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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애 사모의 간증 *

나는 매사에 조용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편이었다. 기도도 조용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볼 때도 조용히 묵상하면서 말씀 읽는 것을 사모했다. 나의 이런 신앙 전통은 올해 96세가 되신 어머니로부터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다. 친정어머니는 기도의 사람이다. 어머니는 무슨 일이 있으면 늘 하나님께 기도를 먼저 올렸고 하나님의 말씀을 항상 머리맡에 두시고 말씀대로 사시길 원하셨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어머니에게 많은 복을 내려 주셔서 지금까지 네 번이나 죽음의 고비에서 기적적으로 다시 살려 주셨고, 이제 100세를 코앞에 두고 있는 노령임에도 불구하고 새벽마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일정시간 동안 기도하고 말씀 읽는 생활을 매일 반복하고 계신다. 어머니는 9남매 중 막내딸인 나를 위해 특별히 더 많은 기도를 해 주셨다. 오늘날까지 내가 건강을 유지하면서 살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친정어머니의 눈물어린 중보기도의 힘이라고 나는 늘 믿고 있고, 감사드리고 있다.

그런데 남편의 신앙생활 모습은 좀 유별난 데가 많았다. 기도할 때 고함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며 통성기도를 하는 것도 그렇고, 특히 매일 아침 라스베이거스식 성경 읽기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었다. 아니, 어떻게 하나님이 주시는 말씀을 슬롯 머신 당기듯이 요행수에 맡겨 그날 열어 주신 페이지의 말씀을 하나님이 주시는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 있단 말인가. 또한 매일 새벽마다 5시만 되면 일어나서 화장실 변기통을 붙잡고 기도하는 괴팍스런 기도 습관에 놀라기도 했다. 하루는 시어머니가 남편에게 농담처럼 하는 이야기 를 들었다.

"태훈아, 네가 믿는 하나님은 뭐 꼭 그렇게 시끄럽게 큰 소리로 기도해야 들어주시는 하나님이시냐. 그리고 그 꼭두새벽에 왜 변기통을 부여잡고 기도하냐. 하나님도 냄새는 싫어하실 텐데…"

남편은 늘 불 같은 신앙생활이 올바른 신앙생활이라고 믿었다. 물론 뜨겁게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한 부분인데, 문제는 뜨거운 신앙생활이 한결같이 계속되어야 그 가치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어떤 때는 불같이 뜨거웠다가 금방 식어버리는 모습이 있는가 하면, 특별한 장소, 상황에서는 뜨거웠다가 평상시에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면 그것은 그냥 인위적으로 뜨거운 척하면서 신앙생활의 덧칠을 입힌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남편의 신앙생활 모습 가운데 그런 불규칙한 부분을 보게 되면서 서서히 판단의 눈이 붙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그 사람의 아들 성민이를 정말 내 자식으로 여기고 그렇게 잘해주고 싶었다. 열심히 성민이를 위해 기도하면서 그 아이의 영혼이 상처 받지 않고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최선을 다해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문제는 예기치 않은 곳에서 발견하게 됐다. 남편이 내가 성민이에게 그렇게 다가가는 것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것이었다. 남편은 항상 성민이는 자신이 알아서 잘할 테니 그냥 집안일이나 잘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다. 나는 그런 태도를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성민이에게는 관심을 주고 보살펴줘야 될 엄마가 필요하고, 나는 예수님의 사랑을 가지고 성민이에게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데 남편은 무슨 이유인지 나의 접근을 의도적으로 막고 있었다. 그러면서 자연히 성민이와 가까워지기는 점점 힘들어져 갔다. 하루는 직장 일을 마치고 지하철역을 나오는데 마침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나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우산을 들고 마중나온 성민이가 보였다. 얼마나 기쁘고 좋았던지 나는 날아가듯 성민이에게 달려가 단숨에 그 아이를 끌어안고 얼굴에 뽀뽀를 해댔다. 그런데 마지못해 내 품안에 안겨 있던 성민이는 가까스로 나를 뿌리치고 다시 무표정한 얼굴로 벽에 기대어 서 있 는 것이었다. 나는 좀 서먹해졌다.

"성민아, 이제 집에 가자."

"아니에요, 나는 아빠를 기다릴 테니 먼저 들어가세요."

성민이는 아빠에게 우산을 주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던 것이었다. 나는 뒤통수를 아주 심하게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그날 비를 맞고 돌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오랜 시간이 흐른 다음에야 알게 되었지만, 당시 남편은 두 번 째 결혼했던 여자가 성민이를 상습적으로 구타했던 기억이 있어서 다른 사람에게 절대로 성민이를 맡기지 못했다고 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이와 나 사이에 사랑의 다리를 만들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않았던 남편에 대한 원망과 아쉬움은 쉽게 지울 수 없는 또 다른 상처가 되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 감사한 일은 성민이가 어떤 환경에서 성장했든지간에 이제는 어느덧 결혼해서 화목한 가정을 이 루고 너무도 아름답게 잘 살고 있다는 사실에서 큰 위안을 받는다.

결혼 초기의 삶은 지옥과 같은 나날이었다. 결혼하기 전에 나를 적극적으로 말렸던 사람들의 말을 왜 듣지 않았을까 후회가 막심했다. 남편은 나와 많이 다른 사람이었다. 특히 신앙의 색깔에서 현격하게 차이가 있었다. 그가 말하는 자신의 신앙은 성령의 뜨거움이었지만 내가 보는 그의 신앙은 위선과 자기 기만이었다. 열심히 전도하는 것도 자신의 의를 만족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였고, 여러 사람들 앞에서 뜨거운 신앙의 모습을 보이는 것도 바리새인과 같은 신앙적 위선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교회 안에서는 사뿐사뿐하게 대화하던 그가 집에 돌아오면 심지어 자신의 친어머니에게까지 화를 내며 소리지르는 모습을 보며 나는 완전히 위선자에게 시집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유일한 위로와 기쁨의 시간은 골방기도 시간뿐이었다. 나는 밤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 그리고 아침에 시간이 될 때마다 아파트 한 쪽 구석 옷장인 골방에 들어가서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다. 그 시간 동안만은 내 주위의 모든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과 나 사이에 일대일 대화의 시간이었다. 밤에 골방기도에 들어가면 나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른 채 기도에 깊이 빠지곤 했다. 그런데 남편은 골방 문을 열어 젖히고 침대에서 벌써 한 시간 동안 기다리고 있는데 무슨 기도를 그렇게 오랫동안 하냐며 마치 불신자 남편과 같은 험악한 인상으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기도 했다. 그런 남편과 잠자리를 함께 하는 것은 고역이었다. 결혼 초기, 다른 사람들 같았으면 아직 신혼 재미에 빠져 있어야 했을 그 시기에 나는 깊은 좌절과 실의에 빠져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나에게 아들 둘을 선물로 주셨다. 결혼 초기에 아이들도 없었다면 나는 분명히 무슨 일을 저질렀을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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