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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적'인 아리조나주의 존 매케인(공화) 상원의원 이름을 딴 법안에 서명하면서 정작 매케인 의원의 이름은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주 포트 드럼을 방문해 미 육군 제10 산악사단 장병 수백 명을 상대로 25분 동안 연설했다.

이 연설은 미 국방 예산안을 담은 '2019 회계연도 존 S. 매케인 국방수권법'에 서명한 직후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군을 세계 최강의 군대라며 칭찬하고, 이 법안 통과와 관련해 자신의 공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뉴욕주를 지역구로 둔 엘리스 스테파닉(공화) 하원의원을 포함해 행사에 참석한 의원 4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언급했으나, 정작 상원 국방위원장인 매케인 의원의 이름은 입에 올리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끝내 매케인 의원을 외면한 것은 그가 당내에서 대표적인 '반 트럼프' 인사라는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올해 81세인 매케인 의원은 뇌종양 치료로 상원을 거의 비우다시피 하면서도 아리조나주 세도나 자택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날 선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달 미.러정상회담 직후 '저자세 외교' 논란이 일자 매케인 의원은 성명을 내 "미국 대통령의 가장 수치스러운 행동 중 하나"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순진함과 자기중심주의, 독재자에 대한 지지가 끼친 피해는 셀 수 없을 정도"라고 맹비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매케인 의원이 지난해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ACA) 폐지 관련 법안에 반대표를 던진 일을 두고두고 곱씹으며 이를 공개 비난해왔다.

그러나 개인적인 감정과 무관하게 베트남전 영웅이자 전쟁포로 출신으로 투병 중에도 소관 상임위를 이끄는 매케인 의원의 공을 애써 무시한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베트남전 참전 용사이자 미 국무장관을 지낸 존 케리 전 상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매케인 의원을 언급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수치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것도 존 매케인이 그동안 써왔고 지금도 써내려가는 업적을 잠시라도 지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과 관련해 매케인 의원실은 논평을 거부했다고 WP는 전했다.

다만 매케인 의원은 자신의 이름을 딴 국방수권법과 관련한 성명에서 "의회의 동료들이 이 법에 내 이름을 선택해줘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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