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을 환영합니다.
AZ 포스트::칼럼
조회 수 97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new11.JPG




일장 훈시가 끝나자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순화교육?"

군 장성의 연설은 참으로 그럴듯하게 들렸지만 막상 순화교육의 실상은 사람의 가치를 완전히 짓밟고 개보다 못한 대접을 받게 하는 인권유린 그 자체였다.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배가 고팠던 사람이 몰래 군용견 개밥을 홈쳐 먹다가 걸려서 창자가 튀어나오도록 구타를 당했으니 그곳은 분명히 개보다 사람의 가치가 훨씬 못한 곳이었다.

삼청교육대가 뭐하는 곳이냐?

"인간 재생"

"땀으로 그늘진 과거를 씻는다"

"땀의 진정한 의미를 배우는 인간교육장"

도대체 삼청교육대가 뭐하는 곳이냐고 묻는 일반 시민들에게 전두환 정권은 어용 언론들을 통해 깡패와 전과자, 인신매매범들과 같은 파렴치한 인간들을 순화 교육시키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그런 언론의 보도를 보고 들은 국민들은 그 모든 보도를 있는 그대로 믿어 버렸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은 삼청교육대가 사회의 악을 뿌리 뽑고, 사회 분위기를 건전하게 이끌기 위한 긍정적인 사회개혁 운동이었다고 잘못 알고 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전두환이 잘한 일 중의 하나가 삼청교육대를 만들어서 깡패들의 정신을 바짝 차리게 했던 일이라고 공공연히 말하는 사람들까지 있다.

그러나 조금만이라도 열린 눈과 의식을 가지고 실상을 바라보면 삼청교육대는 전두환 군사 정권이 정권 유지를 목적으로 가장 악랄한 방법을 동원해서 일반 시민들의 인권을 철저히 유린한 인권 유린의 치욕적인 사건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4주 동안의 강제 순화교육을 통해 인간을 새롭게 만들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군인의 단순한 아이디어였다. 어떻게 사람을 4주 동안 새로운 인간으로 재생시킬 수 있단 말인가. 결국 4주 안에 사람을 한번 만들어 보겠다는 말도 안 되는 계획에 충실하기 위해 훈련 조교들은 '죽이기 아니면 사람 변화시키기'라는 각오로 표현조차 하기 힘든 구타와 지옥 훈련을 거듭했다. 또한 잡혀 온 사람들에 대한 획일적 매도는 어이 없이 끌려 왔던 사람들이 사회로 돌아갔을 때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두 번째 무차별 구타를 당한 것과 같았다. 군부는 삼청교육대에 잡혀 온 사람들이 모두 불량배, 깡패, 전과자들인 것으로 몰아붙였다. 

그러나 사실상 삼청교육대에서 훈련을 받았던 사람들 가운데는 전두환 정권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정치적 반동분자들(?), 쓰라는 대로 기사를 쓰지 않았던 신문사 기자, 영문과 까닭도 모르고 그저 군경 합동 단속과 머리 숫자 채우기에 걸려든 무고한 시민들, 그리고 부녀자와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그 피해 자 대상은 무척 다양했다.

삼청교육대에서 보냈던 시간은 길고 고통스러운 시간들이었다. 돌이켜 볼 때 그 기간 동안 내 머릿 속을 사로잡고 있던 생각은 단 한 가지 '어떻게 해서든지 살아서 나가자'는 것이었다. 매일 매일이 견디기 힘든 구타와 훈련의 연속이었다. 훈련이 너무도 고통스러워서 어떤 이는 깨진 유리병 조각을 삼켜서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고, 밤에 도주를 시도했다가 몇 시간 뒤 잡혀 와서 죽을 때까지 얻어맞는 사람도 있었다. 삼청교육대에 끌려갔던 사람들은 누구라도 그때의 악몽을 잊어버릴 수 없을 만큼 그때의 아픔과 고통이 마음 가운데 문신처럼 각인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으로는 어떻게 해서든지 당시의 기억을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아서 마음 속 가장 깊은 곳에 그 모든 악몽을 묻어 두고 일언반구도 하지 않은 채 지난 세월을 살아온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상처는 드러나야 치유가 될 수 있는데 인생에 있어서 가장 아프고 치욕적인 상처를 그저 가슴 속 깊은 곳에 묻어 두기만 한 사람들은 이미 상처의 포로가 된 사람들이다. 삼청교육대에 관한 한 나는 20년을 함께 살아 온 아내에게조차 단 한 번도 언급한 일이 없었다. 최근에 내가 삼청교육대에 끌려가서 온갖 고난과 수모를 당했던 일을 고백했을 때 아내는 뒤로 나가 자빠질 정도로 놀랐다. 그때의 일들은 되새길수록 더욱 고통이 심해지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로 이제는 이렇게 그 당시의 모든 일을 아내와 나를 아는 모든 이들에게 고백할 수 있게 되었다. 놀라운 사실은 내가 그 당시의 일들을 남김 없이 고백하는 동안 내 안에서 내 인생의 절반을 사로잡고 있던 삼청교육대의 악령이 드디어 떠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삼청교육대의 기억 은 지난 2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내 삶의 모든 것을 억누르고 있었던 악의 실체였다.

빨간 모자의 조교

나는 아직까지도 빨간 모자를 쓴 사람들을 길에서 마주치게 되면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곤 한다. 빨간 색깔의 모자는 내게 있어서 가해와 폭력의 상징이다. 삼청교육대에서 빨간 모자를 썼던 조교들 가운데는 다른 사람들에게 고통을 가하면서 은연 중에 쾌감을 느끼는 그런 가학 적인 변태인간들이 많이 있었다. 저들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재미삼아 사람들을 괴롭혔다. 상대방이 고통에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면 보일수록 더욱 큰 쾌감과 자신의 힘을 느끼면서 내심 만족하는 것이었다. 시골 논밭에서 개구리를 잡아 가지고 노는 아이들은 재미 있겠지만 잡혀서 놀림을 당하는 개구리는 정말 죽을 것처럼 힘들었을 것이다. 삼청교육대에서 우리는 시골 논밭의 개구리와 같은 심정을 느꼈던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부대 안에는 5개 소대가 있었는데 나는 제3소대에 속해 있었다. 매일 새벽 5시면 기상시켜서 밤 10시까지 잠시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았고, 계속 얼차려와 뼁뺑이 돌리는 것이 저들의 일과였다. 새벽에 일어나면 먼저 연병장을 도는 구보로 하루가 시작된다. 그냥 구보가 아니라 조교의 명령에 따라 100미터 달리기 하듯이 빠르게 달렸다가 속도를 늦추곤 했다. 좀 나이가 든 사람은 연병장을 한두 바퀴 돌고 나면 영락 없이 뒤로 처지게 된다. 이때부터는 몽둥이를 들고 뒤에서 쫓아오는 조교를 피해 달아나는 것이지 더 이상 달리는 것이 아니다. 달리다가 뒤로 처지는 사람들은 죽도록 얻어맞으면서 그날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다. <계속>


  1. [Dr. 김효성의 건강 GPS} 당신이 평생 달려야 하는 이유 7가지

    달리면 단지 칼로리만 연소되는 게 아닙니다. 머리가 좋아지고, 심리적으로도 안정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심지어 더 오래 살 수도 있습니다. 지금 내딛는 한 발, 한 발에 불로장생의 비밀이 담겨져 있습니다. <정신을 단련해줍니다> 버지니아 대학교에서...
    Date2016.10.07
    Read More
  2.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누룩

    마더 테레사는 1910년 마케도니아 아드리아 해변 마을인 스코플례에서 태어났습니다. 12세에 성소(Holy Calling)라는 거룩한 부르심의 소명을 받고 18세에 가족과 고국을 떠나 로레토 수녀회에 입회합니다. 그때 이후 1차 2차 세계 대전과 동서 냉전의 시대를...
    Date2016.09.30
    Read More
  3. [김태훈 목사] 사막은 은혜의 땅 4

    일장 훈시가 끝나자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순화교육?" 군 장성의 연설은 참으로 그럴듯하게 들렸지만 막상 순화교육의 실상은 사람의 가치를 완전히 짓밟고 개보다 못한 대접을 받게 하는 인권유린 그 자체였다.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배가 고팠...
    Date2016.09.30
    Read More
  4. [이인선의 메디케어 칼럼] 메디케어 바로 알기(24) 메디케어 연례 가입 기간

    아리조나 최고의 계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여름 내 더위에 지쳐 늘어졌던 작은 꽃나무들이 다투어 꽃을 활짝 피기 시작해서 마음을 기쁘게 해주네요. 이제 곧 10월, 곧 AEP, 연례 가입기간도 시작됩니다. 메디케어는 10월 15일부터 12월 7일까지. 오바마케어는...
    Date2016.09.30
    Read More
  5. [김태훈 목사] 사막은 은혜의 땅 3

    "너,조서 만들 때 누가 뭐라고 하든지 조서 내용을 네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 너 같은 녀석은 곧바로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을 거니까 내 말을 꼭 명심해라." 구치소에서 재판을 대기하며 미결수로 기다리고 있던 시간은 참으로 무료하고 답답한 시간이...
    Date2016.09.24
    Read More
  6. [Dr. 김효성의 건강 GPS} 100세까지 생생하게 만드는 영양 가이드 (2)

    혈액을 깨끗하게 유지하라! 혈액 건강은 몸 전체 건강과 직결됩니다. 혈액은 온몸을 돌며55개조에 이르는 세포에 영양과 수분, 산소를 공급합니다. 혈액이 오염되면 몸 전체 건강을 잃을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혈액 노화는 염분과 포도당, 지방 과...
    Date2016.09.24
    Read More
  7. [이재철 목사 신앙칼럼] 바른 기도

    서기 66년 유대인들은 그들을 통치하던 로마에 대항하여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로마 군대는 그 반란을 무력으로 진압했고, 그 와중에 남아 있던 일단의 유대인들이 예루살렘 성전으로 피신하여 문을 잠그고 끝까지 항거하였습니다. 마침내 로마의 티투스 장군...
    Date2016.09.24
    Read More
  8. [김태훈 목사] 사막은 은혜의 땅 2

    개처럼 끌려가던 날 완전 무장한 군인들의 눈에는 살기가 등등했다. "그대로 엎드리고 있어." "고개 들면 그 자리에서 죽는다." 조금이라도 몸의 움직임이 어눌해 보이면 가차 없이 개머리판이 날아왔다. 여기저기서 수박 깨지는 듯한 둔탁한 소리와 함께 비...
    Date2016.09.17
    Read More
  9. [이재철 목사 신앙칼럼] 성지순례

    작년 12월 소위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제가 성지순례란 말 앞에 '소위'란 단어를 붙인 까닭은, 무소부재하신 하나님이 계신 곳이면 이 세상 모든 곳이 다 거룩한 성지인즉 특정 지역만을 성지로 국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에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
    Date2016.09.17
    Read More
  10. [김태훈 목사] 사막은 은혜의 땅 1

    2006년 발간된 김태훈 목사의 자서전 '사막은 은혜의 땅'을 연재 형식으로 소개해드립니다. -편집자 주 25년 동안 가슴속에 묻어 두었던 삼청교육대의 뼈아픈 과거 마땅히 하소연할 곳도 없었다. 아니 오히려 하소연을 하려고 이런 저런 말을 몇 마디 하다 보...
    Date2016.09.11
    Read More
  11.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부부의 정원

    현대백화점이 30~50대 기혼자 5천명(남자 2,500명, 여자 2,500명)에게 가정불화의 원인을 물었습니다. 가장 많은 사람이 '인격적으로 무시당할 때'라고 답했고, 그 다음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질 때' '서로의 일로 가정에 충실하지 않을 때' '다른 사람 또는 ...
    Date2016.09.11
    Read More
  12. [Dr. 김효성의 건강 GPS} 100세까지 생생하게 만드는 영양 가이드

    기대수명은 높아졌지만, 걱정도 많아졌습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싶으면, 이에 대한 필수 조건이 늙지 않는 건강한 신체입니다. 노화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질 수있습니다. 첫째 활성산소 과다로 인한 몸의 산화입니다. 각 신체기관이...
    Date2016.09.11
    Read More
  13.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원수 갚음

    기독교 사회학자 토니 캠폴로 박사가 믿지 않는 일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습니다. 예수님에 대해 아는 것이 무엇입니까? 특히 예수님이 하신 말씀 중에 기억하는 말씀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응답한 학생의 90% 이상이 "원수를 사랑하라"였습니...
    Date2016.09.04
    Read More
  14. [Dr. 김효성의 건강 GPS} 100세 시대 건강을 위한 3대 핵심 장기 관리법,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것 맞습니까?

    식스팩과 에스라인이 건강미의 상징일지 몰라도 100년 건강의 표상은 아닙니다. 진정한 건강 지표는 보이지 않는 내부 핵심 장기들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 핵심 장기들의 최대 성능과 내구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100세 시대를 건강하게 맞이 하는 것 입니...
    Date2016.08.28
    Read More
  15. [이재철 목사 신앙칼럼] 구멍 난 복음

    누가복음 10장은 주님께서 말씀하신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어떤 행인이 외딴길을 가다가 강도를 만나 지닌 것을 다 빼앗기고 피투성이가 된 채 길에 버려졌습니다. 그 곁을 시차를 두고 세 사람이 지나갔습니다. 우리는 그 세 사...
    Date2016.08.19
    Read More
  16. [Dr. 김효성의 건강 GPS} 100세 시대를 위한 세대별 건강검진

    100세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수명이 늘어나면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이 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막상 많은 사람들은 100세 시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합니다. 더불어 바쁜 현대인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자신의 ...
    Date2016.08.13
    Read More
  17. [이재철 목사 신앙칼럼] 교회의 교회다움

    이 땅의 목회자와 교인에 대한 두 분의 글을 읽어 드리겠습니다. 먼저 처음 분의 글입니다. "주여, 주의 양들이 주렸나이다. 목말랐나이다. 삯꾼들이 주는 꼴은 참꼴이 아니로소이다. 제 생각, 제 솜씨로 장만한 꼴이로소이다. 주여, 그들에게 참꼴이 없나이...
    Date2016.08.13
    Read More
  18.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아, 이건희

    교우들에게 "중요한 것은 반복합니다" 하면서 자주 인용하는 성경 구절 가운에 하나는 다윗 왕에 관한 것입니다. 열왕기상 1장인데, 다윗 왕의 말년에 관한 말씀입니다. 1장 1절, 표준새번역으로 인용하면 이렇습니다. "다윗 왕이 나이 많아 늙으니, 이불을 ...
    Date2016.08.12
    Read More
  19. [Dr. 김효성의 건강 GPS}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은 담배 피우는 습관과 똑같다

    현대인들은 자동차 출퇴근에서부터 사무실에서 일하고 귀가 후 TV를 보는 생활패턴이 건강에 해롭다는 말을 한번쯤은 접해봤을 것입니다. 이러한 좌식 생활습관이 심장병과 고혈압 등 신체적 질환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질환의 발병률 증가와도 연관이 있다는 ...
    Date2016.08.01
    Read More
  20.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참된 믿음

    브라질의 한 원주민 마을에서 선교사가 성경을 팔았습니다. 거의 거저 주는 정도의 가격으로 성경을 선전하며 팔았어요. 복음 전하는 것이 숨은 목적이었죠. 마을을 지나던 한 관리가 정치 선전을 하고 있다고 의심을 해서 성경 모두를 압수했습니다. 길바닥...
    Date2016.08.0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Next
/ 20
롤링배너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