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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열리는 미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 선출이 확실시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부 극우 세력의 '내부 반란' 모의를 발견해 진압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리조나주의 공화당 대의원 일부는 다음 달 15∼18일 밀워키에서 열리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달 피닉스 교외에서 모여 전당대회를 방해할 비밀 계획을 구상했다.

미국의 대선 후보 선출은 주별로 경선을 진행한 뒤 해당 주의 대의원이 전당대회에 모여 경선 결과대로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리조나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치러진 경선에서 이겨 아리조나에 배정된 대의원 43명을 전부 가져갔다.

이 대의원들은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표를 줄 의무가 있다.

그러나 피닉스에서 모인 대의원 일부는 대의원들이 자기가 원하는 사람에게 투표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려고 모의했다고 WP는 보도했다.

이들은 다른 주의 대의원들과 공모하는 방안도 구상했는데 전당대회에서 같은 편임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동일한 색의 검정 재킷을 입는 아이디어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들 반란 세력은 뜻밖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반대하는 정통 보수가 아니라 '미국 우선주의'를 신봉하는 공화당 내 극우 지지자라고 WP는 설명했다.

이들이 규정을 바꾸려고 한 이유가 명확하지 않지만, WP가 인터뷰한 공화당 관료와 활동가들은 극우 지지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징역형을 선고받을 경우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대선 후보로 내세우기 위해 이런 시도를 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플린 전 보좌관은 극단주의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일부 극우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주변에 국가를 좌지우지하는 비밀집단을 의미하는 '딥스테이트'에 신세를 진 참모들이 너무 많다고 의심하고 있다.

트럼프 캠프는 모의에 가담한 대의원들을 신속히 교체했다.

한 캠프 관계자는 규정 변경 시도를 "트럼프의 후보 선출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절차"이자 "실존적 위협"이라고 묘사했다.

WP는 트럼프 캠프가 아리조나 대의원들과 전당대회에서 어떤 방해도 없을 것이라는 데 합의했지만, 다른 주의 대의원들이 비슷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의심을 여전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6년 대선 때도 전당대회에서 트럼프를 반대하는 공화당 대의원들이 후보 선출을 막으려고 하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에 트럼프 캠프는 경선에서 진 경쟁 후보들이 후보 선출을 방해할 가능성에 대비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무조건 충성하는 팬들로 대의원단을 구성해왔다고 WP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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