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의 야생뿐만 아니라 주택가에서도 종종 목격되는 하벨리나(Javelina).
하벨리나는 중남미에 주로 서식하는 페커리의 한 종류로 미국에서는 아리조나, 뉴멕시코, 텍사스 등지에 분포하고 있다.
여러 마리가 무리를 지어다니는 습성을 지닌 하벨리나는 험악하게 생긴 모습처럼 자칫하면 공격적인 본능으로 인해 사람들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
아리조나 게임&피쉬국의 마크 하트는 "하벨리나를 발견하면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며 "매우 날카로운 송곳니와 어금니를 지니고 있어 사람이 공격을 당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수명이 10~20년인 하벨리나는 보통은 느리게 움직이지만 필요에 따라 시속 25마일까지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어 더 위협적이다.
가시배나무의 열매와 잎사귀를 좋아하는 하벨리나는 등에 있는 사향샘에서 나는 독특한 냄새로도 유명하다.
이 냄새는 서로를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되며, 보통 1~3마일 범위의 영역을 표시하는 데도 사용된다.
하벨리나는 좋은 체격을 지니고 있지만 시력은 아주 나쁜 편이다.
마크 하트는 "하벨리나의 시력은 확실히 좋지 않다. 저녁에 산책을 나갔다가 하벨리나 무리와 마주치면 '곧 공격을 당하는 게 아닐까' 걱정이 들겠지만 사실 그런 일은 거의 없다. 하벨리나는 사람을 봐서 인지하기 보다는 냄새로 먼저 알게되고 그 냄새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언급됐던 것처럼 하벨리나는 무리를 지어 생활한다.
보통 6~10마리가 함께 움직이지만 많게는 그 수가 최대 50마리가 될 수도 있다.
하벨리나 암컷은 한 번에 1~2마리 새끼를 낳으며 1년에 두 번까지 출산이 가능하다.
새끼들은 3개월 정도까지는 빨갛거나 황갈색을 띄다 그 이후가 되면 성인 하벨리나와 같은 색깔이 된다.
하벨리나는 모성애가 강한 동물로 새끼에게 위험이 감지되면 매우 본능적으로 반응한다.
특히 야생에서의 천적인 코요테를 가장 큰 위협으로 여긴다.
사람들과 함께 산책하던 반려견이 종종 하벨리나의 공격을 받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반려견을 공격하면서 사람도 공격의 대상이 된다.
하벨리나가 공격자세를 취하고 있는 지는 털을 보면 식별할 수 있다.
하벨리나는 놀라거나 긴장하면 등에 있는 털이 뻣뻣하게 일어서기 때문이 구별이 가능하다.
하벨리나 무리가 주택가에서도 목격되는 것은 인간들이 그들의 자연 영역을 침범했기 때문이다.
가족을 잃은 아기 하벨리나 등을 돌보는 투산 야생동물 센터의 설립자 리사 베이츠는 "사람들이 자꾸 산쪽으로, 그리고 이전엔 야생이었던 지역에까지 그 영역을 넓혀가면서 하벨리나의 서식지는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며 "아리조나주 내에 있는 약 6만 마리의 하벨리나를 무조건 두렵고 쫓아내야 할 위험종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사람과 함께 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보다 깊이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베이츠는 또 "만약 길을 가다 홀로 있는 아기 하벨리나를 발견했다면 구조하겠다는 생각에 그 자리에서 옮기기 보다는 그냥 놔둔 상태로 야생동물센터나 게임&피쉬국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리사 베이츠는 "하벨리나는 사막에 서식하는 멋진 야생동물종 중에 하나이며 특히 아리조나에 잘 어울리는 존재"라며 "우리가 돌보면서 보호하고 잘 관리해야 할 자연의 일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