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을 환영합니다.
AZ 포스트::칼럼
조회 수 12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newshin.JPG

 

 

미국의 학교에서 일하다 보니, 한국과의 확연한 문화차이, 교육관의 차이를 느끼는 순간이 있다.  

며칠전에도 학생들의 읽기 지도용 교재에 나와 있는 동화를 읽다가 깜짝 놀랐다. 

전혀 예상치 못한 결말에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이것은 한 쪽의 문화가 옳고 다른 쪽이 틀리다는 문제가 아니라 그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다는 것이다.  

나를 놀라게 한 동화의 내용은 이러하다. 3학년들이 읽는 동화였다.  

다리가 8개인 거미 학생이 어느 날 다리가 10개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리 2개 더 있으면 피아노도 칠 수 있을 것이고, 도자기도 만들 수 있고, 담요도 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또한 화려한 동작의 무용도 소화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데까지 상상이 되었다. 

그래서 그는 이러한 생각을 여러 친구 거미들에게 이야기했고 심지어는 수업시간에 이 아이디어를 내용으로 연설까지 하게 되었다. 

그런데 선생님은 그에게 F 학점을 주었다. 

낙제 점수를 받은 거미 학생이 선생님에게 이유를 묻자 선생님이 답하였다. 

"학생, 나는 꿈에서라도 자기가 다른 학생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이에게 상을 주지 않아. 더군다나  자네는 지금 모습 그대로 완벽하다네. 여덟이 가장 좋은 숫자라네. 열이라는 숫자보다 두 글자나 더 많지 않은가?(eight 이 ten 보다 철자 2개가 더 많다는 뜻)"

이 동화의 결말을 읽고는 깜짝 놀랐다. 

사실 도입 부분을 읽으며 '이 거미는 얼마나 진취적이고 앞서 나가는 친구인가, 틀림없이 성공할꺼야' 하는 생각을 했었다.  

나중에 커서 거미는 갑부가 되었다라는 류의 결말을 상상했었다. 

그런데 이게 웬말인가? 낙제 점수를 받다니. 

앞서겠다는 생각에 칭찬을 커녕 생긴데로 살라는 선생님의 조언까지 덧붙여진 결말에 이 동화 내용이 3학년 학생들에게 어떤 덕목을 가르치는 것인지 고개가 갸우뚱해졌다.  

그런데 또다른 읽기 교재에 실린 동화를 읽고는 미국 학교에서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나에게 충격을 준 두번째 동화는 이러하다.   

어느날  아기곰이 친구가 없어서 고민에 빠졌다. 

아기 곰은 아빠 곰에게 어떻게 하면 친구를 사귈 수 있을지 물어 보았다. 

그러자 아빠 곰은 "Just be yourself!" 우리말로 하자면 "그냥 있는 그대로의 네가 되면 된단다."  다시 말해 "생긴데로 살아라."라고 싱거운 답을 해 주었다.  

하루는 아기곰이 바위에 쓸쓸히 앉아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지나가던 토끼가 노래 소리를 듣고는 다가가 보았는데, 아기 곰이 무서워서 바위 뒤에 숨어서 지켜 보았다. 

한참을 지켜보던 토끼는 "이렇게 멋진 노래를 부르는 친구라면 무섭지 않을거야!"하고 생각하고는 가지고 있던 나팔을 불며 아기 곰 옆으로 다가갔다. 

토끼와 아기 곰은 한참을 서로의 곡조에 맞추어 노래와 연주를 하다가 친구가 되었다는 내용의 동화였다.  

나를 한참이나 생각하게 만들었던 것은 아빠 곰의 단순한 답이었다.  

만약 내가 아빠 곰이었다면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해, 그러면 아이들이 서로 친구하자고 몰려 올꺼야." 라거나 "친절한 말투와 표정으로 다른 동물들에게 적극적으로 말을 걸어 봐."라고 하거나 "맛있는 간식을 싸들고 가서 함께 나누어 먹으렴." 등의 충고를 건냈을 것이다. 

실제로 예전에 자녀가 친구를 사귀지 못해 고민하는 학부형들에게 나는 이런 류의 충고를 하곤 했었다.  

이 동화를 읽으며 나의 생각을 들여다보니, 나의 머릿속에는 "내가 좀더 발전하고 앞서 나가고 다른 이들보다 나아야 친구도 생기고 삶이 윤택해 질 것이다."라는 생각이 뿌리 박혀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미국의 학교에서는 남보다 앞서 나가거나 높아지는 것 보다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자기의 삶에 만족하는 것에 높은 가치를 두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자기 자신을 알아가고 자기의 입장을 스스로 대변하는 힘을 기르는 것에 교육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학생들이 치루는 시험의 종류를 보아도 차이가 난다. 

한국의 학교에서는 학력고사, 경시대회 등을 주로 보는데, 미국에서는 "진단평가"를 많이 본다.  

사실 4월에 아리조나에서 치루게 되는 AzMerit 이라는 주단위 평가도 문제의 수준이 학력고사나 경시대회가 아닌 진단평가이다. 

한국의 학교에서는 앞서 나가기 위해,  발전하기 위해 교육을 하는데 초점을 맞춘다면 지금 내가 일하는 미국 공립학교에서는 나를 발견하고 나를 표현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둘 중에 무엇이 맞고, 틀리고는 없다. 다만 서로 강조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바가 다르다는 것이다.   

앞만 향해 달음질치는 것에 극심한 피로감을 느꼈던 8학군 출신의 나는 지금 현상유지에만 급급하는 자아도취적 개인주의가 만연한 미국 학생들을 한심하게 쳐다 보기도 하고, 도무지 만족하지 못하고 노동에 가까운 공부에 허덕이는 한국 학생들을 불쌍히 여기기도 한다.  

무엇이든 균형이 잡히면 좋으련만 참 어렵다!

 

네이버 블로그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 운영중.  이메일 namenoshin@naver.com


  1.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코비드 후폭풍

    요즘 학교 분위기가 싸하다 한참 다음 학년 준비를 위한 인사 이동이 이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아시다시피 미국의 공립 학교 교사들은 모두 계약직이다. 비록 형식적이기는 하지만 매년 이맘때쯤 즉 3월에서 4월 정도가 되면 각 선생님들에게 다음 학년...
    Date2021.04.17
    Read More
  2.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트라우마

    요즘 학교에서 트라우마(trauma)에 대해 배우고 있다. 지난 일년 동안 많은 일들을 겪다 보니 요즘 배우고 있는 '트라우마'에 대해 부쩍 관심이 간다. 사전을 찾아보니 트라우마란 과거 경험했던 위기나 공포와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때, 당시의 감정...
    Date2021.04.09
    Read More
  3. 메디케어 바로 알기(61) 크레딧이 부족하면 메디케어 신청을 못하나요? -박주리 메디케어 전문가

    오늘은 최근에 제가 도와드린 분의 이야기를 먼저 들려드릴게요. 처음으로 65세가 되었을 때 크레딧이 40점 미만이어서 여태까지 파트B만 갖고 계셨던 분이셨어요. 남들보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여태껏 건강하게 잘 살아왔는데 갑자기 심장마비가 오는 바람에...
    Date2021.04.03
    Read More
  4.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생각하게 하는 동화

    미국의 학교에서 일하다 보니, 한국과의 확연한 문화차이, 교육관의 차이를 느끼는 순간이 있다. 며칠전에도 학생들의 읽기 지도용 교재에 나와 있는 동화를 읽다가 깜짝 놀랐다. 전혀 예상치 못한 결말에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이것은 한 쪽의 문화가 ...
    Date2021.03.25
    Read More
  5. 메디케어 바로 알기(60) 메디케어 우대보험이 더 좋은건가요? -박주리 메디케어 전문가

    오늘은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플랜이라고 불리는 메디케어 우대 보험 플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할게요. 메디케어 우대보험은 메디케어 파트 C로도 잘 알려진 플랜인데요. 여러 보험사에서 TV 광고로 선전을 굉장히 많이 하는 플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
    Date2021.03.25
    Read More
  6.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괘씸한 동화

    미국에서 특수교사를 시작한 곳은 프리 스쿨이었다. 잠깐 동안이었지만 미국 교육과 한국 교육의 극명한 차이를 확실히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미국의 프리 스쿨은 3살에서 5살 사이의 유아들이 다니는 곳이다. 5살부터는 유치원에 입학하게 되고, 미국에...
    Date2021.03.05
    Read More
  7. 메디케어 바로 알기(59) 메디케어 파트 D 플랜이 커버하는 것 -박주리 메디케어 전문가

    메디케어 파트 D 플랜이 커버하는 것 모든 플랜은 암 또는 에이즈를 치료하기 위한 약물과 같이 특정 보호 등급에 속하는 대부분의 약물을 포함하여 메디케어 수혜자가 복용하는 광범위한 처방약을 커버해줘야 합니다. 플랜이 커버해주는 약품 목록 (처방집)...
    Date2021.03.05
    Read More
  8.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우리 아이에게 특수교육이 필요하다면? 미국에서의 절차

    미국의 공립 학교에서 특수교육을 받으려면 어떤 절차가 필요할까? 단계가 생각보다 복잡하여 구구절절 말로 설명하기 보다는 이야기 식으로 예를 들어 설명해 볼까 한다. 갑돌이의 엄마는 요즘 걱정이 깊어졌다. 이제 1학년에 들어간 갑돌이를 옆에 끼고 앉...
    Date2021.02.28
    Read More
  9. 메디케어 바로 알기(58) 메디케어 파트 B 보험료가 얼마인가요? -박주리 메디케어 전문가

    메디케어 파트 B 보험료가 얼마인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달 표준 보험료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총 소득이 특정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보험료가 올라갑니다. 아래 표를 보시면 월 보험료가 얼마인지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참고: 2021년 표준 ...
    Date2021.02.28
    Read More
  10.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마음가짐이 먼저냐 행동거지(行動擧止)가 먼저냐?

    요즘 내가 푹 빠져 있는 티브이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그것은 "600 파운드의 삶(600lb life)" 라는 프로그램이다. 제목에서 이미 감을 잡았겠지만 고도 비만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위절제 수술의 권위자인 한 의사를 찾아가 수술을 받기 위해 여러가지 생활...
    Date2021.02.25
    Read More
  11.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다시 시작!

    "다음 달 중순부터 다시 대면수업 시작!" 교육청에서 이메일이 날라왔다. 오늘 교육위원회 회의에서도 발표하였다. 어쩌면 다음 달 중순보다 더 빨리 학교문을 열지도 모른다고 한다. 만일 2주 연속 확진자 수가 일정 수준 아래로 내려가고 여러가지 지수가 ...
    Date2021.02.13
    Read More
  12. 메디케어 바로 알기(57) 백내장이나 녹내장 증상이 있으신가요? -박주리 메디케어 전문가

    혹시 시야가 흐릿하세요? 백내장은 시력에 영향을 미치는 수정체가 흐려지는 질환입니다. 백내장은 종종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발생합니다. 65세에서 74세 사이의 모든 사람들의 약 절반의 시력에 영향을 미칩니다. 백내장에 걸릴 위험은 장기간 햇빛에 노출...
    Date2021.02.13
    Read More
  13.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특수 교육의 딜레마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는 요즘. 암암리에 컴퓨터 모니터 뒤에서 선생님들의 수업을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학부모들의 눈길이 느껴진다. 비로소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수업 시간에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다른 아이들은 어느 만큼 수업에 참여하는지를 실시...
    Date2021.02.05
    Read More
  14. 메디케어 바로 알기(56) 메디케어보험 플랜이 갑자기 취소됐다고요? -박주리 메디케어 전문가

    보험사에서 전화나 편지로 계속 연락이 와서 귀찮은 마음에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으시다가 보험이 저절로 취소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금 귀찮으시더라도 중요한 내용일 수 있으니까 어떤 내용인지 확인은 꼭 하세요. 상황에 따라서 무시해도 괜찮은 경우가...
    Date2021.01.30
    Read More
  15.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유비쿼터스적인 그리고 유니버셜한 유형의 학부모들

    이상한 학부모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언제 어디나 존재한다는 것을 요즘 강하게 느끼고 있다. 한국에서 교직 생활을 할 때에도 한 학기에 한 번 정도는 이상한 사람들에게 시달렸다. 미국에 와서는 좀 달라질까 했더니 여기도 마찬가지이다. 이상함에는...
    Date2021.01.30
    Read More
  16.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훈육과 학대의 아슬아슬한 경계

    "사랑의 매"라고 들어 본 일이 있는가? 한때 우리 집에도 사랑의 매가 있었다. 나는 원래 심플한 것을 좋아하여 그것을 그냥 '주걱'이라고 불렀다. 가끔 아이가 여러 번 말했는데도 숙제를 학교에서 가지고 오지 않았거나 거짓말을 했을 경우, 물건을...
    Date2021.01.30
    Read More
  17. 메디케어 바로 알기(55) 코로나 백신은 메디케어 보험으로 커버가 되나요? -박주리 메디케어 전문가

    네, 메디케어 파트 B를 가지고 계신 분들은 FDA 승인을 받은 코로나 백신을 무료로 맞을 수 있습니다. 또한 메디케어는 코로나 검사, 코로나 항체 검사 및 치료까지 모두 커버해줍니다. 주정부에 따르면 이미 우선 순위가 지정된 75세 이상 인구 외에도 약 75...
    Date2021.01.23
    Read More
  18.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똑똑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중학교 때의 일이다. 어떤 여학생이 아이큐가 90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돌고래 보다 낮은 아이큐라며 킥킥 대던 일이 있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 당시 전교생을 대상으로 지능검사를 했던 모양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왜 ...
    Date2021.01.23
    Read More
  19.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아듀, 2020년!

    휴, 드디어 2020년이 마무리 되어가고 있다. 모두가 느끼다시피 올해는 성탄과 연말의 기대와 설레임이 느껴지지 않았다. 성탄 선물 주고 받기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지인들까지 주고 받는 성탄 카드도 만들지 않았다. 그래서 빨리 시간이 흘러가서 지금의 ...
    Date2021.01.23
    Read More
  20. 메디케어 바로 알기(54) 독감 예방 주사 맞으셨나요? -박주리 메디케어 전문가

    아직도 독감 예방 주사를 맞지 않으셨나요? 더 이상 미루지 마세요. 독감 예방 주사는 독감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 심각한 합병증으로부터 나와 가족을 보호하는데 가장 도움이 되는 좋은 방법입니다. 메디케어를 갖고 계신 분들은 독감 예방 주사가 무료입니...
    Date2021.01.1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0 Next
/ 20
롤링배너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