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공급이 중단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던 리오 버디에 9개월 만에 상수도 공급이 다시 재개되기 시작했다.
마리코파 카운티 관할지역에 위치한 리오 버디는 자체 상수원 시스템이 없어 그동안 인근에 위치한 스카츠데일시로부터 물을 공급받아왔다.
하지만 아리조나주의 가뭄이 지속되고 연방정부에서 콜로라도강 사용 할당량을 줄이면서 물 부족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자 스카츠데일시는 올해 1월 1일부터 리오 버디 지역에 대한 상수 공급을 전면 중단했다.
이로 인해 스카츠데일로부터의 물 공급에 의존하고 있던 리오 버디 지역 약 500여 가구 주민 1000여 명은 트럭이 운반해주는 물을 비싼 가격에 사서 이용해야 했고 그마저도 양이 충분치 않아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어왔다.
상수원 확보도 없이 리오 버디 지역에 많은 주택이 지어질 수 있었던 것은 이른 바 ‘와일드캣 세분화’라고 불리는 땅 쪼개팔기를 이용해 주택을 지은 건설업체들의 꼼수 때문이었다.
법적 헛점을 이용해 조성된 리오 버디 주택단지는 마리코파 카운티 관할구역 내에 있긴 하지만 마리코파 카운티는 이 곳에 물을 공급해야 할 책임은 없었다.
그래도 지난 10여년 이상 리오 버디는 스카츠데일시로부터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받아 왔기에 큰 문제는 없었다.
이번 리오 버디 커뮤니티의 물 부족 사태는 제대로 된 수원을 확보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개발이 진행되어 온 사막 도시가 어떤 재앙을 맞이 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경고로써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또한 물 부족 문제에 직면한 아리조나주의 개발 관리 실패를 상징하는 일로 부각돼 비판도 일었다.
올해 초 단수 직후 리오 버디 주민들은 스카츠데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하면서 사태는 장기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지난 4월, 캐나다에 본사를 둔 수도 유틸리티 회사 EPCOR가 리오 버디에 물 공급을 맡겠다고 나서면서 이 문제의 해결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주 의회에서는 올해 5월, 스카츠데일에 3년간 물을 공급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케이티 홉스 주지사의 거부권 행사로 법안 통과는 무산됐다.
6월 주의회는 초당파적인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이 법안은 EPCOR가 주민들에게 영구적으로 상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법적 승인을 받을 때까지 제3자가 리오 버디에 임시로 물을 공급하는 내용을 담았다.
홉스 주지사는 스카츠데일시가 제3자 역할을 임시로 맡는 걸 전제로 법안에 서명했고, 이에 따라 10월 9일부터 리오 버디 커뮤니티 주민들은 이전처럼 다시 물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스카츠데일시는 “이번 물 공급 재개는 우리 도시 자체의 상수원 이용량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센트럴 아리조나 프로젝트(CAP)에서 물의 추가 할당분을 받아 처리한 후 운송업체에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처리된 물은 리오 버디 인근 스탠드파이프 디스트릭에 저장되고 이 물은 수도 유틸리티 회사 EPCOR를 통해 각 가정에 공급된다.
법안에 따라 오는 2025년 말까지는 스카츠데일이 리오 버디에 계속 물을 공급하게 되지만 그 이후엔 EPCOR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상수원 공급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EPCOR 측은 “2025년 이후부터 자체적으로 리오 버디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솔트 리버 프로젝트를 통한 버디 강에서 물을 끌어오는 플랜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히고 “새로운 상수도 체계를 건설하는데는 600만~1000만 달러가 필요하고 공사기간도 수 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당국 관계자들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한만큼 리오 버디의 물 공급 문제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