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아리조나주 12뉴스는 지난 4일 피닉스의 한 여성이 차 뒷좌석에서 방울뱀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밀란 와트는 언론 인터뷰에서 "다이아몬드백스 방울뱀을 발견했을 때 운이 좋게도 자동차는 움직이지 않고 주차된 상태였다"며 "남자친구가 뒤를 돌아보니 혀를 내밀고 있는 듯한 뱀을 발견했고 나는 거의 정신을 잃을 뻔 했다"고 전했다. 와트는 당시 차가 주차돼 있어 다행이었다면서 "운전 중에 발견했다면 어떻게 했을지 모르겠다. 아마 차를 들이받았을 것"이라며 "그 차 안에서 정말 편안하게 지냈는데, 그 뱀은 차 안에 집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방울뱀이 발견된 차가 사막 지역에 자주 주차돼 있었다면서 "2주 동안 뱀을 차에 태우고 운전하며 다닌 것 같다”고 말했다. 뒷좌석에 숨어 있는 뱀을 발견한 와트는 911에 전화했지만 뱀의 즉각적인 위협이 없어 응급구조대로부터 도움을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결국 와트의 남자친구가 차 문을 모두 열고 나뭇가지를 이용해 방울뱀을 빼냈다. 와트는 틱톡에 뒷좌석에 있던 뱀의 영상을 올리며 "앞으로 운전하기 전에 모든 좌석 위아래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례 2: 지난 2월 20일, 케이브 크릭의 스퍼 크로스 랜치 보호구역을 하이킹하던 78세의 여성이 뱀에게 발목을 물리는 사고를 당했다. 이 여성은 배너 헬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다행이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례 3: 작년 10월 가족들과 블랙 캐년 트레일헤드를 따라 하이킹을 하던 초등학교 4학년인 터너는 딸랑거리는 소리를 들은 직후 발목 부분에 강렬한 고통을 느끼며 쓰러졌다. 아리조나에 흔한 다이아몬드백스 방울뱀이 그를 문 것이다. 헬기까지 출동해 터너를 피닉스 이동병원으로 긴급후송했고 아이는 총 28개의 해독제를 투여받았다. 나흘 간 병원 신세를 진 터너는 다시 걷기까지 일주일이란 시간이 필요했다.
위의 여러 사례들에서 보듯이 뱀이 다시 우리 주위에 출몰하는 시기가 돌아왔다.
배너헬스-피닉스 대학 의료센터 측은 “보통 기온이 상승하는 3월부터 뱀에 물리는 환자들이 발생한다”며 “우리 의료센터에서만 매년 뱀 물림 환자 50~60명을 치료한다”고 밝혔다.
Snake Guru, LLC의 뱀 전문가 니콜라스 마시모는 “아리조나에는 약 57종의 토종 뱀들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맹독성 뱀은 몇 종류 밖에 되지 않는다”며 “하지만 독을 지닌 방울뱀은 조심해야 한다. 방울뱀들은 산, 들판뿐만 아니라 도로나 주택 부근에서도 쉽게 발견된다”고 말했다. 마시모는 “집 차고에 작은 구멍이 있는 지, 집 주변에 뱀이 들어갈 수 있는 깨진 벽틈이 있는 지를 점검하는 게 좋다”며 “집 주변에서 뱀을 발견했다면 자신에 굴에서 멀리 이동하지 않는 뱀의 특성상 그 주위에 보금자리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만약 뱀에 물렸다면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 입으로 독을 빨아내려는 시도는 하지 말라. 독을 빨아내는 사람이 입 속에 상처가 있다면 역시 뱀독에 노출될 수 있다”고 조언하고 “뱀에 물린 부위에 장신구나 꽉 끼는 옷 등은 제거하고 병원을 찾으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에모리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일일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뱀에 물릴 확률도 6%씩 증가한다. 이는 서늘한 은신처를 찾는 뱀의 행동이 인간과 마주칠 확률을 높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을 경험한 아리조나의 상황을 돌이켜보면 아리조나 주민들은 뱀 물림 사고에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연방 농무부와 아리조나주 독극물 및 약물 정보센터는 뱀 물림사고를 피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행동수칙을 권장하고 있다.
- 덤불, 나무, 바위, 잔해 더미 등 뱀이 은신처를 찾을 수 있는 곳을 청소하세요.
- 잔디와 잡초를 정기적으로 깎고 다듬는 작업을 계속하세요.
- 설치류 개체수 관리: 새 모이통과 물은 설치류를 마당으로 끌어들이는 주요 품목 중 하나로 뱀을 유인할 수 있습니다.
- 외부에서는 항상 신발을 신고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손을 넣지 마세요.
- 쓰러진 통나무나 바위 돌출부를 밟거나 개울둑을 따라 걷거나 덤불 사이를 지날 때는 주의하세요.
- 아리조나 독극물 및 약물 정보센터에서 관리하는 파충류 물림 사고의 50~70%는 물린 사람, 즉 누군가가 동물을 죽이거나 포획하거나 괴롭히려는 시도에 의해 유발된 사고입니다.
- 아리조나주의 파충류는 4월부터 10월까지 따뜻한 계절에 가장 활발하게 움직입니다. 가장 더운 달에는 밤에 가장 활발하게 활동합니다. 봄과 가을에는 낮에, 겨울에는 따뜻한 낮에 만날 수 있습니다.
- 손과 발을 어디에 두는지 주의하세요. 바위, 나무 더미, 깊은 풀숲의 틈새에 손과 발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 어두운 밤에 걸을 때는 항상 손전등을 휴대하고 신발이나 부츠를 신으세요.
- 죽은 뱀도 물 수 있습니다. 독이 있는 파충류는 죽은 후에도 절대로 만지지 마세요. 독에 의한 반사 공격은 사망 후 몇 시간 동안 발생할 수 있습니다.
- 마당, 현관, 보도에 실외 조명을 설치하세요.
방울뱀에 대해 보다 자세히 공부하기
방울뱀은 딸랑거리는 무서운 소리를 내고, 반사 신경이 엄청 빠르고, 날카로운 독니에 어마어마한 독을 품고 있다. 그래도 방울뱀은 일부러 사람을 해치지는 않는다. 사람을 먹을 수 없으므로 사람이 자기를 위협한다고 여길 때가 아니면 물려고 들지 않는다.
방울뱀은 보기에도 매우 아름답고 화려한 색으로 된 비늘과 기하학적 무늬를 지녀 눈에 잘 띄는 편이다.
미국에서는 아리조나주에 가장 다양한 방울뱀들이 살고 있다.
가장 큰 방울뱀은 동부 다이아몬드백스 방울뱀이다. 무게는 4.5kg이 넘고 길이는 거의 2.5m나 된다. 이 뱀을 어깨에 두르면 머리와 꼬리 양 끝이 땅에 닿을 정도의 길이다.
새끼 방울뱀은 알에서 자라지만, 닭처럼 어미가 몸 밖으로 낳은 알에서 깨어나는 건 아니다. 부화해서 세상에 나올 준비가 될 때까지 어미 몸 안에 머물러 있게 된다. 새끼 방울뱀은 얇은 보호막으로 둘러싸인 채 태어나며 신선한 공기를 느끼려면 그 막을 뚫고 나와야 한다.
방울뱀은 강한 독이 있지만 먹잇감을 죽일 때 쓰려면 아껴 써야 한다. 따라서 위험한 침입자가 다가와도 그저 경고해서 쫓아 버리려 하고, 깨무는 것은 최후의 수단으로만 쓴다.
뱀은 쉭쉭거리는 소리를 내어 다른 동물들에게 물러나라고 경고한다. 만약 방울뱀의 영역을 지나가면서 경고하고 싶다면 발을 쿵쿵 울리면서 걸어가는 게 좋다. 너무 바짝 다가가서 방울뱀이 깜짝 놀라기 전에 방울뱀에게 미리 누군가 오고 있는 걸 알고 스르륵 달아날 기회를 주는 것이다.
방울뱀 꼬리 끝부분은 움직일 때마다 서로 부딪쳐 달그락달그락 소리가 나는 느슨한 고리 여러 개로 이루어져 있다. 이 부분은 케라틴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바로 우리의 머리카락이나 손톱을 이루는 단백질과 같은 성분이다. 어떤 방울뱀 종은 꼬리를 1초에 50번 넘게 흔들 수 있다.
방울뱀은 쥐, 새, 다람쥐, 도마뱀을 먹고, 심지어 다른 뱀도 잡아먹는다. 또한 먹이를 사로잡는 여러 가지 영리한 사냥 기술도 갖고 있다. 방울뱀은 예민한 혀로 주변 공기를 느껴서 근처에 먹이가 있는지 흔적을 찾아내곤 한다. 방울뱀은 어두운 곳에서도 쉽게 사냥할 수 있으며 눈 아래쪽 움푹 파인 부분으로 열을 매우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다. 방울뱀은 먹이를 쫓아가기도 하지만 매복 기술로 사냥하기도 한다. 꼼짝하지 않고 가만히 기다리다가 먹잇감이 아무 의심도 하지 않고 가까이 다가오면 갑자기 덮치는 것이다.
방울뱀 중에는 먹이를 산 채로 삼키는 경우가 많다. 먼저 독으로 마비시켜서 먹이를 삼킬 때 꿈틀거리지 않도록 한다. 하지만 먹이를 통째로 삼키는 것은 힘겨운 일다. 그러고 나면 소화하는 데 며칠씩 걸리기도 한다. 다 자란 방울뱀은 2주에 한 번만 먹고도 생존이 가능하다.
방울뱀은 날카롭고 속이 빈 송곳니로 먹이를 깨물어서 독을 퍼뜨린다. 이 송곳니는 문에 달린 경첩처럼 접히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문을 여닫듯이 입 안으로 접어 넣었다가 필요할 때 밖으로 꺼낼 수 있다. 방울뱀은 먹이를 덮칠 준비가 되면 머리를 빳빳이 세우고 용수철처럼 몸을 돌돌 만다. 온몸의 힘을 집중하는 동시에 더 크고 무섭게 보이려고 하는 것이다. 방울뱀은 심지어 죽은 뒤에도 위험할 수 있다. 물려는 본능이 곧바로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탓이다. 방울뱀 독은 사람의 근육이나 피부 같은 몸 일부를 썩게 한다. 또 몸속에서 출혈을 일으키고 피가 멎기 어렵게 만든다.
방울뱀은 자라면서 피부가 매우 딱딱해진다. 사람들이 성장기를 거칠 때 여러 번 새 옷을 사야 하는 것처럼 방울뱀도 여러 번 오래된 피부인 허물을 벗고 새 피부로 갈아입는다. 방울뱀은 허물을 벗을 때마다 꼬리 끝에 고리가 하나씩 늘어난다. 그래서 갓 태어난 방울뱀은 어른 뱀처럼 소리를 낼 수 없다. 아직 허물을 벗은 적이 없으므로 소리 내는 고리가 생겨나지 않은 탓이다. 처음에는 꼬리 끝에 단추라고 하는 작은 혹 하나만 달려 있다.
수컷 방울뱀은 딱 맞는 짝을 찾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 아주 먼 거리를 이동할 뿐만 아니라, 다른 수컷과 경쟁하고 때로는 씨름도 한다. 구불구불한 몸을 서로 휘감아서 꾹꾹 쥐어짜고 비튼다. 싸움에서 진 약한 쪽이 멀리 달아날 때까지 뱀들은 그렇게 싸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