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에너지솔루션이 독일 벤츠를 상대로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46시리즈(지름 46㎜) 원통형 배터리 수주에 성공했다.
LG 에너지솔루션은 8일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를 상대로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2028년부터 10년간 총 50.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를 북미 및 기타 지역에 공급하는 내용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수주 물량은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인 것으로 보인다.
LG 에너지솔루션이 전통 완성차 업체(OEM)로부터 원통형 배터리를 대규모로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 원통형 배터리는 테슬라 비중이 절대적이었고, 전통 OEM에는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로 공급했다.
이번 계약의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수조원대 규모로 예상한다.
46시리즈는 기존 배터리보다 에너지 용량과 주행거리가 늘어나는데, 생산 단가도 더 낮출 수 있어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LG 에너지솔루션이 아리조나주 퀸크릭에 짓고 있는 원통형 배터리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벤츠에 납품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LG 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고객사와의 협의에 따라 공시 내용 외에 추가적인 협의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LG 에너지솔루션은 연결 기준 올 3분기 매출이 6조87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줄고, 영업이익은 4483억원으로 38.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그러나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 11.6%, 영업이익 129.5%가 증가했다.
매출 증가는 유럽·북미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 공급이 늘어나고, 북미 전력망 프로젝트 중심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매출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요 고객사 공급 물량 확대에 따른 가동률 개선과 고정비 부담 완화 등으로 영업이익도 개선됐다.
김동명 LG 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우리는 더 이상 배터리 제조업에 머무르지 않고 ‘에너지 순환’을 중심으로 하는 에너지 사업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2028년까지 매출을 2023년의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또 “원통형에서는 46시리즈를 통해 전통 완성차 업체까지 고객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고객 요구에 맞춘 새로운 폼팩터(형태)도 적극 고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