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한국 대통령 선거를 위한 재외국민 투표가 아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사상 처음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선거 재외국민 투표소는 2월 25일(금)부터 27일까지 사흘 간 아시아나 마켓 메사의 푸드코트에 마련됐다.
투표는 각각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9시간 씩 이뤄졌으며, 피닉스 지역 투표소를 관리하고 감독하기 위해 파견된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 선거관리위원회의 이진희 부위원장, 투표 참관인 자격으로 자리한 총영사관 소속 노태영, 김현정 실무관 그리고 투표 진행을 도운 ASU 재학 한인학생 자원봉사자들이 수고했다.
이진희 부위원장은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2월 26일, 필라델피아에 거주하고 계시는 1931년생 할아버님이 아리조나로 여행을 왔다가 투표장을 찾으셨다”며 “미국에 살면서도 늘 한국 투표에 참여하셨는데 이번 대선엔 아리조나로 여행을 오게 돼 투표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가 기대치 않은 상황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었다고 말씀해 주셔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아리조나에 첫 투표소 설치되면서 마켓을 오가는 많은 한인분들이 투표 관련 문의를 하셨다고 밝힌 이 부위원장은 “사전 유권자 등록을 하지 않으신 분들이 투표를 하러 찾아오셨다 안타깝게 발걸음을 돌리는 일도 있으셨다”고 말하고 "아리조나에 처음으로 투표소가 설치됐기 때문에 생긴 일이고, 앞으로 아리조나에도 투표소가 설치될 수 있다는 걸 아셨으니까 다음엔 더 많은 분들이 사전 유권자 등록을 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아리조나 투표소 설치 결정 이후 운영방법 등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는 이진희 부위원장은 “감사하게도 아리조나주 한인회, 아시아나마켓 관계자, 유학생 자원봉사자 및 교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에 큰 탈 없이 투표가 진행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아리조나주 재외선거 유권자 등록자 수는 229명이었지만 총 투표자 수는 231명으로 최종집계됐다.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 선거관리위원회 업무를 총괄지휘한 김범진 선거관은 이에 대해 “아리조나 이외 지역의 분들이 여행, 사업 목적 등으로 아리조나를 방문했다가 투표를 하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결과를 보면 아리조나에서 유권자 등록을 하신 분들은 거의 100% 투표를 하신 걸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높은 참여율을 보이셨다”고 평가했다.
다만 아쉬움을 남긴 것은 해외 투표소를 추가로 설치할 수 있게 하는 본국의 법이 유권자 등록이 끝난 뒤 통과된 점이라고 김 선거관은 말하고 "투표소가 설치된다는 걸 미리 아셨더라면 더 많은 분들이 아리조나에서 등록하시고 투표에 나섰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번 대선 투표 후에도 아리조나 투표소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김 선거관은 "아리조나 한인분들의 도움과 관심이 컸다고 부위원장으로부터 전해 들었다"며 "유권자 등록률 대비 투표 참가율이 미주 전체 투표율 71% 보다 훨씬 상회한 것으로 보이고 아리조나 투표권자들 관심도도 높아 이후 선거 때 아리조나에 또다시 투표소 설치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