 예술계통이라 공부에는 그리 취미가 없는 편이거들랑요. 그런데 공부하면서 보니 아직도 머리가 쓸만한게 아주 보통 좋은 게 아닌 것 같아요. 이런 머리를 이때껏 놀리고 별로 안 써먹었으니 얼마나 창조주님께 죄송한지 모르겠네요. 반복을 끝까지 하면 머리가 좋은 사람이 되고 중간에 포기하면 결국 머리나쁜 사람이 되고 마는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지요.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시험은 시작일 뿐이고 앞으로 제대로 써먹으려면 대여섯개를 90점 이상씩 받아야 한다네요. 산넘어 산이 기다리고 있대요. 참 내.  그래도 오늘 기분을 잃지 않고 씩씩하게 나아가보죠 뭐.

아, 그런데 무슨 시험이냐구요? 아직은 비밀이예요. 하지만 나중에 아시면 "그까짓것 별 것도 아닌 것 갖고 웃기네" 하실껍니다.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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