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 계획의 일환으로 아리조나에 두 개의 신규 팹을 9월 24일 착공했다고 밝혔다.
‘팹 52’, ‘팹 62’로 불리는 아리조나 신규 팹에는 20A(2나노급) 공정과 리본펫, 파워비아 등 최신 기술이 적용된다.
지난 3월 인텔은 IDM 2.0 계획을 발표하면서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선언했고, 7월에는 ‘인텔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퀄컴, 아마존닷컴 등의 고객사 유치와 차세대 EUV 기술 적용, 반도체 공정 로드맵 등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의 구체적인 진행·예정 상황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아리조나 팹 신설은 3월 발표한 IDM 2.0 계획에 포함돼 있었으며, 이로써 아리조나주 챈들러 오코틸로 캠퍼스에는 팹 2개가 늘어나 총 6개의 팹이 운영된다.
약 200억 달러의 예산이 투자된 신규 팹은 파운드리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지어지는 인텔의 첫 생산 시설로서 2024년부터 가동 예정이다.
지난달 23일 미 상무부가 주관한 3차 반도체 공급망 회의에 참석한 팻 겔싱어 인텔 CEO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신규 공장에서는 매주 수천 개의 웨이퍼를 생산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도 “새 공장의 생산량 중 파운드리 서비스에 할당되는 것이 어느 정도인지는 지금으로선 밝히기 어렵다”고 전하며 향후 아리조나 신규 팹에서의 인텔 자체 제품 생산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어 겔싱어 CEO는 “미국 내 또 다른 팹 신설 소식을 연내 발표할 계획”이라며 “총 8개 팹을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의 주요 타깃은 파운드리 업계 선두인 TSMC다.
생산 능력 확대를 바탕으로 TSMC 주요 고객인 애플과 퀄컴 등을 빼앗아오겠다는 전략이다.
겔싱어 CEO는 "미국에 본사를 둔 유일한 첨단 반도체 업체로서 우리는 이 장기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미국이 반도체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 재진입을 선언하고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착공 역시 지난 3월 아리조나 공장 신설 및 뉴멕시코주 공장 확대 계획을 발표한 지 6개월 만에 시작됐다.
이밖에도 10년간 유럽에 800억유로(약 110조원)를 투자해 공장 2곳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공세적인 모습을 보였다.
인텔은 미국의 자국내 반도체 공급망 구축 계획을 등에 업고 파운드리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전폭적인 정부 지원에 힘입어 IBM이나 퀄컴 등 자국 반도체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번 발표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굴기’ 추진에 대항하기 위해 반도체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국은 ‘반도체산업 지원법’을 통해 오는 2024년까지 반도체 설비 투자액 40%에 세액공제를 해주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TSMC는 6월 아리조나주 피닉스에 5나노 공정이 적용된 팹 착공에 들어갔으며 2024년부터 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다.
TSMC·삼성전자·인텔이 파운드리 주도권을 쥐기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이 요동치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