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설립하는 아리조나주 피닉스 공장의 완공식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고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이 11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내달 초 피닉스의 21팹(fab·반도체 생산공장)의 1공장(P1) 완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또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황런쉰(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CEO, 리사 수 AMD CEO, 장중머우 TSMC 창업자, 웨이저자 TSMC 회장 등도 행사에 참여한다.
소식통은 이 행사에서 미국 반도체법 관련 저리 대출, TSMC와 관련한 관세 등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대만 경제부장(장관)이 최근 입법원(국회)에서 TSMC의 4㎚ 기술을 채택한 피닉스의 P1 공장의 "시험 생산이 완벽하게 성공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TSMC는 내달 초 피닉스의 21팹의 P1 공장 완공식을 거행한 후 TSMC 4나노 기술을 채택한 12인치(305㎜) 웨이퍼의 정식 생산에 들어간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2기 정권 시대가 열리면 TSMC가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유세 중 TSMC를 겨냥해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빼앗아 갔다”며 공격적인 발언을 수차례 반복한 바 있다.
대만 매체들을 살펴보면 트럼프 당선인이 TSMC의 향후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주요 매체들은 대부분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반도체 산업 보호를 위해 TSMC에서 수입되는 반도체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고, 아리조나에 건설 중인 TSMC 파운드리 공장에 대한 보조금을 줄일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TSMC의 피닉스 공장 설립과 관련한 조건도 달라질 수 있다.
현재 피닉스에 건설 중인 TSMC 공장의 설비투자 규모 기준을 더 높이거나 최첨단 공정 사용 등을 의무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TSMC 입장에서는 대만 본토에 집중돼 있는 한정된 정예 인력을 미국으로 대거 이동시켜야 하는 리스크가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비용과 인력 등 다양한 측면에서 TSMC에 타격이 될 수 있다.
바이든 정부는 피닉스 공장 설립 대가로 TSMC에 보조금 66억달러(약 9조원), 대출 50억달러를 제공하기로 했다.
다만 이 금액은 최종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TSMC 안팎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더 유리한 조건을 내걸어 TSMC와 보조금 재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반면 미국 반도체 설계 기업들이 TSMC의 첨단 파운드리 기술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트럼프 정부에서 무리한 압박을 가할 가능성은 낮다는 반론도 고개를 든다.
또한 미국 정부는 인공지능(AI)과 군사무기에 필요한 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내재화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TSMC의 공장 설립은 이러한 계획을 달성하는 데 필수적인 만큼 트럼프 당선인이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