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72) 여사가 고교 시절 상담교사한테서 “넌 대학에 가선 안 돼”라는 말을 들은 아픈 경험을 털어놔 눈길을 끈다.
질 여사는 55세 때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백악관에 따르면 질 여사는 5월 11일 아리조나주 메사 커뮤니티 칼리지 졸업식에 참석해 졸업생 600여명을 상대로 축사를 했다.
질 여사 본인이 버지니아주에 있는 노던 버지니아 커뮤니티 칼리지의 영어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축사에서 고교 시절 얘기를 들려줬다.
상담교사로부터 “너는 대학에 갈 만한 인재가 못 된다”는 얘기를 듣고 충격에 빠졌다는 것이다.
해당 교사는 질 여사에게 “네가 대학에 가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른다면 대학은 너에게 맞지 않는다”며 “너는 시간을 낭비해선 안 된다”는 충고를 했다고 한다.
교사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질 여사는 대학에 들어갔다.
하지만 얼마 안 돼 중퇴하고 말았다.
전공(의류학)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다.
그 뒤 다른 대학에 입학해 영어학을 공부했다.
이날 질 여사는 “나는 결국 학사 학위를 받았다”며 “그것 말고도 3개의 학위를 더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세 명의 아이들을 키우고 밤에 학교에 가서 공부해 석사 두 개(영어학·교육학)와 박사 학위(교육학)를 받았다”며 “그러기까지 15년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사 학위를 받던 날 그 망할(damn) 고교 상담교사에게 전화해 ‘난 방금 박사가 되었다’라는 말을 들려주고 싶었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커뮤니티 칼리지 졸업생 다수는 곧바로 직업을 갖고 사회생활을 시작하거나 4년제 대학에 편입해 학문의 꿈을 이어간다.
그들을 향해 질 여사는 “2024년 졸업생 여러분, 당신들은 용감하고 치열하며 드디어 해냈다”고 축하했다.
그러면서 “전에 ‘넌 안 돼’라고 말했던 이들에게 ‘내가 어떻게 되었는지 지켜봐’라고 응수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한편 언론은 질 여사의 행보가 다분히 오는 11월 대선을 의식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아리조나는 미국의 대표적 경합주들 가운데 한 곳인데,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바이든이 현직 대통령이자 공화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를 근소찬 표차로 꺾었다.
질 여사가 이날 졸업식 축사를 통해 “미국에서 커뮤니티 칼리지는 학비가 없어야 한다”고 말한 점도 눈길을 끈다.
바이든은 미국 대학생들의 학자금 부담을 대폭 경감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청년층의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질 여사가 힘을 보태고 나섰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