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주의 한 건축 현장을 돌아다니는 돼지가 3개월간 사람과 '밀당'을 하다가 간신히 구조됐다고 3일 WBAL이 밝혔다.
이 돼지는 장기간 외롭게 '떠돌이' 생활을 이어가다가 사람의 온정을 받아들였다.
매체에 따르면, 2살 된 암컷 돼지 '픽시(Pixie)'는 아리조나주 애본데일 인근에 건설 예정인 State Route 30 도로 부지에서 꽤 오랫동안 기거하고 있었다.
이곳은 원래 아리조나주 교통부가 구입한 부지였지만 교통부 측은 함부로 공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건축 현장을 보금자리로 삼고 있는 픽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주 교통부 관계자인 더그 닌츠젤은 "여기에 배불뚝이 돼지 픽시가 있었다. 우리는 먼저 녀석을 구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교통부 측은 픽시를 구조하기 위해 돼지 보호 단체인 'Better Piggies Rescue'와 '포획 작전'을 벌였다.
작전 초반에는 음식으로 픽시를 유인하는 방법을 이용해 봤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닌츠젤은 "픽시를 잡고자 마련한 음식을 다른 동물들이 나타나서 먹곤 했다. 여기에는 너구리도 있고 고양이도 있다. 오히려 픽시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라고 회상했다.
170여 마리의 구조된 돼지들을 보호하고 있는 Better Piggies Rescue의 다니엘 베터맨도 "픽시는 오랫동안 혼자 살아와서 수줍음이 많고 소심했다. 우리는 10피트 이내로 접근할 수 없었다"라며 포획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픽시를 위한 덫을 놓았다.
결국 픽시는 4개월 만에 안전하게 포획됐다.
픽시는 보호자에게 버려진 아픔을 겪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동물구조단체 측은 지난해 12월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픽시는 가족에게 버려진 후 살아남았다. 우리는 그녀를 안전하게 구조해 쉼터로 데려왔고 다른 돼지들과 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픽시는 오랫동안 혼자 살았지만 녀석은 사랑을 받으면서 곧 자신이 안전하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홀로 살아왔던 픽시가 과연 쉼터 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을까.
다행히 픽시는 쉼터에서 잘 생활하고 있다.
동물구조단체 측은 "픽시는 자신의 껍질을 벗고 나왔다. 이젠 사람을 정말 좋아하고 간식도 좋아한다. 그리고 친구들도 생겼다”는 기분좋은 소식을 전했다.
동물구조단체 직원들에 따르면 픽시의 가장 친한 친구는 픽시와 비슷한 시기에 구조된 루실이라는 또 다른 배불뚝이 돼지다.
직원들은 이들이 함께 입양되기를 희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