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을 환영합니다.
AZ 포스트::칼럼
조회 수 14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newshin.JPG

 

 

"갑돌아,  네 컴퓨터 오디오를 소거 상태로 놓거라. 안 그러면 하울링이 생겨!"

"네."

"금동아, 10시가 되면 담임 선생님 줌 수업에서 나와서 바로 내 수업 줌으로 들어오너라. 알았지!"

"갑순아, 오늘 집에서 뭐했니?"

갑돌이는 바로 내 옆에 앉아 있는데도 나는 컴퓨터 모니터 화면 속의 갑돌이를 보고 말했다. 갑돌이도 역시 바로 옆에 앉아 있는 나를 자기 컴퓨터 화면으로 쳐다보면서 컴퓨터의 소리 설정을 만지작 거렸다.  

금동이는 자기 교실에 앉아서 헤드폰을 끼고 나의 줌 수업에 들어오는 중이다. 갑순이는 지금 자기 집에서 나의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중이다. 

참 기묘한 상황이다. 나는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여 가르치고 있는 문어발 능력자 선생이다.  

무슨 말인가 궁금할 것이다.        

요즘 내가 일하고 있는 학교에서는 대면 수업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학생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학교에 등교하고 있다. 오랫동안 집에만 있다가 학교에 나오게 되니 아이들은 신이 나 보인다. 그렇지만 예전과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교실에 더 이상 짝꿍은  없다. 서로  멀찍이 책상을 떨어뜨려 놓고 앉는다. 다른 반 친구들과는 절대 만날 수 없다. 

식사도 자기 반 교실에서 하고, 놀이시간도 따로 따로 정해진 시간에만 놀이터에 나가 한 반씩만 놀게 되어 있다.  

혹시나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였을 때를 대비하여 접촉자의 수를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의 일환인 것이다. 

그런데 부득이하게도 이반 저반 아이들을 묶어서 소그룹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특수교사로서는 이 방침이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오늘은 1반 학생들을 직접 데리고 수업을 하고 대신 2반 학생들과 온라인 수업을 신청한 학생들은 '줌'으로 수업을 하게 된 것이다. 

그것도 아이들을 내 교실로 불러오지 못하고 내가 직접 아이들에게 가서 지정된 교실에서 수업을 해야 한다. 

대면 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봉착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줌'을 메인 소통창구로 이용하여 수업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대면수업을 하는 학생들도 모두 학교에서 나눠 준 크롬북을 들고 나에게 온다.  

대면 수업을 하건, 학교나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든지 간에 모든 학생들이 나의 줌 수업에 들어오면 그제서야 본격적이 수업이 시작된다.  

종이로 된 학습지를 나눠주는 일은 이제 매우 드문 일이 되었다. 

모든 과제나 활동은 구글 클라스를 통해 전달된다. 

걸어서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는 대신에 온라인 도서관에 아이들을 안내한다. 

아이들은 온라인 도서관에 있는 전자책을 읽고. 도서관 프로그램에 있는 독서 퀴즈도 풀어 본다.   

일반 학급에서도 수준별 수학 수업을 할 때에는 줌으로 수업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COVID-19 이전에는 4, 5학년 학생들이 수학 시간에 되면 상, 중, 하 그룹으로 나뉘어 각자 해당 교실로 이동하여 수업을 받았는데, 지금은 다른 반 학생들과 한 교실에서 수업을 받을 수 없으니 학생들은 교실을 이동하여 수업을 하는 대신에 각자의 수준에 맞추어 줌으로 접속하여 수업을 받는다. 그래서 수학 시간은 학생들 모두가 해드폰을 끼고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는 기묘한 광경이 연출된다. 

한 교실에 있지만 실제로는 각자 다른 반에서 다른 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대면 수업이 시작되었지만 선생님들은 온라인 수업 때 활용하던 구글 클라스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과제도 모두 온라인으로 주고 받는다. 

이것은 혹시나 또다시 학교가 문을 닫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게 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모두 줌과 구글 클라스에 익숙해지고 길들여지게 되면 예전과 같이 종이로 주고 받고 물리적인 이동을 하는 수업은 줄어들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줌과 구글 클래스를 통해 얻어지는 편리함과 이득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줌으로 수업을 하게 되니, 장난을 치거나 산만한 행동으로 수업 분위기를 흐려 놓는 행동들을 '음소거' 단추 하나로 간단히 통제 할 수 있게 되었다.  

구글 클래스를 통해 과제를 내어 주고 퀴즈를 보니, 자동적으로 자료 수집과 채점, 성적처리가 간편히 해결되었다. 

아이들의 문제 행동을 교정하고 통제하기 위해 고용하였던 인력과 에너지도 예전보다는 휠씬 덜 필요하게 되었다.  

이러 저러한 이유 때문에 COVID-19가 가라앉고 완전한 대면 수업이 회복된다고 해도 온라인을 이용한 수업은 계속 이어질 것 같다.  

이번 COVID-19을 계기로 거의 모든 교육 자료들이 디지털화 되었다. 

그러니 온라인 수업과 구글 클래스는 더욱 날개를 달 것이라는 개인적인 전망이다.

이 시대의 아이들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온라인 세대가 될 것이다. 

COVID-19가 의료, 경제, 교통, 통신만을 바꿔 놓은 것이 아니라 교육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비록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아주 빠른 속도로 그리고 깊고도 넓게 교육은 변화하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 운영중.  이메일 namenoshin@naver.com


  1.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조용한 학교

    나는 요새 두 학교를 다닌다. 몇 주전에 갑자기 교장 선생님이 교실에 찾아와 어색한 미소를 짓더니 이웃 초등학교에 특수교사가 갑자기 그만두게 되어 교사가 당장 필요하니 그 쪽 학교 학생들까지 가르쳐야 한다는 날벼락 메시지를 전해 주셨다. 좀 황당하...
    Date2021.01.14
    Read More
  2. 메디케어 바로 알기(53) 메디케어 '공개 등록 기간' 이라는 것이 무엇인가요? -박주리 메디케어 전문가

    2021년 메디케어 공개 등록 기간 (1월 1일~3월 31일) 코로나 바이스러로 인해 유난히 길고 우울했던 2020년 한 해가 지나가고 어느덧 2021년 새 해가 밝았습니다. 그리고 연례가입 기간이 끝나고 메디케어 '공개 등록 기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기...
    Date2021.01.08
    Read More
  3.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미국 동전 이야기 2

    내 글의 애독자라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올 가을, 학기가 시작하자 마자 나는 "참 잘했어요" 스티커 대신에 수업때마다 "미국 동전"을 학생들에게 뿌렸다. 나름대로 동전을 주는 규칙이 있다. 4가지 항목에서 좋은 태도를 보이면 컴퓨터 상에서 동전 사진...
    Date2021.01.04
    Read More
  4.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한국인과 밥

    미국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놀라운 순간은 어느 때 인 줄 아는가? 그것은 바로 점심 식사 시간이다. 덩치가 산처럼 크고 먹성이 좋아 보이는 사람들이 손가락 크기 만한 너겟 몇 개를 점심이랍시고 깨작거리고 있거나 학생들이 도시락 가방에서 감자칩과 ...
    Date2021.01.04
    Read More
  5.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또다시 온라인 수업

    지난 금요일 교장 선생님이 드디어 교직원 회의를 소집하였다. 물론 줌으로 진행된 비대면 교직원 회의였다. 교장 선생님은 비장한 얼굴로 앞으로 펼쳐질 일들에 대해 발표를 하였다. 내용인 즉 추수감사절 휴일 이후 월요일부터 비대면 수업 즉 100% 온라인 ...
    Date2020.12.10
    Read More
  6.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억지 감사가 넘쳤던 하루

    곧 있으면 추수감사절. 오늘 아침 나는 하루를 감사로 시작하리라 굳게 마음 먹었다. 비록 몸과 마음은 거듭되는 온라인 수업과 학생지도로 지치고 피곤했지만 요즘 같이 혼란스럽고 걱정이 많은 때에 COVID-19에 걸리지도 않았고 일할 터전이 있으니 얼마나 ...
    Date2020.12.03
    Read More
  7.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팀으로 일하는 특수교육

    유명한 아프리카 속담을 소개하겠다. "It takes an entire village to raise a child." "아이 한 명을 기르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If you want to go quickly, go alone, if you want to go far, go together."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Date2020.11.16
    Read More
  8. [이인선의 메디케어 칼럼] 메디케어 바로 알기(52) 메디케어/연말에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현재 진행중인 연례가입기간에 우리가 무얼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몇주전에 이미 글을 올렸습니다. 이제 연말이 가까이 오니 연말 안에 해결하고 넘어 갈 일들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겠습니다. 1.OTC 사용하기 비처방약을 석달에 40불 혹은 75불, 275...
    Date2020.11.16
    Read More
  9.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뇌전증(腦電症)에 대하여

    뇌전증(腦電症)? 간질의 새로운 이름이다. 2009년에 대한뇌전증학회에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그동안 '간질'로 불려 졌던 병을 '뇌전증'이라고 부르기로 했단다. 영어로는 Epilepsy라고 부른다. 뇌전증에 대해 누구나 한두 마디씩은 들어...
    Date2020.11.06
    Read More
  10. [특별기고문] 16세기 교회개혁 운동이 21세기 지상교회에게 요구하는 것 -윤원환 목사

    -프로테스탄트 교회 개혁운동 513주년에 부쳐- 1. 16세기 교회 개혁운동의 의의 1517년 독일 교회개혁 운동가 마르틴 루터의 용기있는 저항신앙 운동으로 시작된 서방 유럽 교회 개혁운동은 단순히 그 당대 교회의 교리적 및 제도적 변혁에 머문 것만이 아니라...
    Date2020.10.31
    Read More
  11.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유기농 공동체 (Organic Community )

    나는 지금까지 여러 종류의 공동체에 소속되어 있었다. 친정, 시댁, 우리 가족, 학교, 직장, 교회 …. 특히 나는 '학교'와 '교회'라는 공동체에 오랜 세월 몸 담아 왔다. 이 두 조직은 아주 다르면서도 비슷하다. 비슷한 점이라면 규칙...
    Date2020.10.23
    Read More
  12. [이인선의 메디케어 칼럼] 메디케어 바로 알기(51) ANOC 를 받으셨지요?

    해마다 10월 15일부터 12월 7일까지는 메디케어 연례 가입기간입니다. 이때를 기점으로 참으로 많은 우편물과 전화가 옵니다. 우리들로서는 쳐다 보기조차 싫은 영어 메일들이 쌓이는 것이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서류는 무엇일...
    Date2020.10.16
    Read More
  13.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아이들은 무엇으로 자라는가?

    "선생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 갑순이가 이 학교에 와서야 마음을 잡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어요. 그 전까지는 학교를 3번이나 전학 다녔습니다. 선생님들의 사랑이 정말 큽니다." IEP미팅에서 학부모님이 미팅에 참석한 선생님들에게 하신 말씀이다. 마음...
    Date2020.10.16
    Read More
  14.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온라인 시대의 개막!

    "갑돌아, 네 컴퓨터 오디오를 소거 상태로 놓거라. 안 그러면 하울링이 생겨!" "네." "금동아, 10시가 되면 담임 선생님 줌 수업에서 나와서 바로 내 수업 줌으로 들어오너라. 알았지!" "갑순아, 오늘 집에서 뭐했니?" 갑돌이는 바로 내 옆에 앉아 있는데도 ...
    Date2020.10.08
    Read More
  15.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미국 학교에서 일하기

    감개무량(感慨無量)한 일이 생겼다. 며칠 전, 함께 일할 보조 교사, 영어로는 Instructional Assistant를 새로 채용하기 위해 면접을 보는데, 당당하게 면접관의 한명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재작년 이맘때, 취직을 하기 위해 면접을 보던 일이 생각났다. 단 2...
    Date2020.09.26
    Read More
  16.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미국 동전 이야기

    "시간 맞추어 수업에 들어왔네. 아이구 착해라. 자, 여기 쿼터 (25센트)가 있다!" "아니, 수업 중에 왜 혀를 내밀지? 이거 너무 예의 없는 것 아니야? 선생님이 갑자기 이야기 하다가 혀를 불쑥 내밀면 넌 좋겠냐? 안되겠다. 넌 오늘 패니(1센트)에 만족하거...
    Date2020.09.17
    Read More
  17.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온라인 수업은 힘들어!

    눈물이 다 나올 지경이다. 온라인 수업이 힘들어서 말이다. 오늘은 "Zoom"으로 수학 시험을 보았다. 학생들 중 집중력이 좀 떨어지거나 이해력이 부족한 학생은 일대일로 문제를 읽어주면서 시험을 본다. 한 학생이 나의 목소리가 안 들린다고 난리를 치며 문...
    Date2020.09.10
    Read More
  18. [특별기고문] 그리스도인의 고귀한 저항권을 정당하게 행사하려면 -윤원환 목사

    헨리 데이빗 소로(Henry David Thoreau)의 경우 19세기 중반 미국 매사추세츠 주 콩코드에서 수년간 오두막 집을 짓고 자유로운 자족의 삶을 구가했던 소로는 미국과 멕시코간 전쟁 발발시 주 정부가 강제한 인두세를 내지 않은 죄목으로 구치소에 감금된 적...
    Date2020.09.08
    Read More
  19.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온라인 수업이 가져온 변화들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었다. 예상대로 학교는 대면수업을 시작하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새 학년 새학기를 맞이하였다. 전국적으로 아니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니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들이 생겨나고 있다. 먼저, 장비의 현대화이다. 기계와는...
    Date2020.09.02
    Read More
  20.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COVID-19가 만들어 준 웃픈 학교 풍경

    "갑돌아, 마스크를 바르게 쓰도록 하여라." "갑돌아, 마스크 눈에다 쓰지 말고 입을 가리는데 써!" "갑돌아, 마스크를 왜 뒤집어 쓰는 거니? 네 마스크 안쪽이 고동색이 되었구나. 선생님이 새 것 줄 테니 제발 마스크 좀 얌전히 쓰고 있어라!" 오늘은 COVID-...
    Date2020.08.2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0 Next
/ 20
롤링배너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