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포스트::칼럼
조회 수 68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chan.jpg



마더 테레사는 1910년 마케도니아 아드리아 해변 마을인 스코플례에서 태어났습니다. 12세에 성소(Holy Calling)라는 거룩한 부르심의 소명을 받고 18세에 가족과 고국을 떠나 로레토 수녀회에 입회합니다. 그때 이후 1차 2차 세계 대전과 동서 냉전의 시대를 거치면서 마더 테레사는 어머니 드라나필을 다시는 만나지 못하게 됩니다. 어머니가 계시던 고국 알바니아가 공산권 국가가 됨으로 인해 모녀는 1972년 어머니가 죽을 때까지 서로 만나고 싶어도 만나지 못하는 운명이 됩니다. 그러나 소녀 테레사에게 끼친 어머니의 영향력은 참으로 지대했습니다.

마더 테레사는 8살 때 아버지를 잃게 되는데,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은 특히 어머니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막내 마더 테레사가 8살이었고, 아들 라자르가 11살, 큰 딸 아가가 14살이었는데, 이들 세 자녀의 교육과 온 집안의 의식주를 해결하는 일은 어머니에게 참으로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굳굳하게 해냈고, 또 그 어려운 중에도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며 보여주었습니다. 마더 테레사는 나중까지도 어머니가 하신 말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데, "함께 기도하는 가족은 함께 머문다"는 말이나, "누군가에게 좋은 일을 할 때는 말없이 하여라. 바닷물 속에 돌을 던지듯 말이다"와 같은 말입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가 사과 한 바구니를 가져왔습니다. 아이들을 다 불러모아 사과들을 살펴보게 했습니다. 세 남매는 사과가 아주 맛있게 잘 익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성한 사과들 사이에 썩은 사과 몇 개를 듬성듬성 집어넣었습니다. 뚜껑을 닫고 방에 이틀을 보관한 뒤 아이들을 다시 불러모았습니다. 과연 사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살펴보라고 하시면서요.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썩은 사과 가까이 있던 사과들은 모두 상했거나 상하기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사과도 광주리 안에 있던 사과는 먹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때 어머니가 중요한 가르침을 주세요. 마더 테레사는 이때의 가르침을 나중까지 잊지 않게 되는데, 이런 말씀이었습니다.

"얘들아, 너희는 참 착한 아이들이다. 하나님께 감사할 일이지. 하지만 나쁜 사람들과 어울리는 그 순간부터 이 사과들처럼 상하기 시작할거다. 그러니 사람을 사귈 때는 신중하여라."

평범하고 단순한 가르침이지요. 그리 어렵지 않은 교훈입니다. 그러나 하루하루 먹을 것을 염려하며 살았던 가족이었거든요. 산다기 보다는 생존하고 있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할 수 있었던 가난한 삶이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사과 한 바구니를 썩게 하면서까지 일깨워주셨던 그 어머니의 교훈은 열살 남짓이었던 소녀 테레사에게 참으로 귀중한 교훈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나쁜 사람들과 어울리는 그 순간부터 이 사과들처럼 상하기 시작할거다. 그러니 사람을 사귈 때는 신중하여라."

스탈린에 대한 일화 가운데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한번은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모인 앞에서 스탈린이 닭 한 마리를 안고 그들이 보는 앞에서 닭털을 한 개씩 뽑기 시작했습니다. 완전히 알몸뚱이가 될 때까지 그 닭의 털을 다 뽑았습니다. 피로 얼룩진 닭을 바닥에 집어 던졌습니다. 그리고 모이를 조금씩 던져 줍니다. 놀라운 것은 피투성이가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닭은 피를 뚝뚝 흘리면서 모이를 좇아 스탈린을 따르고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스탈린 책상 아래까지 따라와서 모이를 쪼아댔어요. 털이 다 뽑힌 그 고통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먹을 것만 좇고 있는 닭. 스탈린은 주위를 돌아보며 간단한 연설을 했습니다. 

"여러분 보았습니까! 닭은 고통스럽지만 먹이를 주고 있는 사람을 따르고 있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고통을 주어도 먹을 것을 같이 던져주면 따르게 되어 있습니다. 공산당 전략은 바로 이러한 것입니다."

먹을 것만 던져주면 고통이 있어도 먹이를 좇는 인간의 원초적 탐욕, 배만 불려주면 어떤 식으로든 이용해 먹을 수 있다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인간의 미련한 욕망을 철저히 이용하는 스탈린의 공산화 전략이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둘러보십시오. 아니 우리 자신을 보십시오. 돈만 된다면 무엇이든, 그 과정이나 방법은 별로 개의치 않습니다. 누룩처럼 탐욕은 인간을 썩게 하며 세상에 퍼지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바리새인을 누룩과 같은 존재라고 비난하시며 제자들에게 저들을 멀리하고 조심하라고 하십니다. 저들은 결국 주님을 십자가에 죽게까지 했습니다. 오늘 우리를 썩게 만드는 것, 탐욕과 이기심, 멀리하고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썩은 사과 옆에 있을 때 같이 썩어버리듯, 탐욕과 이기심에 가득한 사람과 같이 있기를 반복한다면 결국 탐욕과 이기심에 사로잡히고 말 것입니다. 누구와 사귈 것인지 신중하게 살피고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1.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머리카락에까지 울음이 맺히고”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에는 500명이 넘는 주요 등장 인물들이 나온다. 주인공은 최참판 댁의 마지막 여인 최서희라 할 수 있겠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줄거리의 한 축을 형성하는 인물들도 여럿 있다. 그 중 상민 출신으로 무당의 딸 월선과 이루지 못할 사...
    Date2016.06.23
    Read More
  2.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가수 양희은의 노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종종 듣습니다. 양희은 씨가 직접 지은 노랫말이 특히 마음에 와 닿아 몇 번씩 반복하여 듣곤 하죠. 이런 노랫말입니다.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서 / 사랑을 하게 될 수 있을까 /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아 // ...
    Date2018.09.16
    Read More
  3.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사랑의 수고”

    성경 기도 독서 그리고 노동, 이 네 가지가 저의 목회 사역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들이라고 언젠가 말씀 드렸습니다. 그 중 요즘은 노동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새해 들어 남자 교우들이 교회 이곳 저곳을 수리하고 새로 꾸미고 하면서 자연 저의 일도 늘어났습...
    Date2016.05.20
    Read More
  4.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쓴 맛이 사는 맛”

    밤새 비가 왔습니다. 보슬보슬 봄비가 온 대지를 촉촉이 적셔주었습니다. 새벽에 고양이가 걱정되어 백야드로 나가보니 잘 잤다는 양 꼬리를 툭툭 치며 저를 반깁니다.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를 보고 서둘러 씨를 뿌려놓았는데 그 위로 빗님이 충분히 내려오...
    Date2019.03.16
    Read More
  5.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大辯若訥(대변약눌)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로 "매우 말 잘하는 것은 말을 더듬는 것 같다"는 뜻입니다. 중국 고전 명언 사전에는 그 뜻을 풀이하여 "위대한 웅변은 더듬거리는 말과 같아서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많은 말을 하지 않고도 사람들을 마음으로부터 복종시키므로...
    Date2018.02.16
    Read More
  6.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當無有用

    중학교 2학년 때 송창식의 노래를 들으며 대중가요에 눈을 떴던 기억이 눈에 선합니다. 동요나 유신 정권 시절 정부 홍보용 노래들밖에 모르던 저에게 송창식의 노래들이 귀에 들어오면서 '아, 이런 세계가 있구나!' 감탄했습니다. 소풍을 가서 송창식 흉내를...
    Date2018.03.17
    Read More
  7.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가까이 계시는 하나님

    프랭크 로바흐(Frank Laubach)는 문맹퇴치운동 기구를 설립하고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에게 읽고 쓰는 법을 가르친 사람입니다. 그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물살을 거꾸로 헤쳐 올라가기 위해 노를 젓는 사람 같았다. 나는 차분하게 그러면서도 끊...
    Date2019.04.08
    Read More
  8.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가짜 뉴스

    백야드 텃밭을 갈아 엎고 있습니다. 텃밭이라 하기에는 좀 커서 며칠은 해야 밭을 다 일구고 파종을 할 수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밭을 일군 것이 올 해로 3년 째인데 아직 밭의 토질을 잘 모릅니다. 원래 잔디밭이었는데, 10여 년 전에 잔디를 다 걷어내고 밭...
    Date2018.09.26
    Read More
  9.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거미줄로 사자 묶기

    매년 연말연시는 바쁘지만 올 해는 더 바빴습니다. 바쁜 것을 분산시켜보려 교회 성탄 축하 행사를 12월 초로 앞당겼는데도 오히려 더 바빴습니다. 이유는 교회에 중간급 정도의 공사가 있었습니다. '중간급'이라 했는데, 나 혼자 하기에는 벅차고 일하는 사...
    Date2016.01.18
    Read More
  10.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건강한 교회

    한 설문 조사에서 일반 시민들이 바라는 교회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교회가 이랬으면 좋겠다' 라는 보통 사람들의 교회에 대한 바램입니다. 믿음 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 분들, 또는 교회의 정체성에 대해 '교회가 왜 저러나?' 하며 ...
    Date2018.08.10
    Read More
  11.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견고한 망대

    중학교 때 보았던 영화 중에 <나바론>이란 영화가 있습니다. 전쟁 영화의 수작이라 일컫는 영화입니다. 1943년 2차 대전 당시 그리스 에게해 지역의 케로스 섬에 영국군 2천 명이 고립됩니다. 그들을 구출하기 위해 구축함이 섬에 접근하려면 반드시 지나가야...
    Date2016.04.08
    Read More
  12.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경건한 그리스도인

    산 밑에 있는 어느 작은 마을에 믿음 좋은 그리스도인들이 모여 살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이웃 마을로 갈 수 있는 길은 산을 넘어가는 단 하나의 길밖에 없었습니다. 그 길은 좁고, 가파르고, 미끄럽고, 굴곡이 심했습니다. 산을 넘어가는 동안 사고가 자주...
    Date2018.11.11
    Read More
  13.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관계와 소통

    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국이 원자폭탄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뜨렸습니다. 원래는 히로시마가 아니라 교토에 떨어뜨리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교토에서 히로시마로 타겟이 바뀐 이유는 당시 미국의 전쟁 장관이었던 헨리 스팀슨 때문입니다. 스팀슨은 192...
    Date2018.07.08
    Read More
  14.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나의 도움

    코미디언 빌리 크리스탈이 광고 세일즈맨으로 나오는 영화 '닳아빠진 도시인들'(City Slickers)에서 현대인의 한 평생을 요약적으로 이렇게 묘사합니다.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아버지들이 초대되어 자녀들 앞에서 자기들의 직업을 소개하는 특별한 날을 배...
    Date2018.03.23
    Read More
  15.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나의 멘토, 이재철 목사

    아리조나 목회 초기, 그러니까 2001년 9월쯤으로 기억합니다. 많이 힘들었는데, 그 힘듦이 좋은 분을 알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책으로 또 설교 테이프로 존경하고 흠모만 하던 이재철 목사님을 한 번 초빙하여 말씀을 듣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습니다. ...
    Date2016.03.03
    Read More
  16.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나의 새벽

    이른 새벽이라 할지 아니면 한 밤중이라 할지, 새벽 아니면 밤 1시 또는 2 시쯤 잠에서 깰 때가 많습니다. 생각이 많아서 그렇다고들 하는데, 교회 생각일 때가 많고, 가족들 문제, 또는 나 자신에 대한 것 때문에 깊이 잠을 못 잡니다. 당연히 소파에서 낮에...
    Date2018.12.01
    Read More
  17.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노회찬...

    주일 1부 예배는 주일에도 가게 문을 열어야 하는 분들, 부득이 2부 예배를 참석할 수 없는 분들, 교회학교 교사들 등이 참석합니다. 1부 예배는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2부 예배와 설교 내용을 다르게 해오고 있습니다. 1부와 2부 모두 참석하는 분들이 있고,...
    Date2019.04.18
    Read More
  18.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누룩

    마더 테레사는 1910년 마케도니아 아드리아 해변 마을인 스코플례에서 태어났습니다. 12세에 성소(Holy Calling)라는 거룩한 부르심의 소명을 받고 18세에 가족과 고국을 떠나 로레토 수녀회에 입회합니다. 그때 이후 1차 2차 세계 대전과 동서 냉전의 시대를...
    Date2016.09.30
    Read More
  19.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누룩과 소금

    정신병자에 관한 두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정신병원에 정신병자 천 명이 있었습니다. 아주 건장하고 힘이 세어 보이는 천 명의 정신병자들이었는데, 그들을 지키는 사람은 겨우 5명 밖에 없었습니다. 어떻게 된 것이냐 원장에게 물었더니, "...
    Date2019.04.30
    Read More
  20.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마태복음 5장

    읽기 어려운 성경 중에 마태복음 5장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첫 번째 설교이자 거의 유일한 대중 설교라 할 수 있는 말씀들입니다. 보통은 '산상수훈' 또는 '팔복의 말씀'이라 부르고, 어떤 주석가는 'Hard teaching'이라 제목을 붙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어려...
    Date2018.03.0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0 Next
/ 20
롤링배너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