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4월 말까지 당초 목표의 두 배인 백신 2억회 접종을 달성하겠다며 속도를 올리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백신 불신이 새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아리조나주 힐라 카운티에 위치한 코브르밸리메디컬센터는 5주 전부터 18세 이상으로 대상을 확대해 백신을 보급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지역민의 3분의 1이 채 안 되는 이들만 백신을 투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병원의 하루 접종자 수는 250명에서 175명으로 줄었다.
'공화당 텃밭'이었던 아리조나주의 시골 지역에서 보이는 이같은 현상은 공급량 부족으로 백신 접종이 어려운 여타 도시 지역과 대비된다.
이는 시골에 거주하는 공화당원이 가장 백신 접종을 주저한다는 전국적인 여론조사 결과와도 일치한다.
코브르밸리메디컬센터의 최고 책임자인 에블린 바르가스는 "우리 병원은 일주일마다 1000회분의 충분한 백신을 확보하지만 많은 이들이 맞길 주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힐라 카운티의 보건관계자는 특히 젊은층의 경우 코로나19에 걸려 죽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느끼기 때문에 백신 접종에 자신의 시간을 낭비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힐라 카운티에선 65세 이상 수천명이 백신을 맞았지만 18~24세 접종자는 24명뿐이다.
FT는 백신이 계속해서 만들어짐에 따라 생산량보다 백신 접종에 대한 회피 현상이 더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 지역이 미국에서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아리조나주에선 평균 100명당 40회분의 백신이 접종됐는데 이는 미국의 다른 주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아리조나주 보건당국에 따르면 피닉스가 위치한 마리코파 카운티는 이의 121%를 투여한 반면 더 시골이고 공화당이 우세한 지역인 힐라 카운티는 이의 87% 수준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까지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백신 접종을 설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일각에선 이제 공화당원에게 관심을 돌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화당 성향의 여론조사 전문가인 프랭크 런츠가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한 이들 가운데 4분의 1이 백신 접종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층에선 회피 현상이 더 두드러졌는데 18~49세 32%가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자에게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설득하지 않은 결과라는 비판도 나온다.
그는 재임 기간 중 자신은 백신을 비공개 접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지 W 부시와 버락 오바마 등 다른 전 대통령과 달리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광고를 찍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