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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발간된 김태훈 목사의 자서전 '사막은 은혜의 땅'을 연재 형식으로 소개해드립니다. -편집자 주


25년 동안 가슴속에 묻어 두었던 삼청교육대의 뼈아픈 과거

마땅히 하소연할 곳도 없었다. 아니 오히려 하소연을 하려고 이런 저런 말을 몇 마디 하다 보면 당신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으니까 그런 일을 당했던 것이 아니겠냐고 하며 내심 당연하다는 반응마저 보이는 사람들 때문에 오히려 속만 더 뒤집어지곤 했다. 그래서 나는 지난 25년 동안 삼청교육대와 관련된 모든 기억은 내 마음 속 가장 깊은 곳에 묻어 뒀었다. 그 누구에게도 삼청교육대에서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20여 년을 함께 살아온 아내에게조차 삼청교육대에 대한 이야기는 이제까지 한 번도 입에 담은 적이 없었다. 말을 안한다고 그 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을 나는 그저 의식세계에서 철저히 부정하며 살아왔다.

1980년 전두환 군사 정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인권 유린의 범죄 계획을 실행에 옮기면서 국민들에게는 '사회악 제거' '밝은 사회 만들기 운동' 등의 슬로건을 내세워 삼청교육대에 대한 이미지 홍보 작전을 거의 완벽하게 해냈다. 당시 어용 주요 일간지와 TV 보도 매체 등은 앞을 다투어 삼청교육대의 필요성을 역설했으며, 이곳에 끌려간 사람들은 모두 폭력배, 인신매매범과 같은 파렴치한 인간들로 매도됐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강제로 끌려간 사람들 중 대다수는 경범죄에나 해당될 수 있는 그런 가벼운 죄목이었는데 시기를 잘못 만나 죽을 고생을 하고 간신히 살아나올 수 있었다. 

천신 만고 끝에 지옥훈련을 마치고 사회로 돌아온 이들은 사람들의 편견이라는 의식적인 폭력에 또 한 번 희생자가 됐다.

군사 정권이 물러간 후 삼청교육대에 대한 재조명 작업이 이뤄지면서 밝혀진 실상은 아래와 같다.

삼청교육대는 대한민국의 전두환 군사 정권 하에서 행해진 조직적인 폭력 및 인권 유린 사건이었다. 전두환 정권은 1980년 8월 4일 사회악 일소 특별조치 및 계엄포고령 제13호를 발표, 삼청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삼청교육대는 삼청계획 5단계, 민중에 대해 가해진 폭력 사건, 혹은 그 사건을 위해 설치된 기관을 가리킨다

이 작전은 대외비로 진행되어 구 전과자 및 우범불량배의 목록을 미리 조사한 뒤 진행되었다. 첫 목표는 20,022명으로 정해졌다. 그러나 형사들, 경찰서들 사이에 경쟁이 붙어 후에는 머리 숫자 채우기 식으로 검거가 진행되었다. 군경 합동으로 영장 없이 무작위 검거된 시민들의 수는 6만 명을 넘었다.

이후 검거된 사람들은 A, B, C, D의 네 등급으로 나누는 심사 과정을 거쳤으나, 검거된 당사자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 A급 : 조직 폭력배/공갈치기배의 수괴 및 중간간부, 상습폭력, 실형 2범 이상, 흉기소지, 강도 절도 밀수, 마약현행범, 인신매매범一군사재판

* B급 : 조직 폭력배/ 공갈치기배의 행동대원, 기타 경제/정치 폭력배, 상습도박, 사기꾼, 폭력우범자, 강도, 절도, 밀수, 마약, 재범 위험이 있는 전과자-4주순화교육 후 근로봉사

* C급 : 폭력 사실이 경미하고 우발적인 범행자. B급 중 정상이 참작된 자-4주 순화교육

* D급 : 초범, 사안이 경미한 정상적인 학생 및 소년, 직업과 주소지가 일정해 개선 가능성이 뚜렷한 자-훈방

삼청교육대의 주 대상은 B,C급에 해당되었다.

경찰에서 인계된 39,786명이 군에 인계될 무렵에는 39,742명으로 44명이 이미 명단에서 사라졌다. 이들은 이송단계, 또는 초기 기죽이기 단계에서 구타 또는 극심한 기합으로 인해 충격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청교육대는 본래 4주간의 순화교육 프로그램이었다. 입소 초기에는 장교들과 사단장들이 "4주 후에 보내준다" "훈련 잘 받으면 일찍 간다" 등의 말로 안심시키며, 동시에 '시범케이스'로 무작위로 골라낸 훈련생들에게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약속한 4주가 지나도 훈련생들은 풀려나지 않았다. 이들은 대부분 군부대 내 강제 노역에 다시 배치되었다.

B급 10,016명은 이후 20여 개 부대에 분산 수용되어 '근로 봉사',즉 강제 노역에 동원되었다. 이 근로 봉사는 훈련생들이 지원한 것으로 되어 있었으나, 실제로는 군인들의 강압에 의해 자원서에 서명하게 된 것이었다.

1981년 1월 24일 24시부로 비상계엄은 해제되었으나, 그들 중 8천여 명은 1~5년 사이의 '보호감호처분'을 받아 계속 강제 노역에 동원되었다.

대한민국 국방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삼청교육대 훈련 도중 총 사망자는 57명으로 집계되었다. 그러나 1988년 피해 사례 접수를 시작했을 때 접수된 바에 따르면 군부대 내 사망 112 명, 구타 후유증으로 인한 사망 397명, 부상, 상해 장애자 2,786명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 피해자들 중 상당수는 삼청 교육대에서 당한 피해를 더 이상 언급하지 않고 그냥 묻어두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므로 이 숫자도 정확한 피해 통계라고는 할 수 없다.

정부는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및 명예회복을 약속했으나 25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렇다 할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내건 단체 소송은 현재까지도 "공소 시효가 지났다"라는 이유로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또한 국회가 약속한 삼청교육대 특별법은 계속 결재가 미뤄지며 다음 회기까지 넘어가 자동 폐기되기만을 반복하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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