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닉스 선즈가 큰 결단을 내렸다.
ESPN의 애드리언 워즈내로우스키 기자에 따르면, 피닉스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의 트레이드로 'CP3' 크리스 폴을 영입했다고 전했다.
이어 The Athletic의 샴스 카라니아는 폴의 대가로 리키 루비오, 켈리 우브레 주니어, 타이 제롬, 제일런 러큐와 1라운드 지명권이 오클라호마시티로 향했다고 전했다.
피닉스는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현역 최고 포인트가드를 확보했다. 이미 이달 중에 트레이드 협상에 나서면서 타결 가능성을 알렸다. 관건은 폴의 의도였다. 폴은 우승후보에서 뛰길 바랐으나 피닉스는 우승후보와 거리가 있다. 그러나 폴은 끝내 피닉스에서 뛰기로 했다. 기존의 데빈 부커와 디안드레 에이튼이 전력의 근간으로 버티고 있는 만큼, 폴의 가세로 인해 전력이 대폭 강해졌다.
폴은 지난 시즌에 오클라호마시티에서 뛰면서 스티븐 애덤스, 다닐로 갈리나리와 함께 했다. 이들과 함께 하면서도 유망주들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잘 다졌다. 폴의 유려한 경기운영에 힘입어 유망주들도 성장했다. 본인들의 잠재력을 잘 발휘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폴의 리더십과 선수단을 아우르는 능력이 충분히 잘 발휘된 결과였다. 이처럼 오클라호마시티에서도 팀을 잘 이끈 만큼, 피닉스에서는 좀 더 위력을 떨칠 것으로 예상된다.
폴은 지난 시즌 70경기에 나서 경기당 31.5분을 소화하며 17.6점 5리바운드 6.7어시스트 1.6스틸을 기록했다. 단순 기록만 보면 크게 도드라지지 않을 수 있지만, 폴은 기록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당장 경기운영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능력을 선보였다. 전력이 안정되지 않은 오클라호마시티를 잘 이끌면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팀을 한 데 뭉치는데 폴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부커와 에이튼은 이미 안정된 전력감으로 도약했다. 폴까지 더해 막강한 삼각편대를 구축했다. 부커와 에이튼은 지난 시즌에 루비오와 함께 하면서도 이전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이제 루비오보다 몇 수 위인 폴과 뛰는 만큼, 전반적인 위력과 효율은 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테이션도 당연히 단단하게 운영할 수 있다. 폴과 에이튼, 부커가 따로 뛰면서 상대에 따라 라인업을 다양하게 구축할 수 있다.
폴은 뉴올리언스 호네츠(현 펠리컨스)에서 먼티 윌리엄스 감독과 함께하게 됐다. 지난 2010-2011 시즌에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추후 폴은 팀을 떠났지만, 윌리엄스 감독과 폴이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만큼, 피닉스에서 어떤 호흡을 자랑할 지도 기대된다. 윌리엄스 감독은 이전과 달리 지도력을 더했고, 폴은 그 사이 LA 클리퍼스, 휴스턴 로케츠, 오클라호마시티까지 거치면서 경험을 더한 만큼, 피닉스에서 이를 잘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은 이미 뉴올리언스에서 타이슨 챈들러(휴스턴), 클리퍼스에서 디안드레 조던(브루클린)과 함께 했다. 평범한 수비형 센터에 불과한 이들을 일거에 팀의 전력감으로 만든 이면에는 폴의 역할이 가히 절대적이었다. 폴이 상대 수비를 어렵지 않게 요리한 후 랍패스를 만들면서 멋진 장면도 이미 수 차례 연출했다. 하물며, 에이튼은 이들 보다 훨씬 더 많은 성장가능성을 갖고 있어 폴과 에이튼이 어떤 그림을 만들지도 벌써부터 기대된다.
피닉스는 폴을 데려오는 과정에서 루비오와 우브레를 내줬으나 출혈은 크지 않다. 미칼 브리지스와 캐머런 존슨을 지켰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유망주보다 지명권 확보를 우선시 한 만큼, 피닉스가 선수층을 일정 부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오히려 폴의 몸값에 대비해 샐러리캡을 맞춰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피닉스의 전력 손실은 그리 크지 않다. 또한, 지명권에 보호조건을 최대한 확보하면서 추가 자산 지출을 줄였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폴의 계약을 덜어냈다.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제임스 하든이 이끄는 휴스턴을 탈락 위기로 몰아세우기도 했다. 비록 2라운드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시즌 개막 전에는 하위권으로 분류됐으나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만 하더라도 충분히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게다가 지명권 다수를 확보하면서 이미 재건에 돌입할 뜻을 밝힌 가운데 플레이오프까지 오르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오클라호마시티는 개편에 나서는 팀인 만큼, 폴이 오랫동안 남기 원치 않았다. 오클라호마시티도 곧바로 트레이드에 나설 뜻을 보였으며, 피닉스가 관심을 보이자 바로 협상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폴의 의사를 먼저 고려하면서 배려했다. 폴이 수긍하자 트레이드가 급물살을 탄 것으로 보이며, 트레이드 시장 개시에 맞춰 거래 성사가 발표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예상 시나리오는 피닉스와 오클라호마시티 외에도 LA 클리퍼스나 댈러스 매버릭스가 개입할 것으로 여겨졌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지명권 확보에 관심이 있었던 만큼, 루비오나 우브레를 다른 팀으로 보내길 바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클리퍼스나 댈러스는 당장 트레이드에 개입하지 않았다. 이에 오클라호마시티는 지난 시즌에 폴을 데려왔을 직후처럼, 루비오와 우브레를 매물로 곧바로 재차 트레이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트레이드로 오클라호마시티는 당연히 1라운드 티켓을 확보했다. 보호조건이 들어가 있지만 2022년부터 2025년 사이에 활용할 지명권을 가지면서 준수한 신인을 불러들일 통로를 다양하게 했다. 이미 폴 조지(클리퍼스), 러셀 웨스트브룩(휴스턴), 제러미 그랜트(덴버)를 보내면서 엄청난 양의 지명권을 확보한 오클라호마시티는 폴까지 보내면서 향후 7년 동안 16장의 1라운드 티켓을 갖게 됐다. 이만하면 미래를 위한 자산은 충분히 확보한 셈이다. 피닉스로부터 최대 네 장의 지명권을 받아낸 것 만으로도 충분히 성공적인 거래를 이끌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