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연구원이 수십년 걸리는 유물 분석을 반나절도 안돼 끝내고, 지구상에 흩어진 고대 유적지까지 척척 찾아내는 등 AI가 고고학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노던아리조나대(NAU)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고고학 저널' 최신호에 AI 기술을 활용해 서기 825~1300년 아리조나주 북동부 투사얀 지역의 협곡과 언덕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도자기 유물의 분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AI가 사람 대신 도자기 유물 파편 수만개를 분석해 용도·종류별로 분류한 것이다.
통상 고고학에서는 땅속에 묻힌 유물의 잔해를 발견하면 우선 이들을 분류하고 원래 형태로 재구성하는 데 이 과정에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십년이 걸린다.
아리조나의 투사얀 도자기 유물은 1920년대 처음 발견됐지만 워낙 양이 방대해 지금까지 연구가 진행 중이다.
노던아리조나대 연구진은 AI 인공 신경망에 분석을 마친 투사얀 도자기 이미지 수십만장을 학습시켰다.
인공 신경망은 사람의 지능을 모방해 만든 AI 알고리즘이다.
사람이 학습 과정을 거쳐 주변 사물을 인식하듯, AI는 사진·영상에 대한 딥러닝(심층학습)을 통해 정교하게 사물을 분류하게 된다.
도자기 유물을 학습한 AI는 단 3시간 만에 투사얀 도자기 유물 파편 수만 점을 9가지 종류로 분류했다.
연구진은 분류 결과에 점수를 매겨 고고학 교수 4명의 분석 결과와 비교했다.
그 결과 AI의 점수는 전문 연구원 2명과 비슷했고, 다른 2명보다 높았다.
레스체크 폴로위츠 노던아리조나대 부교수는 "AI는 비슷한 모양의 유물 사진 3000장을 분석하라고 하면 사람과 달리 군말 없이 해낸다"며 "사람이 놓치기 쉬운 도자기 패턴 차이를 미세하게 찾아내기 때문에 고고학자보다 더 효율적이고 정확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