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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식민주의’라는 말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의식적으로 회피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그런데 기후 변화에 대한 진지한 대책 논의 와중에 식민주의라는 말이 다시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기후 정의와 솔루션을 모색하는 단체 그리스프가 홈페이지를 통해 비판의 글을 게재했다.  

게시글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프로풋볼 최고의 게임인 슈퍼볼을 앞두고 아리조나주 피닉스시는 폐기물 재활용 전략을 홍보하는 독특한 보도 자료를 발표했다. 

피닉스 시정부가 플라스틱을 제조하고 재활용하는 다국적 기업 다이렉트팩(Direct Pack Incorporated)을 통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멕시코로 보내 현지에서 재활용한다는 내용이었다. 

피닉스 공공사업부는 "피닉스시는 역대 가장 친환경적인 슈퍼볼 행사를 개최한다는 목표를 달성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공언했다. 

피닉스시는 플라스틱의 7가지 주요 종류 중 하나인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로 만든 조가비, 베리 용기, 샐러드 박스, 계란 포장 상자 등 PET 열성형 플라스틱 제품을 재활용하기 위해 멕시코에 재활용 공장을 둔 다이렉트팩 시설을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이렉트팩은 멕시코 중부에 위치한 대도시 과달라하라에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설을 가지고 있다. 

이 플랜트는 매년 수만 톤의 PET 열성형 플라스틱 용기들을 재활용할 수 있다.

다이렉트팩은 또 캘리포니아와 접한 국경 바로 건너편에 있는 멕시코의 멕시칼리에 새로운 플랜트도 건설하고 있다.

다이렉트팩의 멕시코 플랜트는 PET 열성형 제품 재활용이 큰 고민으로 남아 있는 미국 소재 플라스틱 제조회사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이 회사들은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점점 더 많은 규제 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에 직면해 있으며, 재활용이 해결책이라는 것을 대중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수십 년을 노력해 왔다. 

다이렉트팩 역시 웹사이트에서 피닉스에서 열리는 슈퍼볼에서 버려진 플라스틱 용기 등 폐플라스틱을 ‘가치 있는 무한 자원’으로 바꿀 수 있다면서 PET 열성형 플라스틱 생태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멕시코의 환경 보호론자들은 그들이 미국에서 온 폐플라스틱을 자국에서 재처리한다는 사실에 발끈하고 있다.

멕시코 비영리단체 프론테라코뮨은 "미국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멕시코로 보내서는 안 된다"면서 “미국이 폐플라스틱과 같은 환경 오염 물질을 자국이 아닌 멕시코 등 제3국으로 보내 처리하려는 것은 ‘폐기물 식민주의’일 뿐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프론테라코뮨은 "멕시코는 작은 자본과 취약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나라다. 미국의 플라스틱 제조사들이 ‘폐기물 식민주의’에 참여하기 보다는 애초부터 과도한 플라스틱 생산을 중단해야할 것“이라면서 플라스틱 폐기물 위기에 대한 만병통치약으로 재활용을 장려하고 그 프로세스를 멕시코 등 제3국으로 이전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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